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식공회장 박인구 동원그룹 부회장의 과제

2009.10.13 09:20:22 호수 0호

(사)한국식품공업협회(이하 식공)의 차기 회장으로 박인구 동원그룹 부회장(사진)이 낙점됐다. 식공은 지난달 24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박 부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의 매제이기도 한 박 부회장은 1977년 행정고시(21회)에 합격해 주미 상무관, 상공부(현 기획재정부) 부이사관을 거쳐 동원정밀 대표이사, 동원F&B 대표이사, 동원엔터프라이즈 대표이사를 지냈다. 박 부회장은 조만간 열릴 정기총회에서 회원들의 추인을 받아 정식으로 식공 회장에 선임될 예정이다.



이로써 7개월째 표류하던 차기 식공 회장 선출 문제가 매듭을 짓게 됐다. 그동안 식공은 회원사들의 박승복 전 회장 연임 반대 이후 차기 회장을 결정하지 못해 정상적인 업무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지난 2월 롯데호텔에서 열린 식품협회 ‘2009년도 정기총회’에서 상당수의 회원사들이 지난 2000년 회장 취임 이후 연임을 거듭한 박 전 회장의 재연임 건이 절차상 적절치 않다는 불만을 제기해 회장 선출에 실패했다.

이번 사태는 식공이 2008년 발생한 ‘생쥐 머리 추정 새우깡’ ‘칼날 참치캔’ 등 잇따라 터진 식품안전 사고나 정부의 규제 강화 등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회원사들의 불만이 표출된 데에 따른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후 식공은 공석인 회장 자리에 그동안 정부 고위직을 지낸 J씨와 전직 장관 등 정부 출신 인사를 선출하라는 일부의 압력에 곤혹을 겪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보수가 없는 비상근 회장직에 정부 관료를 부를 경우 상근회장제로 개정해야 하는 동시에 재정적 부담도 떠안아야 하는 탓이다.

고심하던 식공은 지난 4월, 비상근 신임 회장에 김상헌 동서 회장을 추대하기도 했지만 당사자가 고사하면서 다시 한 번 표류해야 했다.


그러나 최근 박 부회장이 식공의 새 선장으로 선임되면서 식품업계는 그에 대한 기대를 쏟아내고 있다. 그동안 식공은 회장과 부회장이 수차례 연임을 거듭하면서 장기간 형성된 이해관계로 인해 제 역할을 못한다는 일부의 비판을 받아온 터다. 이에 업계는 박 부회장이 새 수장으로서 업계를 대변하는 협회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 줄 것을 강조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정체상태에 빠져있는 국내 식품산업을 적극 육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불필요한 규제가 완화되어야 한다”며 “식품안전정책에만 초점이 맞춰진 정부정책이 식품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정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특히 종합식품기업인 동원F&B의 대표이사로 일했고 과거 현 기획재정부인 상공부 관료 출신이란 점에서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관과 기업의 특성을 잘 이해할 것이란 평을 듣고 있다.

반면 그동안 식공 회장을 식품기업 오너가 이끌어 왔던 점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협회를 이끌어 갈 추진력이 부족한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지적된다. 업계에 따르면 실제 이사회의 표결에서도 이와 같은 이유로 일부 반대표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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