신장도 나쁜데 뼈까지 골골대다니…

2010.05.04 10:14:38 호수 0호

혈액내 인 농도 조절 잘 하는 게 특히 중요

김모(남·72)씨는 20년전 만성신부전 판정을 받은 후 이틀에 한번 꼴로 병원을 방문해 혈액투석을 받고 있다. 그런 김 씨가 얼마 전 뼈에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는데 ‘신성골이영양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박모(여·34)씨는 만성신부전증으로 혈액투석을 받고 있는 환자였다. 그런데 집 앞에서 살짝 넘어졌는데도 정강이 뼈가 골절되는 일이 벌어졌다.
김씨나 박씨처럼 만성신부전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뼈의 합병증으로 ‘신성골이영양증’이 생길 수 있다.

혈중 ‘인’의 농도 높다. 왜?



음식을 통해 흡수된 인은 대부분 신장을 통해 배설되는데 신장이 정상기능을 상실할 경우 인이 혈중에 쌓이게 된다.
강남성심병원 신장내과 이영기 교수는 “혈중에 인이 올라가고 칼슘은 떨어지고 비타민 D의 활성도 떨어지면 우리 몸의 부갑상선에서는 호르몬을 대량으로 만들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이때 호르몬이 뼈의 칼슘을 녹여내기 시작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뼈가 약해져 통증을 일으키며 골절 또한 쉽게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신장질환자들에게 혈중에 ‘인’의 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장에서 ‘인’의 흡수를 제어하는 약물인 암포젤을 복용토록 했다.
하지만 암포젤도 장기 복용할 경우 알루미늄이 뼈에 침착해 골연화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로 인해 최근에는 칼슘을 포함한 인결합제 및 고칼슘혈증이 동반된 환자들에게서 사용가능한 레나젤이나 포스레놀 등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또 장기간의 투석치료를 받은 환자에서는 일반적인 투석으로는 제거가 어려운 물질의 축적으로 인한 아밀로이드증 등에 의한 골이영양증도 발생한다.
‘신성골이영양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이외에도 또 있다.

신장은 뼈 대사에 가장 중요한 비타민인 비타민D를 활성화시킨다. 그러나 신기능이 악화되어 신부전증이 생기면, 비타민D가 활성화되지 못하므로, 뼈가 약해지는 구루병, 골연화증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

서울특별시 북부노인병원 신장내과 정훈 과장은 “신성골이영양증은 혈중 ‘인’의 농도가 높아져 발생하기도 하지만 비타민 D, 부갑상선 호르몬, 알류미늄 축적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만큼 원인질환을 정확히 파악해 치료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정훈 과장은 “신성골이영양증은 급성으로 나타나지 않고 수년간에 걸쳐 별 증세 없이 진행되는 만큼 평소 혈중 ‘인’의 농도가 높아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성골이영양증 예방하려면

그러므로 신성골이영양증을 예방키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혈액내 인의 농도가 높아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건국대병원 신장내과 조영일 교수는 “신부전이 있는 환자가 신성골이영양증을 예방키 위해서는 인이 함유된 음식을 제한하는 게 좋은데 단백질에도 인이 많이 들어있다”며 “요구르트, 우유, 콜라 등의 섭취 또한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식이요법만으로 인 조절이 어려운 경우는 탄산칼슘, 암포젤 같은 인 흡착제를 식사와 동시에 복용하면 인의 흡수가 덜 일어나게 된다.
이어 조 교수는 “인 결합제로 탄산칼슘 제제가 쓰이는데 칼슘이 너무 높아지면 혈액내 뿐만 아니라 혈관에 칼슘이 침착돼 동맥경화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요즘에는 칼슘이 포함되지 않는 인 결합제가 몇 가지 개발돼 이를 사용하고 있는데 환자의 예후가 좋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심혈관 질환 및 뇌질환이 잘 생길 수 있고 사망률도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또 칼슘제제는 장에서의 칼슘흡수가 불량한 대부분의 만성신부전 환자에서 복용이 권장된다. 칼슘의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활성화상태의 비타민 D를 동시에 복용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정기검사를 통해 혈중 ‘인’ 농도를 체크해 가면서 인결합제를 복용하고 필요시 활성화된 비타민D를 함께 복용해야한다.
전문의들은 과도한 부갑상선 기능의 억제는 또 다른 형태의 골이영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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