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통신사 인수전…현대HCN에 러브콜 쏟아지는 이유

2020.04.16 11:09:15 호수 0호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현대백화점그룹이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현대HCN에 대한 물적분할과 동시에 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복수의 통신사가 현대백화점그룹에 현대HCN 인수 의사를 먼저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 현대HCN 매각에 사정이 밝은 업계 한 관계자는 “복수의 통신사들이 현대HCN 인수 여부를 두고 겉으로는 시큰둥하지만, 실제로는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앞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다른 케이블TV업체들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인수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백화점그룹이 공개입찰 방식을 선택한 것은 유력 인수 후보인 통신사들이 먼저 인수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표명해왔기 때문에 매각 가격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개 매각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현대HCN 인수전이 사실상 본격화되면서 현대HCN의 기업가치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선 현대HCN의 기업 가치가 최소 6000억원서 최대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HCN의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작년 6월 말 기준)은 4.07%(134만명)로 6위 사업자지만, 서울 관악·서초·동작구를 비롯해 대구·부산 등에 핵심 권역을 확보하고 있다. 통신시장 가치 평가의 척도인 가입자당평균매출(ARPU)가 다른 권역대보다 높다. 

유료방송사업자의 기업가치는 보통 가입자 1인당 가격을 기반으로 환산하는데, 지난해 LG유플러스의 CJ헬로(현 LG헬로비전) 인수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당시 LG유플러스는 CJ헬로 지분 50%를 8000억원에 인수했다.


지분 100%로 환산하면 1조6000억원, 여기에 2018년 기준 순차입금 5538억원을 더하면 기업가치는 2조1538억원이다. 가입자당 가격을 50만9000원으로 평가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를 현대HCN에 대입한다면 기업가치는 약 6700억원이다. CJ헬로의 가입자수(423만명)가 현대HCN보다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소 6000억원 이상은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여기에 현대HCN은 안정적인 손익구조도 갖추고 있다.

지난해 방송사업부문 매출은 2764억원, 영업이익 387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4%다. 경쟁하는 다른 종합유선방송 사업자의 영업이익률이 2.3∼9.1%인 것을 감안하면 현대HCN의 수익은 월등히 높다.

게다가 SK텔레콤의 티브로드 합병이 마무리되는 4월 말을 기점으로 통신 3사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경쟁이 더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대HCN 인수가격은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업계에선 이를 염두에 두고 현대HCN이 지난달 말에 매각 계획을 발표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은 통신 3사의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 KT가 선두지만, CJ헬로를 인수한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맹렬히 추격하는 양상이다. 우수 가입자 확보를 통해 미래 사업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통신업체 입장에선 점유율 경쟁서 밀릴 경우 도태될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두인 KT는 2,3위 사업자와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현대HCN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 2위 경쟁 중인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도 현대HCN에 대한 시선을 떼기 어려울 것”이라며 “통신 3사가 인수전 초반 현대HCN 몸값이 크게 오를 것을 우려해 관망하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지만, 본격화될 경우 인수 경쟁이 가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HCN 관계자는 “공개 매각 발표 이후 복수의 통신사가 적극적으로 인수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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