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CEO 무덤’된 사연

2009.08.04 12:09:31 호수 0호

‘파리 목숨’사장님 잔혹사


2005년 이후 취임 대표이사들
모두 1년 만에 돌연 교체 왜?


흥국생명의 ‘CEO 잔혹사’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흥국생명 CEO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교체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흥국생명은 지난달 10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진헌진 전 사장 후임으로 김주윤 전무를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김 신임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하나은행, SC제일은행 등을 거쳐 지난해 흥국생명에 전무로 선임돼 경영관리 부문장을 맡아왔다.

흥국생명은 1년3개월 만에 사표를 낸 진 전 사장의 갑작스런 퇴임에 대해 “노모의 병환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선 실적 악화에 따른 경질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흥국생명은 2009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 당기순이익이 전년도에 비해 41.6% 하락한 112억원을 기록했다. 일각에선 태광그룹 계열사인 티브로드에 대한 검찰의 수사와 무관치 않다는 의견도 있다.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의 측근 중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는 진 전 사장은 이 회장과 같은 대원고, 서울대를 졸업한 후 한양투자금융에 입사했다.
이후 한국코트럴 기획관리팀장을 거쳐 티브로드 네트워크 대표이사를 역임한 뒤 2007년부터 태광관광개발 대표이사로 재직하다 지난해 4월 흥국생명 사장에 취임했다.

흥국생명은 진 전 사장에 앞서 지난해 4월 유석기 전 대표이사 부회장이 전격 사퇴했었다. 2000년부터 2005년 9월까지 흥국생명 대표이사를 맡은 유석기 전 부회장은 2006년 12월 재선임돼 경영에 복귀한 지 1년4개월여 만에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당시 회사 측은 “유 전 부회장이 고령(당시 70세)인데다 일신상 이유로 사임했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문책성 인사나 다름없었다. 흥국생명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 해외 유가증권에 투자했다가 2007년 하반기까지 1000억원 이상의 평가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태광그룹 창립 1세대인 유 전 부회장이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우세했다.

뿐만 아니다. 김성태 전 사장과 김상욱 전 부사장도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2005년 10월 취임한 김성태 전 사장은 1년2개월 만인 2006년 12월 물러났다. 이 역시 미진한 실적 등에 따른 경질성 인사로 분석됐다.

김상욱 전 부사장은 2007년 11월 현대카드 전무에서 흥국생명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불과 4개월 만인 지난해 4월 회사를 나갔다. 같은 시기 흥국화재도 2007년 12월 선임된 이종문 전 사장이 지난해 4월 돌연 사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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