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제로 에너지 전쟁

2022.08.22 08:27:05 호수 1389호

정철균, 최중혁, 정혜원 / 한스미디어 / 1만8000원

 

올여름, 유럽 곳곳이 연일 40도를 웃돌며 폭염으로 아우성이다. 살인적인 더위에 철로가 휘고, 산이 불타고, 건물이 파괴되며 이주민이 발생했다. 상황은 폭등하는 에너지 가격으로 더욱 악화됐다. 왜 이렇게 전기, 석유, 가스 가격이 급격히 비싸졌을까? 



우선 지금 에너지 가격이 불안정한 것은 공급망이 불안한 탓이 크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정책 기조가 확대됨에 따라 탄소 배출의 주범이라고 지목되는 석탄과 석유 에너지원 투자를 크게 축소시켰는데, 이후 빠진 부분을 충당해야 할 대체 에너지원이 계획한 생산량을 채우지 못한 것이 패착이 됐다. 유럽의 경우 2020년 유럽 전체 에너지 생산의 13%를 담당하던 풍력이 지난해 5%도 채 생산하지 못하면서 유럽 전체에 에너지 대란이 현실화되었다. 발전 용량을 증가했음에도 인간의 힘으로 컨트롤할 수 없는 바람이 멈추자 유럽 전체 전기료가 걷잡을 수 없이 폭등한 것이다. 당장 써야 하는 에너지가 부족해지자 멈췄던 석탄발전소를 재가동하기에 이르렀고, 부족한 전력량을 메우기 위해 각국 정부가 앞다퉈 가스 수급에 뛰어들어들자 천연가스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막대한 자금과 영향력을 가진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저자들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의 생존 전략을 ‘3D’라는 키워드로 명쾌히 설명한다. 3D 전략은 각각 탈탄소화(Decarbonization), 다각화(Diversification), 디지털화(Digitization)를 말한다.

화석연료 사용이 줄어듦에 따라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석유, 가스에너지 등 전통적인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은 오히려 앞장서 탄소발자국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

한편으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산업의 중요도와 비중이 커지고 있음을 강조하며 관련 산업의 굵직한 이슈들을 짚어냈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깨끗한 전기에너지로의 전환은 계속될 것이고, 이때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핵심이 되어 수요를 채울 것이라는 전망이 주요 국제에너지 기관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결론이기 때문이다.

자주 논쟁거리가 되었던 ‘원자력’에 대해서도 다뤘다. 저자들은 “그 어떤 청정에너지도 원자력과 비교할 수 없다”는 빌 게이츠의 발언을 인용하며, 탄소 중립 시나리오 중 가장 경제적인 방법은 언제나 원자력발전이 중심이 된 안이었다고 설명한다. 더불어 “국토가 넓고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을 하기에 입지가 유리한 미국과 호주와 같은 국가들은 원자력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넷제로의 전환이 가능하나, 한국과 같이 재생에너지 발전에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갖춘 국가는 원자력 에너지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기준 현재 시점에서 29%인 원자력 비중을 2050년까지 6.1%로 줄이고 현재 6.6%인 재생에너지 비중을 70.8% 늘린다는 계획이지만, 이것이 실현 가능한 로드맵인지 냉정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더불어 기존의 원자력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하고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원자력기술이 계속 개발되고 있으며, 신개념 중소형 원자로를 개발 중인 스타트업 기업들이 에너지 산업의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서 주목되고 있음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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