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형관광 논란

2011.09.08 13:50:00 호수 0호

“예뻐지려고 한국에 왔어요?”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드라마, 한식, 아이돌에 이어 4세대 한류라 불리는 것이 있으니 바로 ‘성형의료기술’이다. 지난해 성형을 목적으로 입국한 외국인은 20만 명. 전년 6만 명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난 숫자가 증명해주 듯 성형을 하러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해마다 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국내 성형외과 의사들이 중심이 된 단체도 설립됐고, 외국인들을 위한 ‘한국 성형 패키지 관광 상품’이 생겨날 정도다. 이에 네티즌들도 ‘한국 성형관광’을 놓고 온라인상에서 엇갈린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의료를 상업적 수단, 또는 사람을 평가하는 수단으로 사용gk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과 “의료관광 대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다”라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찬성입장 “글로벌 의료기술 통해 국가브랜드 강화”
반대입장 “장기적 관점에서 종합 매뉴얼 마련돼야”


“대한민국에서 안 되는 게(성형) 어딨니?”

외국인들 사이에서 성형강국 한국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가 외국시장에서 흥행에 성공, 거기에다 k-pop열풍까지 불어 닥치면서 외국인들에게 비춰지는 한국연예인들의 얼굴과 몸매는 ‘로망’이 된지 이미 오래이다.

사실 중국이나 대만에서는 이미 한류 성형열풍이 뜨겁다. 주요 포털이나 언론 사이트에서는 국내 성형외과에 대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고, 한국 연예인들의 성형시술 전후 사진들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렇다 보니 단순 부러움에서 벗어나 한국 연예인처럼 되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이 원정 성형을 오는 것은 이제 그리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중국과 대만 등의 유명 연예인들도 성형을 위해 한국을 찾고 있을 정도.

이처럼 외국인 의료관광객의 방문이 급증하면서 국내 성형외과들은 너도 나도 ‘외국인 환자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현지 병원과 제휴부터 시작해 에이전시를 통한 환자 유치 업무 제휴 등 국내와 별반 차이가 없는 마케팅은 물론 리무진 서비스, 게스트 하우스 및 호텔 연계 할인 서비스, 성형 및 관광패키지 서비스 등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적절한 시스템을 구축해 놓지도 않은 상태에서 단순 환자 끌어오기 식의 수술 진행은 전체적인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이미 주한 중국대사관 측은 자국 관광객들에게 수술 전 병원 측과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권유하는 주의사항을 당부했고 한국에서 성형외과 선택에 신중을 기하도록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의료관광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원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강남의 D성형외과 이모 원장은 “국내 의료진이 가진 뛰어난 의료 서비스와 숙련된 노하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의료관광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그만큼 철저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준비나 과정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자 네티즌들도 ‘한국의료관광 이대로 괜찮은가’를 두고 온라인상에서 찬·반 양론을 벌이고 있다.

국가 이미지 ‘쑥쑥’

먼저 찬성 측 입장은 외국인 의료관광객들로부터 얻는 외화수입 증대와 고부가가치 창출 등 경제적으로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관광객 한 명이 성형수술에 이어 쇼핑까지 한다고 가정하면 1인당 소비액은 대략 이천만원 정도가 되는데 일반적 관광객들의 1인당 소비액이 1298달러, 약 150만원인 점과 비교하면 13배 이상의 부가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디 sys***는 “국내 성형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 다른 시장의 기회를 찾아 외화벌이에 일조하는데 나쁠 건 없다고 본다”며 “아름다움을 돈으로 사는 게 잘못된 건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아이디 tjsdk***는 “국내 성형외과들의 수준은 외국인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만큼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우리나라 국가이미지를 향상시키고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관광은 앞으로 더욱 활성화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연예인들이 다른 외국인들에게 롤 모델이 되고 또 그들처럼 되고 싶어 한국을 찾는 다는 것 자체가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대책은 ‘제자리’



반대 입장에 선 네티즌들은 이렇게까지 성형이 보편화 되고, 하나의 관광 상품화 되어 간다면 의료보험을 적용한다든지,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안전장치가 더 잘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gua***는 “실제로 국내 의료관광을 통해 불만족을 느끼거나 부작용을 겪고 돌아가 국내 이미지가 실추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앞으로 원정성형을 오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더 늘어날 텐데 이 시점에서 관광산업의 양적인 발전 뿐만이 아닌 질적인 발전이 필요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emo***도 “의료사고가 발생할 경우에 어떻게 해결할지, 또 고수익을 올리고자 환자유치에만 앞장서는 병원과 환자유치업자에 대한 별다른 통제 없이 시장 확대에만 주력하는 것은 잘못된 것 같다”며 “멀리가기 위해 돌아간다는 말처럼 더 좋은 시장으로 성장하기 위해 구체적 대책마련이 앞서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의료를 상업적 수단, 또는 사람을 평가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아이디 turelig***는 “외모가 美의 기준이 되다보니, 그렇지 않는 사람을 그 기준으로 평가하는 역사상 유래 없는 기상천외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그 중심에 성형문화를 조장하는 한국이 있다”며 “자신보다 덜 예쁘면 무시하고, 그 예쁘다는 기준이 바로 그 성형의 기준이 되고, 이런 문화를 조장하는 풍토 속에서 진정으로 사람 안에 온정과 깊은 관심과 사랑이 과연 존재할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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