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석의 생활건강<8>

2009.11.24 10:22:14 호수 0호

만성질환과 담음

흔히 몸이 무거우면서 여기저기 결리고 아픈 것을 ‘담 걸린다’라고 하고, 기관지에서 나오는 분비물, 즉 가래를 객담(喀痰)이라 한다. 한의학에서 담(痰)은 진액(津液: 체액)이 열(熱)을 받아 화(化)한 것이라고 정의되며 그 성상에 따라 담(痰)이라고도 불리며 연(涎)이라고도 불리고 음(飮)이라고도 불린다.

한의학에서 담음은 좁은 의미로 보면 기관지에서 분비되는 객담, 부종을 일으키는 삼출물 등을 가리키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각종 만성 질환의 병리로서의 노폐물, 독소, 비적상적인 체액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통 눈밑의 다크서클이나 수족냉증(手足冷症)을 동반한다. 한의학에서는 “십병구담(十病九痰)”이라 하여 질병의 원인에 담음(痰飮)이 많다고 하였다. 만성적인 어지러움증, 두통, 소화장애, 만성 피로증후군, 근막통증증후군, 특발성 부종, 비염이나 피부염, 천식 같은 알러지 질환, 대사증후군, 비만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담음의 원인은 크게 내부적 요인과 외부적 요인으로 나눈다. 내부적인 요인은 주로 소화기능이 떨어지면서 적절히 소화되지 않은 물질들이 몸에 노폐물이나 독소로 축적되는 경우를 말한다. 우선 체질적으로 또는 선천적으로 소화기능이 약해서 어려서부터 성장이 부진하고 아토피나 알러지 질환을 앓는 경우가 있다.

다른 경우는 원래 위장 기능은 나쁘지 않은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식생활이 불규칙해지면서 위장기능이 저하되는 것이다. 요즘은 청소년들도 학원수업 때문에 저녁식사를 인스턴트식품으로 5분내지 10분 안에 ‘해치운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또한 늦은 밤 야식을 하거나 직업상 밤낮이 바뀌면서 식도염, 위염, 위궤양이 발생해서 소화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약물복용으로 인해 위장장애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외부적인 요인으로는 고량진미(膏粱珍味)를 많이 섭취하는 것인데, 현대사회에서는 빵이나 과자, 삼겹살 등 고탄수화물, 고지방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을 말한다. 또한 아이스크림이나 냉면 같이 찬 음식이나 에어콘, 선풍기 같은 냉방시설로 인해 수분배출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에도 담음이 잘 형성된다. 이외에도 공해, 환경유해물질, 식품첨가물, 합성보존료, 방부제 등이 인체에 독소를 축적시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한의학에서 담음의 치료는 전통적으로는 소화기능을 보(補)하면서 허약체질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었지만 최근에는 간(肝)의 해독기능을 개선시키거나 체지방을 줄이는 요법으로 접근하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이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기 때문에 생활습관의 개선과 꾸준한 치료를 필요로 한다.



(강남의림한방병원 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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