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일의 야구론> 코로나 시대의 고교야구

2020.07.27 10:28:04 호수 1281호

[JSA뉴스] 지난 1월 발생해 지구촌을 팬데믹(Pandemic, 대유행) 상황으로 몰아넣은 코로나19는 올림픽마저 연기시키며 모든 스포츠의 일정에 영향을 미치고 국내 프로야구는 물론 고교야구 등 엘리트 스포츠에도 변칙적인 운영을 강요하게 했다. 



깨진 패턴

이 같은 상황은 이미 시즌이 시작되기 이전, 동계훈련 때부터 시작했다. 대부분의 고교야구 팀들이 동계훈련 일정을 조기 마감했고, 학교가 폐쇄됐던 기간 동안에는 팀의 단체 훈련을 중지했으며 등교가 시작된 이후에도 3학년 위주의 일부 선수들 훈련만이 이뤄졌을 뿐이다.  

원래 올 시즌의 고교야구 주말리그는 예년에 비해 일정이 앞당겨진 3월21일 개막이 예정돼있었는데, 결국 시즌의 개막은 지난 6월11일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등학교야구대회’의 시작으로 예정보다 3개월 늦게 이뤄졌다. 

필자는 지난 번 칼럼서 “과연 신종 코로나19 사태가 동계전지훈련 프로그램에 차질을 준 팀들과 리그운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의 깊게 살펴볼 일”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수개월이 지난 작금의 상황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동계훈련 때부터 이어진 선수들의 훈련 부족과 그에 따른 체력의 저하 그리고 필수적으로 동반될 부상의 발생이 바로 그것이다.

야구는 봄에 시작해 가을에 끝이 나는, 1년 중 6개월의 대장정을 거치는 지난한 과정의 스포츠이다. 시즌 중에는 거의 일주일 단위, 혹은 하루 단위로 게임을 소화해야 한다. 그리고 나머지 6개월 동안에는 체력과 기술을 습득하거나 보완해가며 또 다른 시즌의 6개월을 대비한다. 그런데 이런 스포츠의 패턴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말미암아 사상 초유로 철저하게 깨져 버렸다.


엘리트 스포츠의 변칙적인 운영
대학진학 앞둔 고3 선수들 난감

올 시즌의 고교야구는 6월11일 개막한 황금사자기 전국대회를 비롯해 7월에는 주말리그 권역별 후반기 리그와 ‘제75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를 병행해 치러야 하고 8월에는 연기됐던 주말리그 권역별 전반기 리그, 그리고 협회장기 전국대회를 치른다.

원래 방학기간인 8월 개막됐던 ‘봉황기 전국고교야구대회’는 10월 개최로 연기됐지만, 프로야구 지명과 대학진학을 목표로 올 시즌을 치르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 선수들에게 8월 이후 대회와 공식 경기들은 별 의미를 가질 수가 없게 됐다.

아직 프로야구 드래프트의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예년과 비교해봤을 때 9월에 개최되는 것에서 크게 빗나가지 않을 것이고, 대학 입학을 위한 대학교들의 수시모집 지원 또한 9월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결국 이전에는 6개월 정도 소요됐던 시즌의 주요 일정이 이제 단지 3개월로 압축돼 치러지는 중이고, 겨울부터 시작된 개인과 단체의 훈련부족은 8월에 접어들 무렵부터 영향을 미치며 선수들의 체력저하와 부상이 나타날 것이다.

또 한 가지 의문은 이런 시즌의 변칙적인 운영이 과연 올 해만으로 끝날까 하는 점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이미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으며, 이는 스포츠계에도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다.

올 시즌을 어떻게든 운영을 한다 해도, 시즌 종료 후 이제는 서울과 수도권 고교야구 팀들의 보편적인 상황이 돼버린 겨울철 해외 동계 전지훈련과 내년의 시즌 일정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필자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지루한 리그

새로운 고교야구의 시즌과 비시즌 일정과 프로그램 등의 패러다임이 만들어져야 하고, 이를 위해 고교야구의 운영 주체인 대한야구협회와 교육부, 대학, 각 지역의 교육청과 초중고교 등이 지금부터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의 고교야구 및 엘리트야구에 관한 논의를, 지금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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