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성원상떼빌 진흙탕 싸움

2009.02.10 10:04:33 호수 0호


위약금, 입주지체 보상금 등 각종 피해 소송 봇물
전체 절반 계약해지 반발…승패 떠나 양쪽 치명타

울산시 남구에서 건립 중인 성원상떼빌 주상복합아파트 입주가 6개월 넘도록 지체되면서 입주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여러 소송을 제기한 계약자들은 승소를 한다 해도 입주 지체 등 피해가 불 보듯 뻔하다. 시행사인 해오름건설과 시공사인 성원건설 역시 100억원이 넘는 소송은 승패를 떠나 요즘 불경기에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진흙탕 싸움으로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울산 성원상떼빌 현장을 찾아가 봤다.



울산에서 한때 3.3㎡(1평)당 1200만원대의 가격대에 80% 분양률을 보이면서 성공적인 분양케이스로 뽑혔던 성원상떼빌 주상복합아파트 시공현장의 현재 분위기는 우울함 그 자체다. 지난해 8월 준공을 하고 입주를 벌써 마쳐야 하지만 입주 날짜가 6개월을 넘도록 늦어진데다가 입주자들에게 물어야할 입주 지체보상금과 위약금까지 물어줘야 할 형편이다.

준공, 반년 초과

지난해 8월부터 성원건설은 9월, 10월 등 지속적으로 문제 해결과 준공을 약속했지만 이미 반년이 훌쩍 지나버려 이미 집을 처분해 오도 가도 못 하고 있는 입주예정자들은 건설사들의 말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을 뿐더러 입주지체보상금보다는 계약해지 및 분양납입금 반환이 목적으로 바뀌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아파트 가격이 평균 5000만원에서 1억원가량 하락하고 있고 대형 아파트의 경우 최대 1억3000만원까지 손실을 보며 분양권을 팔아달라는 매도 물량이 나오고 있다는 데 기인하고 있다.

현재 시행사와 시공사는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2월26일 사용승인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사용승인이 나더라도 입주민들의 상당수는 입주를 거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입주자 입장에서 보면 지난해 12월부터 시행사가 중도금 이자 연체에 이어 원금에 대한 이자까지 연체하면서 카드정지뿐만 아니라 개인 신용 하락까지 피해를 당하고 있어 이러한 움직임을 더욱 가속화 시키고 있다. 백화점 VIP 회원이었던 A씨는 더 이상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하면서 시행사와 시공사에게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카드는 우여곡절 끝에 해당 은행에서 예외 규정을 두어 사용할 수 있게 해 줬지만 몇 달 동안 지속되고 있는 연체에 따른 신용하락 피해는 입주민이 고스란히 안고 가야 할 형편이다.


해당 건설사 입장에선 최악의 시나리오인 계약해지 및 분양납입금 반환을 막고 입주지체보상금으로 주민들과 합의점을 찾으려 시도하고 있으나 계약 위반에 따른 10% 위약금과 갖가지 피해에 따른 위로금은 별개의 문제로 남아 있다. 담당 변호사인 최용석 변호사에 따르면 현재 시행사가 보상할 입주지체보상금은 이미 6개월이 지났기 때문에 7%에 이를 수 있다는 추정이다. 여기다 계약위반에 대한 위약금 10%를 더하면 시행사가 부담해야 할 보상금은 100억원이 넘을 거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건설사는 천재지변 등 큰 문제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3개월 이상 준공 등이 지체됐다면 계약해지가 가능하도록 계약서에 명확히 명시돼 있다는 것. 시행사 관계자는 “유동성 자금과 건설경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고 문제 해결을 위해 2월26일 사용승인을 목표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며 “입주 지체보상금은 우선 잔금 20% 남은 것에서 지체 보상금을 제하고 차후에 시공사에게 손해 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다”라고 전했다.
188세대가 입주예정인 상떼빌 주상복합아파트는 152㎡(46평)∼340㎡(103평) 규모의 중대형 아파트로 가격은 5억원에서 10억원가량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행사가 거둘 수 있는 수익금은 분양대금 1300억원과 상가 분양에 따른 200억원 합하면 1500억원가량이다. 현재 시행사는 중도금 원금과 이자를 연체한 가운데 시행사인 해오름건설은 총 공사대금 1000억원 중 지금까지 성원건설에게 582억원의 공사 대금을 지불하고 미수금 410억원이 남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3.3㎡(1평)당 1200만원대의 가격대 까지 치솟았던 이곳 미분양 물량과 상가를 성공적으로 분양해 위기를 탈출하기엔 힘들어 보인다”는 게 건설업 관계자의 분석. “이곳 주상복합아파트의 분양가는 5억∼10억원대, 입주예정자들이 위약금 10%, 입주지체보상금 7%, 위로금까지 합하면 1억원이 넘는 금액을 피해 금액으로 청구할 수 있어 미분양 물량을 감안해도 100억원이라는 피해보상금액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게 변호인의 설명이다.

특히 100명에 가까운 입주예정자들이 제기한 ‘계약해지 및 분양납입금 반환소송’에서 법원이 입주민들의 손을 들어 준다면 시행사와 시공사 양측 모두 큰 피해를 볼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때문에 97%에 이르는 공정을 마치고도 준공 날짜를 맞추지 못한 성원건설에 대한 입주예정자들과 건설관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입주 거부 움직임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건설사들의 유동성자금에 대한 부담은 이해가 가지만 분양이 20%만 돼도 준공은 마쳐 놓고 문제 해결을 시도하는 건설사가 있는 반면 대형건설사인 성원건설이 보여 준 태도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결과적으로 6개월 이상 입주가 늦어짐으로써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 예정자들에게 돌아갔고 지금까지 해결될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가 커지는 양상이다.

지하 8층 지상 32층 규모로 분양 당시 80% 이상의 분양률을 기록하면서 울산전체에 주상복합아파트 붐에 불을 지폈던 상떼빌 주상복합아파트는 이젠 주민들에게 악몽이다. 건설관계자는 “대형 건설사가 지은 내 집 마련에 잔뜩 기대에 부풀었던 만큼 실망도 컸을 것”이라며 성원건설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6개월 안이면 모든 것이 결판 날 것이라고 답변한 담당변호사는 “2월 말이면 뭔가 큰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결과를 기다려 달라고 말하고 있다. 다행히 2월26일 사용 승인이 이뤄진다 해도 이미 마음이 떠난 입주예정자들을 위해 건설사 측에서 특단의 대책을 내 놓지 않으면 화난 민심을 수습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판단이다.

승소 이후에도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어 또 다른 고민이다. 시행사가 중도금 이자도 감당하지 못한 상황에서 100억원 가까운 각종 보상금, 성원건설사에게 지급할 400억 원의 미수금에 대한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태다.

시행사 측은 우선은 입주가 시작되면 입주 잔금과 미분양 물량 해소로 숨통을 틀 계획이지만 준공 지체로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커 향후 건설사와 입주자 사이의 충돌이 불 보듯 뻔해 보인다. 한편 법률 관계자들은 그동안 국내에 이런 판결사례가 없었던 만큼 법원에서도 명확한 판결을 위해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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