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집권 2년 흔들리지 말고 속도있게 가라”

2009.08.11 10:21:47 호수 0호

<미니 인터뷰> 최진 대통령리더십 연구소장

대통령들의 집권 2년차에는 좋은 일과 나쁜 일들이 겹쳐 왔다. 김영삼 전 대통령 재임 2년차에는 성수대교가 붕괴됐고 김대중 전 대통령 집권 2년차에는 옷 로비 사건이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집권 2년차에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을 겪었다. 각 정부에서 가장 힘들었던 사건 사고가 벌어진 것이다.
반면 그 정부의 상징적인 정책도 집권 2년차에 빛을 발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 연구소장에게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소용돌이처럼 몰려 온 집권 2년차 전·현 대통령의 비교 분석을 들었다.



- 참여정부와 MB정부 집권 2년차는 어떠한가.
▲ 참여정부는 집권 2년차에 탄핵을 겪었다. 하지만 현 정부의 경우 다른 정권에서 집권 2년차에 겪었던 일들을 집권 1년차에 겪은 편이다. 남대문 화제사건이라든지 촛불집회가 그렇다. 때문에 현 정부가 집권 2년차에는 전 정부들보다 잘돼서 상승세를 탈 것이냐, 더 많은 문제가 일어날 것이냐 하는 점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 지지율을 비교하면.
▲ 노 전 대통령은 탄핵에 승리해서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그러나 이것이 국민적 지지에 의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정치 도박을 해서 횡재를 한 것이다. 그만큼 약효가 빨리 떨어져서 재보선 등 이후 선거에서 10전 10패를 한 것 아니냐.
현 정부도 집권 2년차를 이끌어가기 부족한 수치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처럼 정치적 카드나 국면전환용 이벤트를 해서는 금방 바닥을 보이고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국민적인 포지티브 지지를 받아야 한다.

- 현 정부가 집권 1년차에 많은 일들을 겪었는데 집권 2년은 어떻게 보나.
▲ 지난해에 혼란과 시행착오의 회오리바람이 불었다면 2년차는 안개정국을 벗어났지만 상승세는 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시점이다. 상승가도를 타지 않았지만 일정 키워드는 얻은 것 같다.
 
- 현 정부가 얻은 키워드는 무엇인가.
▲ 서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서민행보’와, 탈정치·탈이념의 ‘중도실용’이라는 정체성을 찾았다. 대운하에서 4대강 살리기로, 사교육과의 전쟁으로 콘셉트를 설정했다. 상승가도를 타느냐 마느냐는 미디어법에 대한 야당의 총공세를 벗어날 수 있을지, 친이·친박 갈등과 같은 당내 역학관계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달려있다. 이러한 고비를 넘길 수 있다면 집권 중반기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전·현 정부의 인사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노 전 대통령은 개각에서 외부 비판에 흔들리지 않고 코드인사를 일관되게 펼쳤다. 자기 사람으로 우군을 확고히 다진 반면 외부의 적을 많이 만들었다.
이 대통령도 집권초기 코드 인사를 했다. 부자내각 등으로 인해 역풍을 받고 주저앉았다가 탈부자, 능력인사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 지난번 검찰총장 인선에서 허를 찔리기는 했지만 개선 노력을 보이고 있다. 8월 개각에서 그 진정성을 평가받을 수 있는 인사 중간평가가 이뤄질 것이다. 그간의 실수를 만회할지 그동안의 인사가 눈가림이었는지 내각 인사가 판가름할 것이다. 또한 이는 2기 국정운영의 잣대가 될 수 있다. 
 
- 정책 부분은 어떠한가.
▲ 참여정부는 혁신과 분권이라는 기조를 일찌감치 잡고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했다. 그러나 현 정부는 콘셉트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집권 2년차 들어 ‘중도실용’ ‘녹색성장’ 같은 정책 아젠다를 뒤늦게 설정했다. 
정치권에 흔들리지 말고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 현 정부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으로 설정해야 하고 국민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뒤늦게나마 동력과 방향 설정을 하고 있는 것 같다. 

- 정치권과의 관계 설정에서 전·현 정부는 큰 차이를 보이는데.
▲ 노 전 대통령은 친노라는 직계그룹과 직접적 소통라인을 만들고 여의도 정치를 주도하려고 했다. 반면 이 대통령은 친이 직계가 있기는 하지만 노 전 대통령만큼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 일정 거리를 두고 ‘경이원지(겉으로는 공경하는 체하면서 가까이 하지는 아니함)’ 전략을 쓰고 있는 것 같다.
여의도 정치에 깊숙이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개혁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협조가 필연적이다. 거리를 두되 협조를 받도록 끊임없이 소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마지막으로 전·현 정권의 집권 2년차에 대해 평가한다면.
▲ 참여정부는 정치적으로 바람 잘 날 없었다. 현 정부도 초반에는 정치적으로 소란이 있었지만 점차적으로 순화됐다. 미디어법 정국을 슬기롭게 지나가길 바란다.
노 전 대통령은 탈권위적이어서 혼란이 컸다. 반면 이 대통령은 권위주의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급속도로 권위를 해체하는 데 신중했어야 했다면 이 대통령은 권위주의 비판을 받지 않도록 민주화와 민주주의의 가치에 세심한 관심을 둬야 한다.
또한 노 전 대통령은 정치 지향적이고 이 대통령은 경제 지향적이다. 노 전 대통령은 정치 지향적이라 경제와 정책에 대한 것이 부족했고 아마추어 논란에 휩싸였다. 이 대통령은 경제 지향적이라 인권과 민주화, 절차적 민주주의가 소홀히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