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월옥’은 어떤 곳?

2009.08.04 13:42:21 호수 0호

무한신뢰·인간미 ‘물씬’

사직동에 위치해 ‘사직골 대머리집’으로 유명했던 명월옥. 70여 년 운영된 이곳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당대의 무한 신뢰와 인간미가 넘쳐나는 곳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명월옥 주인장은 이미 외상을 달아놓은 손님이나 뚜렷한 벌이가 없는 과객한테까지 외상술을 선뜻 내주었다. 일부는 할부 변제 혜택까지 줬다. 이 같은 사실은 외상장부에서 발견할 수 있다.

당시 대머리집은 방 2개와 마당에 술상을 볼 수 있는 한옥구조였다. 손님 50명이 빼곡히 찰 수 있었다. 이곳에는 광화문 일대에서 일하던 언론인들이 즐겨 찾았다. 또 나이 지긋하고 공부 많이 한 진정한 애주가들의 사랑방이었다.

사실 명월옥은 막걸리와 소주, 생선찌개를 파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곳이었다. 가게에 들어가 자리를 잡으면 가로 60㎝, 세로 40㎝의 흑판에 하얀 분필로 쓴 메뉴판이 눈앞에 놓였다. 메뉴는 조개탕·파전·동그랑땡·빈대떡·꽁치구이·은행·호박부침 등.
 
그럼에도 당시 이 술집은 항상 새벽녘까지 북적거렸다. 저렴한 가격, 주인장의 넉넉한 인심, 손님과 주인 사이의 무한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진 외상 거래 덕택이었다.

명월옥이 대머리집으로 불리게 된 것에는 사연이 있다. 주인의 숱 없는 머리를 ‘공산명월(空山明月)’에 빗대 단골들이 붙인 것이다. 실제 주인장이었던 김영덕·이종근 사장 모두 이마가 훤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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