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 싫다' 떠나는 현각 스님

2016.08.05 16:51:10 호수 0호

[일요시사 취재1팀] 안재필 기자 =지난달 28일, 하버드대 출신 미국인 스님으로 대중에게 알려진 현각 스님이 한국 불교와 인연을 끊겠다고 밝혔다.



25년간 대한불교조계종의 승려생활을 한 현각 스님은 한국불교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현각 스님의 지적은 불교계 내부에서도 거론되던 문제다. 그는 상명하복식 유교적 관습, 국적·남녀 차별, 신도 무시, 기복신앙 등을 실망의 원인으로 거론했다.

지난 2014년엔 조계종 파벌싸움 등 종파의 타락에 실망한 송담 스님의 탈종과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송담 스님은 탈종하며 “수행가풍을 바로 잡으라”고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각 스님은 지난 1990년대 후반 제작된 KBS <일요스페셜> 2부작 <만행>으로 국내에서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다. 지난 2004년 열반한 숭산 선사의 제자로 지난 날 ‘선의 나침반’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는 영어로 불법을 전하며 한자위주로 되어있는 설법보다 더 쉽게 법문을 이해할 수 있게 노력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25년 조계종 승려생활 정리
유교 관습, 신도무시에 실망

현각 스님은 페이스북에 “오는 8월 중순에 한국을 마지막으로 공식 방문한다”며 “화계사로 가서 은사 스님(숭산 선사)의 부도탑에 참배하고 지방 행사에 참석한 뒤 한국을 떠날 준비를 하겠다. 물론 환속(속세로 돌아가는 것)은 안 하지만 현대인들이 참다운 화두선(화두를 두고 참선함)공부를 할 수 있도록 유럽이나 미국에서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각 스님이 떠나는 원인으론 화계사 국제선원이 올해 초 해체된 점도 문제로 지목받고 있다.

문제를 지적하던 그의 글에 “화계사 국제선원을 해체하고 그 자리를 기복 종교로 만들었다. 참 슬픈일이다”라는 비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달 31일 중앙승가대 교수이자 월정사 교무국장인 자현 스님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각 스님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현각 스님에게 ‘하버드라는 한국인의 환상 덕분에 처음부터 조계종 상위 1%에 속했던 사람’이라며 어떻게 그 조건을 비판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외국인 스님은 장식품이라는 생각엔 100% 동의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는 “25년이 지나도 (현각 스님처럼) 한국말이나 한글이 제대로 안 되는 사람들을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라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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