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파란만장 패션 일지

2011.05.12 15:41:17 호수 0호

“정말 국회의원 맞아?”

정가에 화제를 몰고 온 정치인들의 ‘옷 이야기’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최근 정치권에 ‘한복’이 화제가 됐다. 한 한복 연구가가 유명 호텔을 찾았다 출입을 거부당하는 사건이 벌어진 후 김을동 미래희망연대 의원이 국회에 한복을 입고 출석했기 때문이다.

지난 4월14일 국회 상임위 회의에 한복을 입고 나온 김 의원은 “한복은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의 찬란한 전통을 이어온 민족의 혼이 담긴 의상이며 그 아름다움에 세계인들이 부러워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호텔에서 출입금지라뇨”라며 “지금 이 복장 그대로 신라호텔로 가볼까 하는데 또 출입금지 당할런지요”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려 네티즌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국회에서 한복을 ‘평상복’으로 입고 다니는 이는 따로 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17대 국회로 정치권에 첫 발을 들인 강 의원은 첫 등원부터 곤혹을 치렀다. 긴 수염에 개량한복 차림으로 국회를 찾았다 국회 입구에서 경찰에게 제기를 당한 것. 그러나 강 의원은 한복 차림에 대한 뜻을 꺾지 않았고 아예 개량한복이 아닌 두루마기를 입고 있고 17대 국회 의정활동은 물론 18대 국회의원 선거운동, 18대 국회 의정활동까지 해내고 있다.

강 의원의 ‘한복 전매특허’는 유명하다.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도 당대표시절 강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한복을 입으니까 보기 좋으시다”며 “저도 여름에 개량한복을 입었는데, 앞으로는 강 의원께서 특허를 내셨기에 허가를 받고 입어야겠다”고 했을 정도다.

강기갑 ‘한복 특허’, 유시민 ‘넥타이 없이…’
패셔니스타 여성 의원 “‘천의 얼굴’ 안부러워”

옷차림만으로 국회에 일대 파란을 일으킨 것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도 마찬가지다. 유 대표는 지난 2003년 국회의원에 당선되자 면바지에 티셔츠, 캐주얼 재킷을 입고 등원했다. 그가 의원선거를 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 발언대에 오르자 일대 소란이 일었다. 여야 의원들이 “국회를 무시하는 거냐”며 대거 퇴장해버리고 만 것.

결국 의원선서는 30일로 연기됐다. 그러나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유 대표는 “일을 열심히 하겠다는 취지에서 편한 복장으로 나왔다”면서 “국회법에 정장을 입으라는 규정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 일은 세월을 건너뛰어 지난 3월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 유 대표의 접견에서 ‘추억거리’로 소개되기도 했다.

안 대표는 “16대 국회 때, 그때 참 놀랐다. 넥타이 안 메고 들어와서 놀랐다. 그 후로 넥타이 안한 사람이 늘었다”고 했다. 이에 유 대표도 “저도 나중에 들었는데 국회 경위들도 넥타이를 매지 않고 들어와서 상당히 당혹해 했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아직까지는 강 의원과 유 대표의 패션이 ‘파격’으로 칭해질 만큼 정치권은 ‘정장’에 익숙하다. 그러나 여성 의원들을 중심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옷 잘 입기로 소문난 한 여성 의원은 당 대변인으로 활약하던 시절 하루에도 몇 차례나 옷을 갈아입으며 패션 감각을 뽐냈다.

박근혜 전 대표도 최근 패션 변신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로 무채색 옷을 입어온 박 전 대표가 대통령 특사 일정 중 화려한 색감의 옷과 치마를 입은 것.

박 전 대표는 지난달 29일 네델란드 방문에서 오렌지색 머플러를 둘렀다. 네덜란드 최고 기념일인 퀸스데이를 기념해 많은 이들이 오렌지색 옷을 입는 다는 점을 염두에 둔 패션을 선보인 것. 이어 네덜란드 재외동포 초청 간담회에서는 밝은 겨자색 재킷에 꽃무늬 스커트를 입었다.

포르투갈을 방문해서는 보라색 재킷을 선택했다. 포르투갈 전통의상에 보라색 계열이 많다는 것을 감안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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