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문재인과 박지원의 밀약?

2017.05.22 11:10:03 호수 1115호

금번에 실시된 대통령 선거 과정을 지켜보면서 불현듯 지난 15대 대통령 선거 당시의 상황을 떠올려보았다. 동 선거서 이회창 전 총리가 집권당인 신한국당 후보로 상당히 유리한 위치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패하게 되는 과정 말이다.



당시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이회창 후보의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한 도발이 위험수준을 넘어서고 있었다. 김 전 대통령의 탈당 요구는 물론 이 후보의 일부 극렬 지지자들은 김 전 대통령의 모형을 만들고 심지어 화형식까지 서슴지 않았다.

이에 직면하자 김 전 대통령은 김대중 후보와 이 후보를 두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들게 된다. 그리고 어느 한순간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이었던 이인제 전 의원이 경선결과에 불복하고 국민신당을 창당하여 선거에 참여했다.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그 배후에 누가 있었는지 능히 짐작된다. 먼저 급작스럽게 당을 만들고 후보를 내세운 부분, 즉 막대한 액수의 경비 조달에 대해서다. 당시 국민신당 참여 인사들의 면면을 살피면 거액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신당은 단기간에 창당했고 후보를 냈다.

다음은 김 전 대통령의 복심 또는 곳간지기로 불리었던 서석재 전 총무처 장관의 행보였다. 이인제도 그러하지만 서석재 역시 김 전 대통령의 허락 없이는 독단으로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었다.

김 전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을 받던 두 사람이 합세해 창당하고, 경선 결과에 불복하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이인제 후보는 19.2%의 지지율을 획득, 보수층의 표를 분산시킴으로써 김대중 후보가 제15대 대통령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이제 금번에 실시된 대선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이 과정에 필자로서는 납득하기 힘든 부분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의 처신이었다. 필자가 누누이 밝혔지만 금번 대선의 키는 박 전 대표가 쥐고 있었다.

그런데 박 전 대표가 어느 순간부터 갈지자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박 전 대표의 역량이라면 자신의 수중에 있는 키를 이용, 금번 대선을 마음껏 유린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연속해서 악수를 뒀다.

그런 이유로 제목서 밝힌 것처럼 혹시나 문재인 대통령과 박 전 대표 간에 밀약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일어난다. 하여 그를 가능하게 하는 상황변화를 전개해보도록 하자.

그 시발은 박 전 대표와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간에 비롯된다. 필자는 박 전 대표와 손 의장 간에 정권교체를 넘어 공동의 목표인 우리 사회의 대통합을 위해 굳게 약속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렇게 생각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손 의장이 지니고 있는 강점으로 패권 세력의 중심축으로 불리었던 문 대통령을 충분히 압도할 수 있다고 보았다. 손 의장이라면 호남을 위시한 야당 성향 사람들,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 보수 층 일부에게도 호응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또한 누누이 밝혔지만, 안철수 전 후보는 아직은 대통령 감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표는 자당의 후보로 안철수를 선택했다. 또한 박 전 대표는 안 후보를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역량을 적극적으로 발휘하지 않은 듯 보인다.

이러한 정황을 살펴보면 박 전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시동을 걸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맥을 이은 햇볕 정책의 완성을 위해 그 적임자로 문재인을 선택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일어난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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