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몰리는’ 마사회장 왜?

2016.12.06 10:35:43 호수 1092호

매번 잡혀가도 인기짱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비리 복마전이라는 인식이 강한 한국마사회의 회장 자리는 의외로 인기가 많다. 3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연봉에다 공기업 사장이라는 타이틀도 상당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이번 회장 후보 접수에만 10명이 몰렸다. 통상적인 수준의 두 배가 몰리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현명관 마사회장이 결국 낙마했다. 현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 관련 각종 의혹이 부각되면서 연임에 실패한 것이다. 회장직은 3년임기로 이후에는 1년 단위로 연임이 가능하다. 당초 연임 가능성이 점쳐지던 상황에서 오는 4일부로 회장직이 공석이 되자 마사회는 회장 후보 물색에 나섰다.

거대조직

마사회를 바라보는 언론의 시선은 따갑다. 우선 마사회는 내부 승진을 통해 회장을 선출된 적이 없다.

1922년 4월 조선경마구락부(사단법인)서 1949년 한국마사회로 회명을 변경한 이후 60년의 기간동안 34명이 회장이 거쳐갔지만 회장직은 ‘관피아’ ‘낙하산’ 논란서 자유롭지 못했다. 현명관 마사회장 역시 회장직에 오르면서 낙하산 논란이 제기됐다.

현명관 회장은 1965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1968년 감사원서 부감사관으로 일했다. 1981년에는 호텔신라 이사로 선임돼 삼성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그는 삼성 주요계열사의 요직을 거치며 2010년 삼성물산 상임고문으로 삼성을 떠나기까지 삼성맨으로 살았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사이기도 하다. 현 회장은 박 대통령의 대선 당시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멤버다.

박 대통령의 주요 공약 가운데 하나인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 세우자)를 기획한 인물이다. 이 점 때문에 현 회장이 마사회장직에 오르자 ‘낙하산 논란’으로 이어졌다. 현 회장은 회장직을 맡은 이후에도 끊임없이 잡음은 흘러나왔다.

마사회가 설립한 산하재단 ‘렛츠런재단’에 자신이 과거 속했던 전경련과 삼성 출신 인사들을 등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래도 일각에선 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가 있었다.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1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A등급 등 경영성과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연임의 꿈을 접어야 했다. 삼성과 대통령 커넥션 의혹서 현 회장이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 때문이다.
 

마사회는 현 회장의 의혹이 불거지자 그의 낙마를 공식화하고 신입 회장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회장직을 노리는 후보자들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회장직에 총 10명의 후보자가 출사표를 던졌다. 통상 5명이 지원하던 것을 감안하면 경쟁은 더욱 뜨겁다.

특히 박양태 마사회 현 경마본부장, 마사회 부회장을 지낸 배근석 시흥승마힐링센터장, 강봉구 전 마사회 부회장 등 내부 인사들의 지원이 눈길을 끈다. 이는 최순실 게이트로 좀 더 투명한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회장 인선 예년 비해 2배 후보자 몰려
각종 논란에도…안정적인 자리 ‘매력’

하지만 여전히 마사회 조직과 관련 없는 인물이 주로 지원해 낙하산 논란이 끊길지는 미지수다. 조순용 청와대 전 정무수석비서관,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 김영만 전 마사회 부회장, 남병곤 국민일보 출신 상임이사 등의 외부인사가 포함된 것.

후보군 가운데서는 조순용 전 수석비서관과 이양호 전 청장이 유력 후보자로 분류되는 분위기다. 이 전 청장은 유력 후보자가 지원을 포기하면서 유력후보로 부각됐다. 당초 공모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진 이규황 상임이사와 현 회장 라인으로 분류되는 정대종 마사회 상임감사가 지원을 하지 않은 것이다.

또 다른 유력 후보자 조순용 전 정무수석비서관의 경우 마사회와 관련된 인물이 아니다. 그는 1977년 동양방송서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1980년 한국방송공사에 흡수 통합된 이후 2002년까지 한국방송국서 정치부 부장까지 오른 뒤 그해 회사를 나와 정무수석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한다.


2003년까지 1년가량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냈다. 마사회 회장직과 무관한 점 때문에 조 전 정무수석이 마사회 회장직을 차지할 경우 낙하산 논란의 여지가 있다.
 

후보자는 10명으로 추려졌으나 인선 과정은 순탄치 않다. 최순실 사태 후폭풍으로 청와대 업무가 한달 넘게 멈춘 상황에서 청와대의 통보(연임 또는 교체)가 늦어짐에 따라 인사가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현 회장의 임기를 감안하면 청와대가 최소 10월4일 전에 연임 여부를 결정해 해당기관에 통보해야 하지만, 3주 정도 남겨놓고 통보했다. 따라서 사장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농식품부와 마사회는 빠른 시간 안에 신임 사장 선임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기관장 선정을 위한 공모절차는 해당 기관 기관임원추천위원회서 서류 심사 등을 통해 해당 중앙정부에 통보한다. 해당 기관의 주무부처 장관이 청와대에 3인 정도의 복수 추천자를 선택하면 청와대가 신임 기관장을 선정한다. 이 과정은 통상 40~50일이 소요된다.

이번엔 바뀔까

마사회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공백이 있는 상황에서 회장 인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것이란 우려의 말이 나온다”며 “다만 차기 회장 인사를 통해 마사회 이미지가 개선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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