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파동·우병우 사태 '닮은꼴 비교'

2016.09.05 11:46:40 호수 0호

2014년과 2016년 ‘블랙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2014년 정국을 뒤흔든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과 현재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 중인 우병우 민정수석 사태가 닮은 꼴이라는 관점이 제기됐다. 정확히는 두 사안을 바라보고 대처하는 청와대의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2014년 11월 <세계일보>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작성해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에게 보고한 ‘청 비서실장 교체설 등 관련 VIP 측근(정윤회) 동향’이라는 감찰 보고서를 입수해 단독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문건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의원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정씨가 비선 실세 역할을 하며 국정을 주무르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큰 파문이 일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는 유출된 문건을 찌라시 수준이라며 격하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당시 새누리당 지도부 및 예산결산특위 위원들과의 오찬 자리서 “찌라시에나 나오는 그런 이야기들에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정말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 대통령의 당시 발언은 검찰수사의 가이드라인 제시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당시 검찰 조사는 문건 내용이 아니라 문건 유출 경로에 대한 수사로 이어졌다.

우병우 수석과 관련해서도 청와대의 가이드라인 제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우 수석과 관련된 논란은 지난 7월부터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 효과를 가져왔다. 비리 의혹에서 그칠 뻔했던 우 수석 사태는 청와대가 우 수석을 적극적으로 비호하기 시작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언론은 우 수석의 사퇴 시점을 예측하며 정국을 살폈고, 정치권 역시 우 수석이 결단하거나 청와대서 칼을 뽑아야 한다는 입장이 팽배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청와대는 우 수석을 내치는 것보다는 국면 전환용 카드를 집어들었다.


모든 이슈 빨아들여
대처 스타일도 비슷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감찰 내용을 특정 언론에 유출했다는 논란으로 물타기에 들어간 것이다. MBC는 이 감찰관이 특별감찰 활동을 언론에 유출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며 단독 보도를 내보냈다.

이에 청와대는 “특별감찰관이 감찰 내용을 특정 언론에 유출하는 것은 중대한 위법이고, 국기를 흔드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되기 때문에 왜, 어떻게 유출됐는지 밝혀져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이 감찰관에 대한 수사를 지시하는 가이드라인이었다.

하지만 문건 유출 사건과 달리 이번 사태에 청와대 물타기가 적용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문건 유출 사건 당시 아군이었던 여당과 보수언론이 이번에는 큰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 수석 관련해선 새누리당 내부서도 사퇴 여론이 나오고 있으며, 그를 공개적으로 방어하는 이들도 몇몇 의원들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보고 있다. 우 수석을 안고 가는 것도, 내치는 것도 이미 시기를 놓친 상태라는 것이다. 문건 유출 파동은 청와대의 의도대로 별다른 문제없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우 수석 사태의 끝은 다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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