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중 1명 실업상태 속 직장인 이직<성공노하우>

2009.09.22 09:42:30 호수 0호

‘스펙’ 늘리고 ‘줄’도 잡고

평생직장이란 단어가 옛말이 된 요즘 개선된 업무환경과 자기만족을 찾아 이직을 고려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바쁜 직장생활 속에서도 다양한 자기계발 활동으로 ‘스펙’을 늘리는 데 집중한다. 최근에는 전 직장의 평판조회를 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어 이직 준비자는 자신의 능력 개발뿐 아니라 인맥관리에도 철저해야 한다. <일요시사>가 좀 더 나은 연봉, 개선된 업무 환경, 적성과 딱 맞는 직업 등을 찾아 이직에 성공한 이들의 노하우를 들여다봤다.

10명 중 9명은 매일 한 시간 이상 자기계발 투자
인맥관리도 능력…기업체 전 직장 평판조회 늘어


최근 한 설문조사 결과 직장인 10명 가운데 9명 이상이 하루 1시간 이상 자기계발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소위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샐러던트(샐러리맨+학생)’로 승진이나 이직, 업무처리 능력 향상 등을 위해 시간을 쪼개 공부를 병행하고 있다.

‘스펙’은 장기적으로



특히 경기불황으로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진 요즘 보다 안정적인 직장과 고액연봉, 적성 등 다양한 이유로 이직을 준비하는 직장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직준비자들은 자격증 취득, 컴퓨터, 외국어, 직무관련 교육 등 다양한 자기계발을 통해 ‘스펙’ 늘리기에 안간힘이다.
최근 외국계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로 자리를 옮긴 신모(35)씨는 장기간 공을 들여 자신의 베이스를 다져온 케이스다. 신씨는 올 2월까지만 해도 국내 1등 기업의 직원이었다. 군 장교 제대 후 지난 1996년 전산 개발자로 입사해 좋은 실적을 거두며 일에 재미를 붙여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역량을 더 큰 물에서 펼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기 시작했고 그는 이직을 결심했다. 그리고는 외국계 글로벌 기업으로의 이직을 결심한 후 가장 먼저 외국어 학원을 등록했다.
신씨는 “취업준비로 따놓은 영어 점수나 국내 대기업에 근무하던 시절 인력개발원에서 10주 현지화 합숙과정으로 익힌 외국어 등은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면서 “1년여 간 매일 새벽 6시에 강남의 어학원을 다니고 퇴근 후에도 인터넷강의를 통해 실무 외국어를 익히는 데 주력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육체적으로 힘든 시간이었지만 이런 노력이 이력서 작성뿐 아니라 외국계기업 인터뷰 당시 자신 있게 대답하며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대학 졸업 후 중소 벤처기업에 둥지를 튼 김모(31)씨는 최근 대기업 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반도체공학도였던 그는 취업 후 반도체칩 개발업무를 맡았지만 어려운 점이 많았다. 무엇보다 수억원의 투자비용이 소요되는 칩 개발이 실패할 경우 떠안아야 하는 부담감이 상당했다.

중소기업의 규모상 마음 편히 연구에만 몰두하고 싶었던 김씨는 지난해 매출액 9700억원을 올릴 정도로 규모가 큰 현재의 회사로 이직을 결심했다. 그는 별도로 영어 공부를 하는 등의 노력은 하지 않았다. 다만 대학 시절부터 한우물만 파며 기술 개발 업무에 매진한 덕에 어려움 없이 스카우트가 결정됐다.
물론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연봉협상 초기 기존 직장보다 1000만원이나 줄어들게 돼 고민도 했다. 그러나 보다 나은 환경과 미래를 생각한 그의 뚝심있는 결정으로 현재는 경쟁업체를 통해 수많은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있다.

신씨는 이직 조건에 있어 연봉이 ‘최우선 요소’가 돼서는 안 된다며 예비 이직자들에게 조언했다.
신씨는 “자신이 하고 싶은 업무를 한다면 연봉은 덜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조건만을 쫓아가는 ‘메뚜기 이직’은 위험하다. 엔지니어 수명이 길지 않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직만 하다가 시간을 허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조언했다.
이직을 고민하는 이들 중 출발이 늦었다고 현실에 안주할 필요도 없다. 외국계 통신회사의 부장을 맡고 있는 최모(37)씨는 다소 늦은 나이에 이직을 결심했지만 굳은 결심과 행동력으로 이직의 꿈을 이뤘다.

최씨는 35세란 다소 늦은 나이에 MBA를 위해 영국으로 날아갔다. 국내 유수 기업의 엔지니어로 활동했던 그가 30대 중반 이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 탓이다. 특히 2002년 IT 불경기와 국내 사업 실패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경험했던 세대인 만큼 40대 이후 미래를 준비해야 했다.
주변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홀로 영국으로 날아가 2년의 시간 동안 공부에 매진했다. MBA 과정을 마칠 쯤 현지관계자를 통해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최씨는 이후 국내 고객관리 전반을 총괄하는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전보다 연봉은 20% 정도 높아졌다.

최씨는 “생각이 많으면 고민을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그대로 주저앉는 경우도 많다. 회사를 떠날 마음이 있다면 자리에 앉아있는 게 괴로운 법, 이직할 마음이 생겼다면 바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 늦은 나이였지만 MBA를 한 것에 후회가 없고 현재 업무에도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견 IT기업에서 근무하다 최근 게임회사 임원으로 자리를 옮긴 황모(40)씨는 평소 주변 인맥관리가 철저했던 게 이직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대학 졸업 후 대기업 제조회사에 입사해 9년여 동안 근무했던 그는 재무 회계 담당자로 경력을 쌓았다.

황씨는 벤처기업 붐과 함께 앞으로 유망할 것으로 보이던 게임 산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지인의 추천을 받아 새로운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던 그는 어느 날 헤드헌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그가 제안받은 곳은 국내 굴지의 게임회사였다.

인맥관리 소홀 “안돼”

황씨는 어렵지 않게 이직에 성공했다. 전 직장에서의 그에 대한 주위 평판이 꽤 좋았던 덕분이다. 게임업체가 그의 전 동료들로부터 평판 관리를 해보니 그와 함께 일하고 싶다는 것이 절대적인 평이었다.
부하 직원들과의 관계가 원활해 팀원을 이끄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런 좋은 평판은 그가 임원으로 채용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게임회사 경력과 평소 어학관리 등 꾸준히 자기계발에도 공을 들였던 황씨는 어렵지 않게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수 있었다. 연봉은 7000만원에서 1억원선으로 수직 상승했다.
황씨는 “예전 모 조사결과 한국은 3~4명만 거치면 아는 인맥을 찾게 된다”며 “지금 있는 곳을 언제 어떻게 떠나게 될지 모르는 것이므로 현재 주변 인물들에게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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