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하자아파트 준공 구설수<내막>

2009.07.28 09:28:18 호수 0호

“준공 때부터 시끄럽더니 결국…”

쌍용건설의 고급 아파트 ‘쌍용예가’가 완공 반년 만에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였다. 입주 직후부터 각종 하자가 발견돼 입주민들의 불만을 사더니 최근 폭우에는 심각한 누수현상까지 곳곳에서 드러나 부실시공 의혹을 부채질했다. 고가의 분양가를 지불하고 분양 후 2년이나 기다려 내 집을 장만한 입주민들은 연일 드러나는 하자에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해당 아파트는 준공 당시부터 공정이 늦어져 부실 건설을 우려한 입주민들이 준공 승인을 강하게 반대해 왔던 터다. 문제가 되고 있는 아파트의 하자 논란을 좇아가봤다.

5억짜리 광주 고급아파트 입주 반년 만에 ‘곳곳’ 하자
입주민… 초스피드 시공 완료에 “이럴 줄 알았다” 분통


전라도 광주 금호지구에 위치한 ‘쌍용예가’는 최고 5억원에 달하는 광주지역 초고가 아파트다. 7개동 총 336세대로 구성된 이 아파트는 고가의 분양가에도 분양 당시 쌍용건설의 프리미엄을 신뢰한 계약자들로부터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최고의 프리미엄을 자신한다던 이 아파트는 완공된 지 불과 6개월 만에 구설수에 올랐다. 새 아파트 곳곳에서 하자가 드러난 탓이다.

천정서 벽면까지 ‘줄줄’

최근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자 이 아파트 입주민동호회 게시판에는 누수피해를 호소하는 입주민들의 글들이 줄지어 올라왔다. 특히 최상층 입주민 대부분이 “심각한 누수피해를 입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입주민들은 “천정부터 시작된 누수는 옥탑방까지 새어들어 벽면 전체를 흥건하게 적셔놓았다”며 “계속된 누수에 벽면 전체에는 곰팡이가 생기고 입주 시 새로 바른 벽지도 젖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입주민 A씨도 “이제는 비가 거실 위 천정에서 까지 새고 있는 지경”이라며 “하루 지나 하루씩 이렇게 비가 새는데 이 정신적 피해보상은 어디 가서 받아야 하냐”며 고통을 호소했다. 피해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102동 3,4 라인과 104동 1,2라인, 105동 1,2라인, 106동 1,2라인 등 대부분의 지하주차장도 누수피해를 입었다. 입주민들은 “지하주차장 천정에서 비가 새고 주차장 입구는 흘러넘친 빗물로 홍수를 이룰 정도”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일부 입주민들은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피해 상황을 공개하기도 했다.

입주민들은 즉각 쌍용건설에 항의했고 쌍용건설은 현장관리팀을 통한 신속한 보수 처리를 약속했다. 당시 쌍용건설 한 관계자는 “최근 수십 년 만에 쏟아진 엄청난 폭우로 일부 가정과 지하주차장에 누수가 발견돼 현장관리자가 조사 중에 있다”며 “피해가구에 대해서는 날씨가 맑아지는 대로 보수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건설사의 신속한 보수처리 약속에도 입주민들의 불만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입주 이후부터 현재까지 누수 등 아파트 곳곳의 하자가 끊임없이 드러나고 있는 탓이다. 입주 초기 입주민들이 작성한 하자보수 신청 리스트만도 100여 건이 넘는다. 입주민동호회 게시판에는 엘리베이터문과 주변 벽 사이 틈이 벌어지거나 동 출입구 벽면 누수, 단지 내 보도블럭 부실시공 등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입주민들은 건설사의 늦어지는 보수처리에 대한 불만도 제기했다. 지난 4월에 입주한 한 입주민은 “이사 온 이후 비만 오면 누수가 발견돼 이미 수차례 하자보수를 신청했지만 아직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폭우로 인한 피해가 컸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 입주민은 누수 피해가 계속되자 담당 구청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입주민들의 이 같은 불만의 목소리에 쌍용건설은 짐짓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쌍용건설 한 관계자는 “입주 이후 하자보수에 대해서는 현장관리팀이 피해가 접수된 순서대로 최선을 다해 처리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근의 폭우로 인한 누수피해 가구가 상당수라는 일부의 주장만큼 피해규모가 크지 않다”며 “조사결과 최상층의 누수피해는 현재까지 2가구만 확인됐고 그중 한 가구는 누수피해를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해명했다. 건설사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입주민들의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피해입주민들은 입주 직전인 사전점검 당시까지도 상당부분 시공이 완료되지 못했던 점을 지적하며 건설사의 ‘부실시공’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준공 승인 연기 요청도

실제 당시 사전점검을 마친 입주자들은 서구청, 시청, 국회의원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해당 아파트의 공사 진행 상황을 알리고 준공승인 연기를 요구했다. 일부는 담당 기관인 서구청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차후 열흘도 남지 않은 입주기간을 맞추려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하다 부실하게 시공을 마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사전점검을 마친 입주민들은 “입주가 열흘 남은 시점임에도 주방에 빌트인 기계들도 들어와 있지 않고 전기 공사도 마무리되지 않아 욕실에 전기도 안 들어 왔다”며 “공사 진행이 80%도 안 됐다”고 상황을 전했다.

더구나 일부 동의 경우 당시 공사현장에 위치했던 한 유치원이 1년 가까이 부지를 팔지 않아 시공 기간 2년 중 절반인 1년 만에 준공을 완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결국 입주민들은 쌍용건설이 입주 시기를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시켜 ‘하자아파트’ 건설을 이뤄낸 것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이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쌍용건설 현장관리자는 “논란이 되고 있는 기존 유치원 부지에 증축된 동의 경우 부지매입 문제로 6~7개월가량 시공이 늦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골조공사는 9개월에 걸쳐 꼼꼼히 진행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늦춰진 내부 마감 공사로 인해 일부 세대에 조금 허술한 점이 눈에 띌 수는 있지만 당시 세대 당 인원 배치를 추가로 증강해 시공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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