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개그맨 이진호가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적발됐다. 지난 24일, 여자친구와 술을 마시다가 다툰 후 좋지 않은 기분으로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불법 도박 혐의로 재판 중인 그가 자숙하지 못하고 100km를 만취한 채 차를 몰았다는 건, 이미 개인의 문제를 넘어선 것이다.
다행히 자택까지 아무런 사고 없이 도착해 인명피해나 물적 피해가 발생하진 않았으나 공인으로서의 그의 무책임한 행동은 변명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법적 처벌과 별개로, 대중은 연예인을 ‘공인’으로서 바라보기에, 그들의 잘못된 선택은 개인적 문제를 넘어 공적 영역의 논란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
연예인은 단순히 방송과 무대 위에서만 존재하는 인물이 아니다.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는 수많은 팬과 대중의 시선 속에 놓이며, 사회적 모범을 요구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부터 유명 연예인들의 음주 운전 소식은 이 같은 기대를 무참히 배신해 왔다.
2014년 가수 리쌍의 길(길성준) 음주 운전은 충격적이었다. 그는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2회나 적발된 전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음주 운전을 해 거센 질타를 받았다. 당시 길은 예능프로그램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시기였고, 그의 행동은 팬들과 시청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길의 음주 운전을 계기로 일부 방송사는 음주 운전 전력이 있는 연예인에 대해 출연 제한 조치를 취했고, 이는 연예계 전반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박상민도 지난해 5월19일 오전 8시경, 음주 상태로 차량을 몰고 경기 과천시의 자택 근처까지 운전한 혐의로 적발됐다. 길과 같이 세 번째였다. 귀가 중 한 골목길에서 잠이 든 상태로 발견돼 경찰에 의해 음주 운전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63%에 달했다.
그해 10월25일, 최후 진술에서 박상민은 “10여년 전 동종범죄가 있어서 반성하고 다짐했는데, 제 자신이 부족한 점을 반성하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음주 운전)이 없도록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앞서 1997년 8월, 서울 강남구에서 음주 운전으로 접촉사고를 낸 바 있으며, 2011년 2월에도 강남구에서 면허 정지 수치의 혈중알코올농도 상태로 후배의 차량을 운전하다 적발됐다.
이 외에도 가수 강인(2009년·2016년)·은지원(2001년·2004년), 배우 김지수(2000년·2010년)·박중훈(2004년·2021년)·안재욱(2003년·2019년)·이정재(1999년·2002년) 등이 두 차례 음주 운전에 적발됐다.
이 같은 사례만 보더라도 유명인들의 음주 운전은 단순한 일회성 습관이 아니다.
그렇다면 왜 음주 운전이 반복 발생하고 있을까?
그 배경에는 ‘사회적 관대함’과 ‘자기 합리화’에 기인한다. 술 문화가 발달한 한국 사회에서 소위 ‘한 잔쯤이야’라는 인식이 여전히 존재하며, 일부 연예인들은 이를 근거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런 인식은 결코 음주 운전을 정당화시킬 수 없다.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이면 판단력과 반사 신경이 급격히 떨어져, 순간의 선택이 생명을 위협하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단순히 법적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부분도 명확하다.
사실 음주 운전은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반복되는 재범 사례는 형벌의 억제력이 미흡하다는 신호이자, 사회적 경각심을 강화할 필요가 있음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결국 연예인 음주 운전은 개인적 잘못의 영역을 넘어 사회적 책임과 윤리의 문제로 확장된다. 연예인은 자신을 둘러싼 팬과 대중, 나아가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위치에 있으며, 그들의 선택 하나가 수많은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좌우할 수 있다.
과거 사례들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분명하다. 공인이 된다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책임이며, 술 한 잔의 판단이 사회적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중과 사회는 이런 사건을 단순한 일회성 비난으로 끝낼 게 아니라, 연예계 전반에 걸친 경각심과 안전 의식 강화로 연결해야 한다. 또 법과 제도 역시 실질적 억제력을 갖도록 보완돼야 한다.
결국 연예인의 음주 운전은 개인적 사건이 아닌 사회적 경종이며, 안전과 생명을 존중하는 문화적 기준을 강화해야 하는 마중물이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