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80년대 외상 술집은 어디?

2009.08.04 13:43:33 호수 0호

“대머리집·고향집·청일집·열차집·대림집”

외상이 통하는 허름한 술집. 이런 술집은 1980년대 중반까지도 서울 도심에 존재했다. 광화문, 무교동이 대표격이다. 또 광화문 뒷골목 청진동, 당주동, 도렴동, 사직동 일대에는 크고 작은 술집이 많았다. 이들 술집은 아주 오래 전부터 그렇게 ‘달아 놓고 먹는’ 술집들이었다고.

물론 술집이라고 해봐야 맥주 막걸리에 파전 북어포 따위를 파는 집이다. 주인이 없어도 먹은 내역과 이름만 어딘가에 적어 놓고 가면 됐다. 이 같은 술집은 항상 문전성시를 이뤘다. 주당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까닭이다. 밤을 꼬박 새는 올빼미족도 많았다. 이런 선술집에는 끓는 청춘을 식혀줄 막걸리 잔, 부침개가 단촐하게 술상 위에 자리했다. 말만 잘하면 빈 호주머니를 채워 주듯 “다음에 가져 오게” 하던 주인아저씨의 너털웃음도 넘쳐났다.

당시 주 메뉴는 막걸리나 소주에 생선찌개와 구이, 묵무침, 두부구이 등의 안주였지만 꽤 소문난 술집은 많았다. 손에 꼽는다면 청진동 청일집, 열차집, 대림집 등이 있었다. 또 당주동과 사직동에는 고향집, 대머리집 등이 인기를 누렸다.

당시 광화문 선술집을 누볐다는 한 인사는 “이들 선술집이 광화문의 명소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저렴한 술값과 주인의 넉넉한 인심, 주인과 손님의 무한한 신뢰에 바탕한 외상거래 등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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