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800호 기획특집>④이미지 컨설턴트 긴급제언-정치인 리모델링 프로젝트

2011.05.12 15:34:15 호수 0호

보이는 게 전부? “유권자 마음까지 디자인하라”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살피는 정치인들이 늘고 있다.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보이는 면’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젊게 보이기 위해 염색을 한다든가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의학의 힘을 빌리는 일이 그리 드물지 않게 됐다. 어떤 사람인지 알기 전에 외모로 ‘첫인상’을 가늠하게 되는 만큼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된 것.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옷을 입어야 하며, 어떤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지를 철저히 분석,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이미지 컨설팅이 정치권의 ‘신 생존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달라진 선거 풍속도…표심 휘어잡을 이미지 컨설팅 뜬다
대선주자에 어울리는 색…박근혜-파스텔, 손학규-주황색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선거 열기가 조기 가열되면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이들의 행보에서 조급함이 묻어나고 있다. 남은 기간 동안 유권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자신에게 호의적인 인식을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예전보다는 좀 더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변하고 있다. 정치 선진국에서나 볼 수 있던 정치 컨설팅이 여의도 정치권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달라진 선거 풍경
표심도 전략적으로!

정치 컨설팅은 선거 및 홍보 전략을 짜고, 선거홍보물, 의정보고서, 자서전 등 정치광고 홍보물을 기획·인쇄·제작하며, 웹사이트 제작 등 온라인 홍보, 여론조사 실시 및 분석하는 일을 총괄한다.

이중 최근 차기 대선주자 각각의 외모와 성격, 이미지, 정치적 상황에 어울리는 개인화된 컬러 기반의 이미지 컨설팅이 소개된 것을 계기로 ‘이미지 컨설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듀오아카데미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표에게 어울리는 색은 ‘여성성을 강조하는 흰색과 파스텔 톤’의 컬러다.

박 전 대표는 인자한 여성의 이미지와 투사의 이미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지만 평소 모노톤의 옷을 주로 입고 검은색과 흰색, 회색을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가진 가장 큰 무기는 육영수 여사를 연상시키는 ‘여성성’이라고 보고 단조롭고 딱딱해 보이는 단색의 컬러보다는 여성의 순수함, 평화, 밝음, 정화, 부드러움 강조하는 흰색과 파스텔톤의 컬러를 ‘어울리는 색’으로 꼽은 것.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진보를 대표하는 컬러인 노란색을 자주 활용한다. 하지만 이 색은 유 대표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도전적이지만 관대하고 봉사와 희생을 아끼지 않는 유 대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왜소한 체형의 단점을 상쇄시킬 수 있는 색은 연두색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외모에서 강인함이 풍기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평소 강렬한 마젠타 핑크의 넥타이를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강인함이 지나치게 강조될 우려가 있다고.

듀오아카데미 측은 “손 대표에게 필요한 색은 주황색”이라며 “주황색을 통해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면을 탈피해 보다 너그럽고 사교적이며 긍정적인 이미지를 나타낼 수 있다”면서 색깔을 활용,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시킬 것을 권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강조해 사용하고 있는 컬러는 녹색이다. 녹색은 친환경 개발을 상징하는 한편, 가장 보수적인 이미지를 나타내기도 해 오 시장이 지향하는 바와 맞아 떨어진다. 그러나 컨설턴트들이 오 시장에게 추천하는 컬러는 하늘색이다. 합리적인 엘리트 이미지가 강한 그에게는 지적인 면을 강조하면서도 안정과 평화를 상징하는 하늘색이 좋다는 것. 

큰 키와 좋은 풍채를 지닌 정몽준 전 대표에게는 원색 계통의 컬러와 검정색 정장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성 지지자가 많은 그에게는 여성들이 선호하고, 큰 체격으로 인한 강한 느낌을 중화해 줄 수 있는 핑크색 톤이 어울린다. 
 
