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건축과 조각의 조화’ 이헌정

2018.04.23 10:43:35 호수 1163호

흙으로 만든 세 개의 방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소피스 갤러리가 다음달 4일까지 작가 이헌정의 초대전 ‘세 개의 방’을 선보인다. 이헌정은 흙을 이용한 설치미술, 조형·생활 도자, 아트 퍼니쳐, 디자인, 회화, 조각 등의 작업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작가다. 이헌정의 작품세계 속으로 들어가보자.
 



소피스 갤러리서 준비한 이헌정 작가의 전시 ‘세 개의 방’에는 주재료로 흙이 사용됐다. 이헌정은 흙의 질료적 특성을 넘어 지속적으로 탐구해왔던 조형적·공간적·건축적 사유를 종합해 신작 20여점을 소개한다.

이헌정에게 흙은 가장 자연스러운 재료이자 기본이다. 흙에 관한 사유로 인해 확장된 작업은 물질을 넘어 조형과 건축의 형태로 발현된다. 특히 이번 전시의 대표작 ‘공예가의 방 혹은 건축가의 그릇’은 이헌정이 기존에 제작했던 작품과 달리 공예와 건축 그리고 조각의 영역을 하나의 작품으로 빚어냈다. 

그의 작업 여정을 종합하는 대규모 도자 설치물이라 볼 수 있다.

안과 밖

이번 전시의 타이틀인 세 개의 방은 이렇게 구성된다. 먼저 내부와 외부가 관계하는 하나의 공간, 즉 흙으로 빚은 상자들의 방이다. 흙으로 만든 형태는 외부와 내부가 상호작용하는 관계서 모습과 규모가 결정된다.


이헌정의 상자는 외부와 내부의 공간이 상호작용하는 관계를 통해 유지된다.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서 이 관계를 직접 느낄 수 있다.

전시장에는 도자로 제작된 상자들이 진열된다. 외부의 형태뿐만 아니라 상자 내부의 형태까지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상자의 작은 구멍을 통해 내부를 볼 수 있고 아니면 직접 상자로 들어가 내부를 통해 밖을 볼 수도 있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바깥서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던 관람객에게 흥미로운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인 공예가의 방 혹은 건축가의 그릇은 성인 4∼5명이 들어갈 수 있는 규모의 상자다. 흙으로 빚은 방에 의자와 조명, 창문을 설치하고 관람객이 이 공간서 명상할 수 있는 방을 제공한다. 이런 방은 작가만의 종합예술적 특징으로, 그의 작업 여정이 하나로 뭉친 집합체로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두 개의 시선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전시장에는 페인팅이나 드로잉처럼 드러나는 대상과 관람객 등 관찰하는 주체가 공존한다. 이헌정은 이 공간서 누가 관찰 주체이고 관찰 대상인지 모르게 배치해 서로의 관계를 전복시키고 동등하게 만든다. 이러한 광경을 목격하는 관람객은 두 개의 시선이 한 데 어우러져 몽환적 소통을 경험한다.

세 번째는 사무와 전시가 함께 공존하는 공간이다. 실제 사무 공간, 즉 갤러리 오피스에 배치된 도자 가구와 조형물은 실용적으로 기능하는 가구와 서로 다른 에너지를 발산하며 긴장감을 형성한다. 
 

오피스의 의자와 테이블을 대치한 작품 ‘Wall Chair’와 ‘Stool’은 전시 기간 내내 실제 사용되며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렇듯 세 개의 방은 이헌정이 흙을 통해 발견한 세 개의 공간으로, 도예라는 물성과 조각, 건축의 작업 여정이 한 데 모여 완성된다. 세 개의 방은 소피스 갤러리 1관과 오피스 그리고 2관으로 이어지는 전시장 구조가 작품에 힘을 더한다. 갤러리 공간이 이헌정의 작업적 영감의 원천으로 작용했다.

상호작용

소피스 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이헌정 작가의 대규모 도자 설치 작업을 처음 선보이게 됐다”며 “흙을 기본으로 공예와 건축, 조각을 아우르는 이헌정만의 종합예술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의 자유로운 조형성이 발상하는 세 개의 방이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조화롭게 관계하는지 함께 공유하길 바란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jsjang@ilyosisa.co.kr>

 

[이헌정은?]

▲학력

경원대학교 건축학과 박사과정 수료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 대학원 졸업(1996)
홍익대학교 대학원 졸업(1995)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졸업(1991)

▲개인전

애비뉴엘 아트홀(2017)
롯데갤러리(2017)
R& Company(2016)
갤러리 아트사이드(2015)
박여숙화랑(2014)
원앤드제이갤러리(2013)
R20th gallery(2012)
일우스페이스(2011)
이화익갤러리(2010)
이듬갤러리(2009)
몬타나주립대학교 코페랜드갤러리(2009)
On the Table(2009)
서미앤투스(2008)

▲수상

서울특별시장 표창장(2005)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 스칼라십(1995-1996)
서울현대도예공모전 특선 수상(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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