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 주는 양치기 기상청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오보청’ ‘중계청’ ‘구라청’…. 국내 기상청에 붙은 별명이다. 기상청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하도 틀려 해외 기상청을 찾는 ‘기상 망명족’까지 생겼을 정도다.
무용론
기상청은 이번 장마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 당초 장마가 8월 초 끝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중부지역의 경우 지난 6월24일 장마가 시작돼 11일까지, 49일간 비가 이어졌다. 역대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올해 장마는 8월 중순께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여름이 덥고 강수량은 다소 적을 것이라고 했던 기상청의 예측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게다가 기상청 실시간 날씨정보는 그때그때 지역 상황에 따라 중계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장마 중간에 찾아온 태풍 ‘장미’예보도 정확하지 않았다. 기상청은 태풍 장미의 영향으로 많은 곳은 300mm의 물폭탄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태풍이 상륙한 지역 중 이 같은 누적 강수량을 기록한 곳은 없었다.
지역을 넓게 잡는 것도 시민들에게는 오보로 느껴진다. 보통 서울, 경기, 강원, 충청 등을 ‘중부지방’으로 묶는데, 지역마다 비가 내리고 내리지 않는 편차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름 기상 예측 완전히 빗나가
‘다 틀려’ 불신·불만 극에 달해
기상청은 ‘우리나라 기상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들이 많이 달라졌다’고 설명했지만, 이미 기상청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보에 불신과 불만이 쌓인 사람들은 정확도가 높다고 입소문이 난 외국 기상정보를 찾아보는 실정이다. 이른바 기상 망명족이 출현한 셈이다.
노르웨이와 핀란드 기상청, 미국 ‘아큐웨더’, 영국 ‘BBC 웨더’ 등 예보가 비교적 정확하다고 알려진 곳이 주요 망명지(?)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믿을 수 없다”는 불신론이 퍼지면서 이들 사이트는 국내 포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장악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기상청에 항의 전화라도 하고 싶다’<whdr****> ‘기상청 안 믿는데 사람들도 다 똑같네’<dunk****> ‘하루도 못 맞히고 몇 시간도 맞히지 못한다. 반대로 해야 하나?’<mhj2****> ‘있으나마나 한 기상청은 없애는 게…각 지역 시·군·구 어른들께 연락드려서 여쭙는 게 슈퍼컴보다 나을 것 같네요’<blue****>
‘솔직히 일본앱 가면 한국날씨 나오는데 더 정확함. 장비가 슈퍼컴퓨터면 뭐하냐?’<kwon****> ‘어떻게 가면 갈수록 퇴보하냐?’<sbs4****> ‘나는 위성영상 보면서 직접 예측한다. 기상청보다 더 잘 맞더라’<ukmj****> ‘기상청은 자비로 예보해라. 국민세금 쓰지 말고∼’<yess****>
오보청, 중계청, 구라청…
‘기상 망명족’까지 생겨
‘기상청 아예 폐지하고 외국 업체에 수수료 주고 정보 받아라’<chun****> ‘진짜 못 맞히긴 하더라. 예측은 고사하고 현재 날씨라도 맞히면 다행인 수준’<yoon****> ‘기상청 안 믿은 지 오래다. 무슨 예보가 비 안 오는 걸로 돼있다가 비 오면 바로 비 오는 걸로 바뀌냐? 그런 예보는 나도 하겠다’<chc9****>
‘내일 비 온다더니 지금 검색하니 또 안 온다네? 자고 일어나면 또 바뀌겠지?’<flsd****> ‘내일 비가 올지 눈이 올지 바람이 불지는 내일 하루가 다 지나가 봐야 안다’<rytj****> ‘이건 예보가 아니라 중계입니다’<hisc****> ‘워낙 예보가 엉망이라 요즘 매미 울음소리 듣고 판단합니다’<lksh****>
‘논에 사는 개구리가 더 정확함’<kjb1****> ‘미국산 버리고 600억짜리 중국산 슈퍼컴 쓴다는 게 사실인가?’<csp6****> ‘일하는 기상청이 됩시다’<mokc****> ‘기상청은 반성하세요. 무엇이 문제인가요?’<inun****> ‘그동안 슈퍼컴이 없어서 예보를 제대로 못한다고 하더니, 이제 슈퍼컴 마련해주니 날씨 변덕이 심해서라고 핑계 댄다’<hw01****> ‘기상청분들 힘 좀 내시고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 해결해보세요’<nyah****>
변명만
‘여름철 날씨 변덕이 심하다는 것을 인지했으면 좀 더 신중하고 정밀하게 분석하고 개선책을 마련하는 게 기상청이 할 일이다. 이것을 못한다면 월급 받고 거짓 오버 방송하는 기상청이 있을 필요가 없다’<qusq****>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780억 예보모델 무용지물, 왜?
천리안위성 2A호로부터 받는 자료를 토대로 예보하는 기상청은 예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78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한국형예보수치모델(KIM)을 지난 4월 도입했다.
이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개발됐다.
기존 영국 모델을 쓰다가 한국만의 날씨 예측 모델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독자적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문제는 KIM 도입 후에 예보 정확도가 낮아졌다는 점이다.
기상청은 “올해 데이터가 쌓이면 정확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이마저도 못 믿겠다는 여론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