이미지 중요한 정치인
시대는 변하고, 바꿔야 산다

이 같은 컬러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이미지 컨설팅을 제안한 것은 이진하 듀오이미지연구소장이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송영길 인천시장 등 다양한 정치인의 이미지 컨설팅을 진행했던 그는 “정치인의 이미지는 당선의 결정적인 요인 중 하나”라며 이미지 컨설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소장은 “커뮤니케이션 요소의 93%인 비언어적인 요소이고, 이중 55%를 시각적인 요소가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남에게 어떻게 보여지고 있는가는 중요하다. 대중의 지지를 얻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정치인들에게 특히 이런 이미지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중요성에 비해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전략적으로 이미지를 관리하는 정치인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외국에서는 이미지 컨설팅이 세분화·전문화가 돼있고, 정치인뿐만 아니라 개인들도 본인의 이미지를 전략적으로 홍보하고 마케팅하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이와는 다르다는 것.

이 소장은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밖으로 드러내는 일에 어색하다. 특히나 보수적인 정치계는 더욱더 그러하리라 생각된다”면서도 “시대는 변하고 있고, 깨어 있는 글로벌한 젊은 정치인들의 출현으로 이미지컨설팅의 필요성은 더욱더 강조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명숙·정동영·김문수 ‘띄울 수 있는’ 이미지 컨설팅 전략? 
대선주자 패션 키워드…부드러움·친근함 “2차색을 잡아라”

실제로 이 소장은 정치인들의 이미지 컨설팅을 맡았을 때 어색하고 쑥스러워하던 이들이 이미지 컨설팅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확인한 후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고 전했다.

그 중에는 송영길 인천시장도 있다. 그는 정가에서 ‘황소’라는 별명에 ‘소도둑처럼 생겼다’는 말을 종종 들어왔다. 큰 체구에 굵은 선을 가진 남성적인 모습 등으로 인해 이 같은 인상을 줬던 것.

그러나 이미지 컨설팅 후 핑크, 노랑, 보라색 등 파스텔톤 넥타이와 옅은 색상의 정장을 입었다. 송 시장을 지지하는 유권자 중에는 여성들이 많았고 이들의 표심을 공략키 위해 여성들이 좋아하는 파스텔톤으로 이미지를 재정비했던 것. 송 시장은 시장 취임식에서 연두색 넥타이를 매기도 했다.

이 소장은 “대부분 사람들은 이미지 컨설팅이라 하면 겉모습만 치장하는 것만 생각한다. 하지만 진정한 이미지 컨설팅이란 개인이 추구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내 이미지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것, 즉 외적이미지, 내적 이미지, 사회적 이미지를 함께 관리를 의미한다”며 “목적과 목표가 없다면 이미지 컨설팅은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미지 컨설팅’이라는 부분만을 살피면 차기 대선주자 중 그의 눈에 차는 인물은 없었다. “모두 다 바꿔주고 싶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그러나 그중에서도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그는 “김 지사는 ‘공무원’, 정 최고위원은 ‘아나운서’라는 자기만의 틀에 박혀있다”며 “조그만 도와드리면 신뢰감을 높이고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작은 체구의 김 지사에게는 가벼워 보일 수 있는 밝은 색의 컬러보다는 진지하고 카리스마의 무게감을 줄 수 있는 블랙의 컬러를 추천했다. 올 블랙보다 밝은색 셔츠와 넥타이로 매치해 시선을 위로하면 더욱 길어 보이고 젠틀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

대권 공략할 색깔
원색보다는 2차색 좋아

안경도 무테보다는 뚜렷하면서 지적이고 세련된 인상을 주기 위한 뿔테나 금속테의 안경을 권했다.

아나운서의 모범적인 이미지가 강한 정 최고위원에게는 정치적으로 강한 이미지를 어필하기 위해 레드의 와인 계열을 추천했다. 레드는 안색을 밝아 보이게 함과 동시에 따뜻한 느낌과 친근함으로 다가갈 수 있는 컬러이면서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컬러다. 기존의 세련된 이미지와  카리스마가 조화를 이루게 하기 위해 레드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을 권한 것.

또한 평소에는 국민들에게 서민적인 정서로 다가갈 수 있도록 편안한 캐주얼 차림과 카리스마를 어필 할 수 있는 컬러와 액세서리로 적절히 활용하는 것을 조언했다.

이 소장은 “정치인들이 지금까지 써오던 원색계통의 컬러를 벗어나 부드러움과 친근함을 동시에 줄 수 있는 2차색(2가지 원색으로 이루어진 색)이 다음 대선주자들의 패션의 키워드가 될 것”이라며 “이와 동시에 자신이 가진 고유한 장점을 부각시키고, 단점을 상쇄시킬 수 있는 컬러의 선택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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