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갈팡질팡 상갓집 개들

2021.09.07 11:43:52 호수 1339호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같은 당 홍준표 의원에 대해 당선 가능성이 별로고 경선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이기면 ‘큰일난다’며 윤 전 총장을 강하게 옹호했다는 발언을 접했다.



그를 접하자마자 순간적으로 개 눈에는 개만,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는 말이 떠올랐다.

동시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남자로 한동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설쳐댔던 김재원이 국민의힘을 단지 자신의 입지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윤 전 총장에게 진한 동병상련을 느꼈기에 정신줄을 놓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 역시 일어났다.

연장선상에서 필자가 김재원을 아니, 권력에 줄대보려 이 순간까지 갈팡질팡하는 국민의힘 쪽 사람들을 위해 이 나라 정치에 어느 정도 식견을 지니고 있으며 보통의 상식을 견지하고 있는 다수의 사람들을 대신해 의견을 개진한다. 

김재원이 애타게 추파를 던지고 있는, 상갓집 개처럼 기웃거리는 윤 전 총장에 대해서다. 결론적으로 언급해서 윤 전 총장은 대통령으로서 지녀야 할 중요한 덕목인 도덕성과 능력 두 부분 모두 심각한 결함을 지니고 있다.

첫 번째로 도덕성에 대해서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그렇지만 윤 전 총장 역시 우리 사회가 중시 여기는 의(義)를 헌신짝 버리듯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입었던 파격적인 성은을 배신하고 최재형과 함께 현대 정치사에 배신(背臣, 배반한 신하)의 비조로 등극했다.


이 이야기는 잠시 접고 그의 능력 즉 경쟁력에 대해 살펴보자.

지금까지 그가 보인 언행을 살피면 한 국가의 지도자로서 지녀야 할 철학이나 비전은 보이지 않는다. 그의 경쟁력은 오로지 문재인정권에 대한 비뚤어진, 배신으로 비롯된 위선적 적개심으로 드러난다.

그런데 왜 이 시점에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높게 나타날까. 그 이유는 명백하다. 이는 그의 자질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단순히 문재인정권에 적개심을 지닌 한 인간과 문정권의 실정이 반영되어 나타난 왜곡된 결과다.

문정권의 대척점의 중심에 윤석열이 자리하고 있다는 착시현상이 빚어낸 결과로 서서히 각 진영 간 후보가 가시화되면서 문 대통령의 존재는 물러나고, 후보간 경쟁구도가 자리하면 윤 전 총장의 형체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돼있다.

이 대목에서 정치 철학에 대해 언급하자. 일전에도 <일요시사>를 통해 언급했지만 국가 지도자의 정치 철학은 한(恨)으로부터 비롯된다.

망국의 설움을 처절하게 경험했던 이승만 전 대통령은 건국에 목매달았고, 어린 시절 굶주림에 고통받았던 박정희 전 대통령은 먹고 사는 일 즉, 산업화에 매진했고 국회의원 직까지 박탈당할 정도로 독재에 희생됐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민주화에 그리고 권력으로부터 끊임없이 핍박당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화해를 통한 상생에 주력했다.

그들을 살피면 각 개인이 지닌 한이 결국 정치 철학, 경쟁력으로 등장하는데 문정권에 대한 적개심만으로 무장된 윤 전 총장이 정권을 차지한다면 어떤 현상 일어날까.

두말할 필요도 없다. 문정권의 적폐청산을 넘어 치졸한 정치보복에 올인하고, 그런 정권은 역사에서 살피듯 반드시 불행으로 결말난다. 지금 이 시점에 판단하건데 윤 전 총장은 대통령이 될 수도 없고 돼서도 안 된다.

다시 언급하자. 한 집안의 대표는 치명적 결점을 지닌 일시적 입주민이 아닌 주인이 돼야 한다. 국민의힘의 전신 정당들에 짧지 않은 기간 몸담았던 필자가 누차 언급하지만 그곳 주인은 홍준표로 그는 당내 경선은 물론 본선까지 가장 우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러니 괜히 썩은 동아줄에 매달리지 말고 홍 의원에게 줄서라는 이야기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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