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일가 ‘사업기회 유용’ 의혹

2009.08.18 09:56:07 호수 0호

OCI(옛 동양제철화학) 오너가 회사 사업기회를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11일, 태양광 발전용 웨이퍼 생산업체 넥솔론이 설립되는 과정에서 OCI가 소유주 일가를 위해 회사 사업기회를 유용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경제개혁연대는 ▲OCI가 지난해 3월부터 태양광전지 원료 폴리실리콘을 본격 생산한 뒤 넥솔론이 같은 해 7월부터 태양광 전지 웨이퍼를 생산하는 점 ▲OCI와 넥솔론이 2015년까지 총 1조2679억원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급 계약을 맺은 점 ▲태양전지용 웨이퍼 제조업체 입장에서 폴리실리콘의 안정적 확보 여부가 매우 중요한 점 등을 보면 넥솔론이 OCI의 폴리실리콘 생산 일정에 맞춰 설립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폴리실리콘은 태양전지용 웨이퍼의 핵심 원료다. 웨이퍼는 태양광 발전 설비의 중간 재료에 해당한다.

경제개혁연대는 “OCI 제품을 주원료로 사용하며 설립 당시부터 사업 전망이 확실했던 넥솔론을 100% 자회사로 설립하지 않고 이수영 회장 일가가 100% 출자하도록 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현재 또는 장래 사업의 연장선상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사업 기회를 지배주주 일가에게 넘겨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회사 기회 유용’혐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넥솔론은 이 회장의 장남 우현씨와 우정씨가 각각 50%씩 지분을 출자해 설립됐다. 이후 넥솔론이 2007년 10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할 때 백우석 OCI 대표 등 OCI 임원들이 증자에 참여했다.
지난 4월1일 기준으로 넥솔론의 지분 구조는 우현씨와 우정씨가 각각 35.63%와 35.98%를 갖고 있고 나머지는 OCI와 계열사의 임원들이 보유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넥솔론 설립 당시 OCI가 지분 참여를 하지 않은 대신 소유주 일가 구성원이 출자토록 한 이유와 넥솔론의 유증 과정에서 OCI 임원이 참여한 배경 등을 OCI에 공개 질의했다.

OCI 측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사업에 집중하려 선택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회사 한 관계자는 웨이퍼 분야에 진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폴리실리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판단”이라며 “만약 당시 웨이퍼 사업에 진출했다면 폴리실리콘을 납품하는 20여 개 주요 고객사들과 경쟁해야 하는 등 결과적으로 폴리실리콘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줬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넥솔론과의 관계에 대해선 “넥솔론에 총 1조2679억원의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지만 다른 고객과 맺은 계약조건과 달리 특혜를 부여한 것은 없다”며 “OCI는 넥솔론과 계약으로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었단 점에서 오히려 OCI에게 유리했고 고객 이상의 관계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OCI 일가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거액의 시세차익을 거둔 주식 불공정거래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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