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홍 TGIF 사업부문장의 굴욕

2009.10.06 09:56:35 호수 0호

대표서 사업부문장 추락 매출은 싹둑 “부끄럽네”

국내 최초 패밀리 레스토랑인 T.G.I. FRiDAY’S의 위상이 예전 같지 못한 모습이다. 국내 외식문화의 한 획을 그었던 TGIF가 최근에는 장기적인 매출 악화로 결국 계열사의 이름표를 떼고 롯데리아의 사업부로 편입되는 수모를 겪었다. 자연히 수장이었던 김병홍 전 푸드스타 대표의 입지도 곤란해진 모습이다. TGIF의 명성을 되찾겠다던 그의 다짐은 불과 4년 만에 대규모 폐점과 운영적자 기록을 세우며 닻을 내렸다.

TGIF 운영 4년 만에 매장 수 절반 감소
계열사 이름 잃고 롯데리아 사업부로 흡수



T.G.I.FRiDAY’S는 지난 1992년 푸드스타의 전신인 아시아스타에 의해 서울 양재 1호점을 오픈했다. 패밀리 레스토랑이란 외식문화가 전무했던 당시 국내 최초의 패밀리 레스토랑이었던 TGIF의 파급효과는 상당했다.

1세대 명성 어디로

TGIF의 성장세에 대기업 외식사업부가 베니건스, 빕스, 아웃백 등의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를 앞 다퉈 내놓았고 업계는 TGIF가 국내 소비자들의 외식 역사마저 바꿔놓았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1990년대 빠른 성장세를 보였던 TGIF는 외환위기 이후 1999년 홍콩 금융기관인 HSBC에 인수됐다가 2002년 5월 다시 롯데그룹의 계열사인 푸드스타에 인수되는 등 주인이 여러 차례 바뀌며 부침을 거듭했다.

특히 2000년대 초반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패밀리 레스토랑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면서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인 TGIF의 경쟁력은 크게 추락했다.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매장 간 과다한 출혈경쟁과 메뉴의 차별화 실패, 치솟는 매장 임대료 등의 악재가 TGIF의 발목을 붙잡았다고 해석했다. 결국 지난 2005년 8월 롯데그룹은 김병홍 대표를 TGIF의 새로운 수장으로 급파했다.

1981년 롯데칠성음료에 입사한 뒤 롯데호텔 이사로 지냈던 김 대표는 자리를 바꾸며 국내 최초인 동시에 한때 최고였던 TGIF의 위상을 제고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김 대표는 취임 당시 “그 동안 주인이 여러 차례 바뀌면서 직원 사기가 떨어지고 시스템이 붕괴돼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지난 5월 구 경영진이 모두 물러나고 롯데가 완전히 경영권을 행사하게 된 만큼 이제부턴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대표의 취임 이후 TGIF는 한 해 전국 10여 개의 매장을 오픈하는 등 한동안 적극적인 매장 확대를 통해 ‘덩치 키우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명예회복을 약속했던 김 대표의 자신감과는 달리 TGIF는 이후 수년 동안 적자신세를 면치 못했다. 푸드스타의 매출액을 살펴보면 2007년 914억원으로 전년대비 9.3% 감소했고 지난해 매출액도 800억원으로 하락했다.

반면 영업 손실은 2005년 12억원, 2006년 14억원으로 증가했고, 2007년에는 79억원으로 전년도의 5배 이상 크게 늘었다. 매출 악화로 인한 폐점 매장도 속출했다. 지난 한 해 동안만 8월 4개, 9월 5개, 10월 4개, 11월 5개 등 전국 18개의 부실매장이 문을 닫았다. 2007년 최고 60여 개에 이르던 매장은 반 토막 난 상태로 지금 현재 30개만이 운영되고 있다.

푸드스타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올 2월에는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250억원(롯데정보통신 5만5350주) 상당의 개인 소유 주식을 내놓는 등 부실 계열사 살리기에 안간힘을 썼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지난 5월, 김 대표가 꾸려가던 푸드스타는 롯데그룹 내 롯데리아 사업부로 전격 합병됐다. 이로 인해 극심한 적자경영과 부실점포 ‘꼬리 자르기’ 등을 거듭했던 푸드스타는 이름도 없이 사라졌고 수장이었던 김 대표도 TGIF 사업부문장으로 이름표를 바꿔 달아야 했다.

당시 롯데리아는 합병 후 푸드스타를 독립채산제 방식의 사업부로 운영할 계획이며 TGIF 브랜드는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롯데리아는 햄버거 사업부와 커피 사업부인 엔제리너스커피, 패밀리 레스토랑 사업부인 푸드스타 등 3개 부서로 재편됐다. 롯데 측은 “푸드스타가 롯데리아의 사업부로 편입된 것은 외식전문기업으로서의 발판을 다지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합병을 통해 롯데 외식사업부는 전문 외식업체로서의 사업 경쟁력을 보강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는 푸드스타의 장기적인 적자 경영이 이번 합병의 주된 요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식업계에서는 이미 2007년 말부터 롯데그룹이 푸드스타를 정리한다는 소문이 돌았다”면서 “이후에도 TGIF 사업의 운영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수면 위로 오른 합병설이 최근 터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작년 폐점만 18곳

푸드스타가 매출 감소로 인해 누적된 부채를 견디지 못하고 계열사에서 외식사업부로 흡수되는 굴욕을 겪게 됐다는 해석인 셈이다. 롯데리아 한 관계자는 “최근의 합병은 푸드스타의 매출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나 더 크게는 그룹 내 식품과 커피 등 외식사업부를 하나로 통합하려는 움직임에 의해 결정된 것”이라며 “TGIF 사업의 결과만으로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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