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감정을 단순히 뇌에서 나오는 반응으로 보지 않고, 신체 리듬과 생체 기관들의 상호작용으로 이해하려는 새로운 접근을 제시한다.
저자는 감정이 발생하는 기관들을 ‘감정시계 태엽‘이라고 명명하고, 장, 심장, 피부, 척추, 송과체, 편도체, 해마, 생식선, 뇌간, 섬엽 등 10개의 기관을 중심으로 감정 리듬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장내 염증은 장-뇌 축을 통해 피로감 혹은 무기력과 연결될 수 있고, 불규칙한 심장 박동은 감정 회로에 불안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 실려 있다.
이 책은 감정을 조절(Control) 하려 하기보다는, 조율(Tune) 할 수 있다는 관점을 강조한다. 마음이 먼저가 아니라, 신체의 상태와 리듬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작은 습관들도 제안한다. 예컨대 아침 햇빛 쬐기, 고개 천천히 흔들어 뇌간에 진동 주기, 잠들기 전 배꼽 주변의 따뜻함 상상하기 등이 포함된다.
이 책은 불면, 우울, 무기력, 번아웃 등 현대인이 겪는 감정 문제들에 대해 생리학, 신경과학, 심리학, 인문학적 관점을 융합한 해석 지도를 제시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감정을 단순한 통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기존 시각에서 벗어나, 리듬의 문제로 보고 자기 돌봄의 관점을 확장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강도형 박사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다.
학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동 대학원에서 정신과학으로 석사 및 박사학위 취득
경력
과거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 및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임상 진료 수행
현재 서울청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원장으로 활동하며, 뇌와 명상의 상관 관계 탐구
기타 활동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대한통증연구학회, 대한정신신체의학회 등 다수 학회 정회원
대한조현병학회 평생회원, 생명문화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
서평 / 김삼기 시사평론가
1. 책의 문제의식
강도형 박사의 <감정시계>는 현대인이 겪는 불안, 우울, 무기력, 번아웃 등을 단순히 정신적인 문제로 보지 않고 신체 리듬의 불균형으로 설명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대부분의 심리 자기계발서가 “생각을 바꿔라. 마음을 다잡아라” 같은 정신 통제 중심의 메시지를 주는 반면, 이 책은 오히려 “마음 이전에 몸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관점 전환은 독자에게 신선하게 다가오며, 특히 심리적 어려움 속에서 스스로를 ‘의지박약’이라고 자책하는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된다. 즉, 감정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신체의 리듬과 환경의 결과라는 설명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2. 인상적인 부분
장, 심장, 피부, 척추, 송과체, 편도체, 해마, 생식선, 뇌간, 섬엽 등 다양한 기관을 ‘태엽’에 비유한 점이 흥미롭다. 독자는 감정을 ‘뇌 속 전기 신호’가 아니라 ‘온몸의 교향곡’으로 인식하게 된다.
책이 강조하는 핵심 메시지는 “감정을 억누르거나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리듬을 조율하라”다. 이는 음악에서 음정을 맞추듯이, 작은 습관과 생활 방식이 감정 균형을 되찾는 핵심이라는 점을 알려준다.
아침 햇빛을 쬐는 습관, 목을 부드럽게 흔들어 뇌간에 진동을 주기, 잠들기 전 배꼽 주위를 따뜻하게 상상하기 등은 단순하면서도 누구나 쉽게 시도할 수 있다. 일상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구체성이 돋보인다.
3. 장점
융합적 관점: 신경과학, 정신의학, 심리학, 인문학을 종합한 시각으로 감정을 해석한다.
실천적 지침: 추상적인 이론에 머물지 않고, 구체적 행동 지침을 제시해 실용성이 높다.
자기 돌봄의 강조: 현대인의 번아웃 시대에 자기 자신을 돌보는 방법론으로서 의미가 있다.
4. 총평
<감정시계>는 “마음을 바꾸려 애쓰기보다 몸의 리듬을 회복하라”는 메시지를 통해, 감정을 바라보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정신적 소진을 경험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감정의 근원을 새롭게 이해하고 작은 습관부터 조율해나가는 실천적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