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수혜주 ‘남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

2009.11.03 09:17:52 호수 0호


제약사 넘어 온라인 교육·게임 ·홈쇼핑주 관심
관련주 들썩여도 ‘눈총 받을까’ 애써 표정관리 중

최근 국내외 신종플루 사망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등 신종플루의 공포가 확산되면서 증권가에는 이를 통해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수혜주들이 등장하고 있다. 신종플루 예방 백신을 생산하는 녹십자 등 제약사 뿐 아니라 홈쇼핑분야 등의 주가도 연일 들썩이고 있다. 최근엔 국내 학생들을 중심으로 신종플루 감염자가 확대되면서 온라인 교육과 게임주들도 테마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위 신종플루 수혜주로 분류되는 이들 기업들은 국가적인 재난으로 특수를 누린다는 비난에 휩싸일까 애써 웃음을 감추는 모습이다.



인플루엔자A(H1N1?신종플루)의 공포로 증권가에는 관련주들이 때 아닌 특수를 맞고 있다.

지난달 26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신종플루 비상사태를 선포했다는 소식과 함께 국내에서도 사망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진 탓이다.

신종플루 확산의 최대 수혜업종은 단연 제약업계다. 지난달 26일 상한가를 기록한 43개 종목 중 녹십자, VGX인터, 고려제약, 오리엔트바이오 등 28개 종목이 신종플루 관련 제약·바이오 종목들이었다.

▲펄펄 나는 제약사주
특히 국내 유일의 백신제조업체인 녹십자는 신종플루 대표주로 꼽힌다. 녹십자는 신종플루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이후 주가가 2배 이상 오른 상태며 지난달 26일에도 이전 주말보다 14.73% 오른 16만7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업계에 따르면 녹십자는 신종플루 특수로 당초 매출목표를 61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늘려 제약업계 5위 수준이던 기업순위를 올해 2위까지 끌어 올리게 될 전망이다.

이날은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복제약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SK케미칼(7만1200원)이 10% 이상 상승하는가 하면 명문제약, 대한뉴팜, 국제약품, 고려제약 등도 가격제한폭(14.94~15%)까지 오르는 등 신종플루 특혜를 톡톡히 입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중앙바이오텍(2305원)과 파루(3690원), 중앙백신(1만8850원)이 함께 상승흐름을 탔다. 이외에도 신종플루 예방백신 관련 종목군은 한독약품, VGX인터, 오리엔트바이오, 팜스웰 등이 꼽힌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신종플루가 빠르게 확산되자 일각에선 정부가 강제실시권을 발동시켜 국내 제약사들에게 백신 생산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관련주들이 연일 가격제한폭까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놀라운 홈쇼핑주
3분기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한 홈쇼핑주들도 신종플루 수혜주로 거론된다. 업계에 따르면 GS홈쇼핑과 CJ오쇼핑은 3분기 실적에서 매출·취급고는 전년대비 20%대가 늘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100% 내외의 실적 개선을 이뤄내는 등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업계 특성상 3?4분기가 전형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홈쇼핑이 이 같은 성장세를 기록한 것은 신종플루 확산과 장마, 보험 판매 급증의 영향으로 해석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신종플루 확산으로 대중이 모이는 오프라인 소매채널에 대한 고객 이용이 낮아지고 상대적으로 홈쇼핑 채널이 이를 흡수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며 “이 같은 기대감은 앞으로도 증가돼 홈쇼핑주의 실적상승에 대해 긍정적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홈쇼핑업계의 매출향상은 고스란히 주가에 반영됐다. 지난 10월25일 6만8400원으로 장을 마감한 GS홈쇼핑의 주가는 28일 8만1700원을 껑충 뛰었다. CJ오쇼핑도 최근 주춤하며 7만원대의 종가 기준을 지켜오다가 8만3400원으로 큰 폭 상승했다.

▲신흥 강자 교육·게임주
신종플루의 위험성이 부각되자 증권가에는 교육주와 게임주 등도 상승세를 타는 모습이다. 이 같은 상승세는 최근 국내 감염자 중 어린이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이들 대부분이 학교를 중심으로 감염을 당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부터다.

특히 ‘휴교령’이 내려진 학교가 늘어난 상태에서 차후 국가 교육기관이 신종플루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적인 ‘휴교령’을 내릴 수도 있다는 해석이 확산되면서 온·오프라인 교육업체와 게임업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하듯 지난달 26일 대표적인 온·오프라인 교육업체인 메가스터디의 주가가 약 4.8% 올랐다. 또 다른 온라인 교육업체인 에듀박스의 주가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업계에 따르면 에듀박스의 경우 직전 거래일까지 하루 평균 100만주 내외에 머물렀던 거래량이 이날 약 860만주로 폭증했다. 이밖에도 아이넷스쿨(10.84%), 디지털대성(6.73%) 등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E-러닝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예스24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 게임을 제작하는 네오위즈게임즈의 주가도 약 7.7%가 올랐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면 인터넷으로 교육을 받거나 집에서 게임을 할 시간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신종플루 테마주로 불리며 톡톡히 수혜를 입고 있는 주인공 기업들은 짐짓 표정관리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한 마디로 ‘웃고 싶어도 웃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종플루의 확산과 계절 독감의 영향으로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더구나 신종플루의 빠른 확산으로 국가의 강제실시권이 발동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는 연일 상승세”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어 “이 같은 특수에도 불구하고 앞에서 웃을 수는 없다”며 “소위 ‘남의 불행을 담보로 돈을 번다’는 등의 구설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기업입장에서는 몸을 낮추고 있는 것이 상책”이라고 전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도 “하루에도 수많은 생명이 목숨을 잃어가는 재난 상황 속에서 특수를 누린다는 사실이 자칫 도마에 오르진 않을까 우려가 되는 점이 있다”며 “이에 전 직원이 행동거지에 조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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