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폭력남편 살해 할머니 구속 취소

2010.11.09 10:49:00 호수 0호

“남편 살해했지만 안타까운 삶”

50년 동안 맞고 산 할머니 우발적 남편 살해
고령인데다 극도의 불안증세 보여 석방 결정



결혼한 이후부터 한 평생을 가정폭력에 시달려온 70대 할머니가 말다툼 끝에 남편을 살해해 구속됐지만 검찰이 구속취소 결정을 내렸다.
지난 5일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검찰시민위원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남편(83)을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달 21일 구속된 유모(76·여)할머니를 석방했다.

학계와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시민위원회가 평생 남편의 가정폭력에 시달린 할머니가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만큼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
20세에 결혼한 유 할머니는 줄줄이 딸만 7명을 낳으면서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45세에 드디어 막내아들을 낳았지만 부부간의 불화는 끊이지 않았다. 사건이 발생한 날에도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말다툼을 벌이다 일을 저질렀다.

유 할머니의 남편은 난치성 질환인 버거씨병으로 거동이 불편해졌다. 최근에는 발가락을 절단해야 하는 진단까지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퇴원해 집에서 지냈고, “왜 고집을 피우느냐”는 유 할머니의 핀잔에 다툼이 일었다. 화가 난 남편이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자 유 할머니는 창고에 있던 각목으로 남편을 내리쳐 숨지게 했다.
한편, 순천교도소에서 풀려난 유 할머니는 딸들이 살고 있는 부산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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