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교수 추락사, 의문 셋

2010.11.09 10:46:33 호수 0호

“그녀는 왜 아파트서 몸을 던졌나?”

순천향대 경영학과 부교수 아파트 화단서 숨진 채 발견
유가족, 타살 의혹 제기…주검 발견 전날 가족들과 통화
자살로 판단하기에 의문점 많아 경찰 수사에 이목 쏠려



장래가 촉망되는 30대 젊은 여교수가 자신이 살던 아파트 화단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이 아파트 9층에 살던 노모 교수(39·여)가 복도 창문으로 몸을 던져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유가족들은 타살 의혹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연세대학교 재단에서 15년 동안 이사장 비서로 일하던 노 교수는 올해 3월 순천향대 경영학과 부교수로 임용됐고, 이후 새로운 환경에서의 생활을 힘들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숨진 노교수의 유가족들이 그녀의 죽음을 자살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세 가지 의문점에 대해 취재했다.

연세대학교 재단 이사장의 비서를 역임했던 30대 젊은 여교수가 의문의 추락사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새벽 6시께 순천향대 경영학과 교수 노모(39·여)씨가 자신의 스웨터에 머리가 묶인 채, 충남 아산시 신창면 읍내리 순천향대 옆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창문에는 노 교수의 머리를 감싸고 있던 스웨터 자락이 걸려 있었다.

여교수, 도대체 왜?

경찰은 노 교수가 발견된 위치와 노 교수가 살던 아파트를 비교했을 때, 전날 밤 자신이 살던 이 아파트 9층 복도 창문에서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가족들의 동의를 얻어 부검을 했고, 1차 부검을 마친 뒤 “추락 외에 외상 등 타살의 흔적은 없다”고 유가족에게 전했다. 실제 1차 부검 결과 노 교수의 시신에서는 골절과 장기 파열 외에 다른 사인이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노 교수의 가족들은 타살 가능성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미혼인 노 교수는 지난 2월까지 연세대 재단 이사장 비서로 15년간 일하다가 올해 3월 순천향대학교 경영학과 부교수로 임용됐고, 최근 숨진 노 교수가 가족들에게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자주 토로했다는 것.
이와 관련 노 교수의 유족들은 “노 교수가 그동안 ‘신변의 위협을 느낀다’는 말을 해왔다”면서 “지난 추석 이후부터 ‘미행을 당하고 협박 전화를 받는다’고 힘들어 했다”고 주장했다.

노 교수가 같은 과 동료 교수들한테서 협박 전화를 받았다는 것.
유가족들은 “특정 학교 출신 동료 교수한테서 ‘학교를 그만두라’는 내용의 협박전화를 받았다고 들었다”면서 “‘너 하나 없어져도 아무렇지 않다’는 막말까지 들어 상당히 불안해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순천향대 측은 “학교 내부에 교수들 사이의 알력이나 다툼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최근 노 교수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 동료들이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실제 노 교수가 재직했던 경영학과 교수진을 살펴보면 여교수는 노 교수 뿐이었다. 나머지 교수들은 모두 남성들이었고, 하나같이 국내 TOP3에 속하는 대학을 졸업했다. 노 교수 역시 연세대를 졸업해 학력 면에서는 부족한 게 없어 보였지만 지난 7개월 동안 노 교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침묵 속에 묻혔다.

그런가 하면 노 교수 유가족들은 그녀의 죽음을 두고 “자살이라고 보기에는 의문점이 너무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먼저, 집 안 창문을 놔두고 창문턱이 자신의 가슴보다 높은 복도에서 뛰어내릴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보통 자살을 하는 사람들은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으면서 숨이 끊어질 때까지 덜 고통스러운 방법을 선택한다. 그 과정도 복잡하지 않은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노 교수의 시신이 발견된 화단의 자리로 판단했을 때 노 교수는 자신의 집 안 창문이나 베란다가 아니라 창문턱이 자신의 가슴보다 높은 복도에서 뛰어내렸다. 이 높이에서 자살을 하려면 창문턱까지 올라서거나 창문턱에서 몸을 굴려 추락해야 하기 때문에 자살하려는 사람이 선택한 방법 치고는 번거로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유가족들은 얼굴에 스웨터가 묶여 있는 것도 이상하다고 주장했다. 자살을 앞두고 두려운 마음에 눈을 가리려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스스로 옷을 이용해 얼굴을 감싸는 행위가 부자연스럽다는 것.

마지막으로 유가족은 유서가 없었다는 점과 주검이 발견되기 전날 저녁 어머니와 통화하면서 평상시처럼 “주말에 집에 갈게요”라고 말했다는 점을 들었다.
교수라는 직업의 특성과 노 교수가 평소 학교생활로 힘들어 했던 점을 감안했을 때 자살을 선택했다면 그간 있었던 일이나 마음고생의 내용 등을 글로 남길 만하고, 자살할 사람이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주말에 집에 가겠다”는 말을 했을 리 없다는 주장이다.

한편, 노 교수는 순천향대 교수로 임용되기 전 몸담았던 연세대 재단 동료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지기 하루 전, 연세대 재단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들에게 ‘신변의 위협을 느낀다’며 도움을 요청했다는 증언이 나온 것.

추락사 의문 셋


모 언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연세대 모 직원은 “노 교수가 최근 ‘생매장 시키겠다’는 협박 전화를 많이 받는다며 무서워하기에 26일 동료와 함께 노 교수를 찾아 위로했다”면서 “정교수로 임명될 때까지만 버티라고 했는데 이틀 만에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고 탄식했다.
능력 있고 아름다운 젊은 여교수의 의문의 추락사, 유가족의 강력한 타살 의혹 주장, 경찰의 집중 수사. 과연 진실은 밝혀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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