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횡성 땅의 비밀

2016.09.05 11:43:03 호수 0호

사실상 백수…돈 어디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나타난다. 이슈메이커 정윤회씨 얘기다. 2014년 국정 개입 의혹으로 정국을 뒤흔들어 놓더니 이번에는 땅 매입 문제가 불거졌다. 특별한 직업도 없는 정씨가 강원도 횡성 땅 2만여m²를 사들인 것이다. 매입 자금은 어디서 마련했을까.



정윤회씨가 최근 강원도 횡성 땅 2만여m²(약 6300평)를 매입한 것으로 확인돼 매입 자금 출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씨는 지난 6월30일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일대에 농지 2만886m²(약6318평)를 사들였다.

괜찮은 땅
유망지 주목

법원 부동산등기부등본에 기입된 매입 금액은 2억6500만원이다. 정씨가 사들인 땅은 경기도 광주서 강원도 원주를 잇는 제2영동고속도로가 올해 말 개통되고 둔내와 횡성간 6번 국도 확장공사가 진행되는 등 교통 호재가 잇따르고 있는 곳이다. 그 덕분에 투자 유망지로 주목받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주변인들은 이 땅이 세간에 많이 알려지지 않아 피서지로도 좋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씨는 대체 무슨 돈으로 이런 ‘괜찮은’ 땅을 사들인 걸까.

정씨는 현재 특별한 직업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정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놀아요, 취업 좀 시켜줘”라며 딱히 하고 있는 일이 없음을 암시한 바 있다. 또 다른 인터뷰에선 자신의 생계와 관련해 아내가 강남에 빌딩을 갖고 있다며 아내의 수입으로 생활한다고 밝혔다. 정씨가 말하는 아내는 고 최태민 목사의 다섯째 딸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다.


정씨와 최씨는 2014년 5월 이혼했다. 당시 두 사람의 이혼 조정문에는 ‘결혼기간 있었던 일들을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지 않기’ ‘이혼 후 서로 비난하지 않기’ 등 다소 특이한 내용이 포함돼 있어 관심을 받았다. 당시 자녀 양육권은 최씨가 갖기로 했고, 위자료 청구나 재산 분할 등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둔내 일대 농지 6300평 매입
2억6000만원 상당 매매 자금 출처는?

하지만 올해 2월 정씨가 이혼한 전 부인 최씨를 상대로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낸 사실이 지난 6월에야 뒤늦게 알려졌다. 현행 민법에 따르면 협의상 이혼한 경우 2년 안에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2014년 5월 최씨와 이혼한 정씨는 그 기한을 3개월 남기고 소송을 낸 것이다.

최씨에 대해서는 정씨보다 더 알려진 바가 없지만 일부 언론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수백억원대의 부동산을 보유한 자산가라는 설이 있다. 이 때문에 정씨가 이혼 당시 재산분할 청구를 하지 않은 것을 의아해하는 시각도 있었다.
 

지난달에는 정씨가 최씨의 숨겨진 재산을 파악해 달라고 법원에 재산명시신청을 낸 사실도 확인됐다. 정씨의 변호인은 지난 7월25일 서울가정법원에 최씨의 재산을 정확히 공개해 달라고 요구했다. 재산분할을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특별한 직업 없어
베일 가려진 이력

재산명시신청은 재산분할을 위해 재산 공개를 요청하는 제도로 수표, 증권, 보석류 등 상세한 재산 목록을 제출해야 한다. 최씨가 만약 정당한 사유 없이 재산 목록을 제출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신고할 경우에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일각에서는 최씨의 재산이 대부분 상속받은 자산으로 구성돼 있다면 정씨가 분할 받을 수 있는 재산 비율이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현재 법원은 정씨가 제기한 재산분할 청구소송이나 재산명시신청 등에 대해 사안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당연히 정씨는 최씨에게 재산을 분할 받은 사실도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정씨는 재산분할 청구 소송이 진행되고 있던 6월 2억6000여만원 상당의 땅을 매입했다. 자금의 출처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목장 만들기 위해”
주변 지인에 융통


이 같은 의혹에 정씨는 “조용히 살고 싶어서 남아있는 것들을 다 정리하고 강원도에 내려오게 됐다. 목장을 만들기 위해 땅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매입 자금에 대해서는 남아있던 돈과 주변 지인에게 융통한 돈으로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출신부터 이력까지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있다. 1995년 최씨와 결혼하고 1998년부터 2004년까지 박근혜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게 그나마 뚜렷한 정씨의 행적이다.

정씨는 1998년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정계에 입문했을 당시 입법 보조원으로 활동했다. 이후 정씨는 2002년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현재 새누리당)을 탈당해 만든 한국미래연합서 비서실장을 맡았다.

박 대통령과는 2004년까지 함께 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이후 정씨가 무슨 직업을 가졌고, 어떤 생활을 해왔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2014년 비선실세라는 의혹과 함께 세간을 조명을 받으면서 존재감을 드러날 때까지 약 10여년간의 행적이 모호한 것이다.

이혼한 부인과
재산분할 소송

정씨는 조용한 삶을 살고 싶어 강원도 횡성에 땅을 매입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매입 자금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소명이 이뤄질 때까진 그 바람을 이루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