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국감 지상중계

2010.10.12 09:39:22 호수 0호

국감장에 ‘하반기 정국 주도권’ ‘국감스타’ 판돈 두둑




한나라당은 ‘민생국감’, 민주당은 ‘4대강 국감’
공들인 자료, 날카로운 질의로 ‘국감스타’ 노려

여의도가 국감모드로 전환했다. 4일부터 23일까지 20일간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 등 516개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여야는 각각 이번국감을 ‘민생국감’ ‘4대강 국감’으로 정하고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정감사를 통해 하반기 정국 주도권 장악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타 정치인’으로 거듭나려는 초·재선 의원들과 차기 주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여의도는 국감이 한창이지만 여야 정치권은 ‘포스트 국감’을 겨냥하고 있다. 10월 재보선이 ‘초미니 선거’로 치러지게 되면서 국감에서의 기 싸움이 하반기 국정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선점전’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나라당은 이번 국감의 화두를 ‘친서민’ ‘민생국감’으로 정했다. 민생·복지와 관련한 정부 정책과 예산을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번 국감을 통해 정부의 친서민 정책을 집중 점검하고, 야당의 정치공세에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서민대책 위한 정책점검에 중점을 두겠다”며 “이번 국감이 보육, 일자리, 물가안정 등을 총점검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친서민 vs 4대강 맞대결


반면 민주당은 이번 국감을 ‘4대강 국감’으로 규정하고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했다. 국토해양위, 농림위, 환노위 등 관련 상임위를 중심으로 대형 보 건설과 대규모 준설 등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내년도 4대강 사업 예산 9조 5747억원을 대폭 삭감해 민생예산으로 돌리겠다는 것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번 국감에서는 정부의 4대강 사업 등 현안에 대해 철저히 검증해 대안을 제시하겠다”면서 “특히 4대강 특위 구성 등을 계속 요구하고 4대강 사업 예산을 삭감해 민생예산에 사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손학규 대표도 “4대강 예산과 같이 나라를 파괴하고, 경제 흐름을 왜곡하는 정책에 적극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공세에 한나라당은 “4대강 사업 예산을 축소하고 복지예산으로 돌려야 한다고 말하는데, 내년 예산은 사상 최대의 복지예산”이라며 “야당의 주장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고 정치도의상 어긋나는 것”이라고 막아섰다.

4대강 사업은 현 정권의 핵심 정책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공든 탑’이기 때문이다. 이번 국감을 통해 4대강 사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면 이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정치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한층 공세를 강화할 민주당과 방어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물러설 수 없는 힘겨루기’가 국감 내내 계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밖에도 이번 국감에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여러 사안들이 부상하고 있다. 국무총리실의 민간인·정치인 불법 사찰과 스폰서 검사, 공무원 특별채용 비리, 천안함 사태·대북 쌀 지원·북한의 3대 세습 등 남북문제, 배추 값 상승 등 민생 사안들이 쟁점이 될 수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여러 가지 이슈가 뜨고 지며 하반기 국정에서 여야의 힘을 저울질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이러한 것들이 정쟁으로 흐르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감에는 여야뿐 아니라 ‘정치인’ 있다. 수많은 국감 자료와 질의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국감장 스타’들이다. 국감스타가 되면 ‘지역구 의원’에서 단번에 ‘전국구’의 지명도를 얻게 되는 만큼 공을 들이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

이중에서도 초선·비례 의원들은 사뭇 진지하다. 지역·정치적 지지기반이 마련된 선배 의원들과는 달리 이들은 다음 총선에서 승리를 기약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정가 안팎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는 차기 주자들보다는 새롭게 떠오르려는 차차기 주자들 사이에서 국감의 인기가 높은 편이다.


국감스타 한사람이 국감 분위기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만큼 여야 지도부도 소속 의원들을 격려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한나라당은 아예 당 자체적으로 ‘국감 우수의원 명단’을 작성, 발표하고 있다.

이중 김성식 의원의 활약이 남다르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인 김 의원은 당내 실무 전문위원들이 선정한 ‘이날의 국감 우수위원’으로 이틀 연속 선정됐다.

그는 지난 4일에는 ‘재정위험 관리 및 세출구조 개선을 위한 정책 과제’, 5일에는 ‘고용 안정을 위한 정책 전환과 과제’라는 국감 준비 자료를 제시했다. 각각 243쪽, 298쪽 분량인 이 자료들은 김 의원이 지난 1월부터 준비한 정책 보고서들이다. 또한 이와는 별도로 ‘2010 국정감사 정책연구 시리즈’란 제목의 2권짜리 책자와 ‘일본 경제 따라하지 않기’라는 50쪽 분량의 파워포인트 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이에 동료 의원뿐 아니라 윤증현 재정부 장관까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김성조 기획재정위원장은 “의정 사상 최고의 의원 보고서”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윤 장관도 “정부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자료”라며 “정책제도를 수립하고 보완하는데 큰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고 김 의원을 치켜세웠다.

민주당에서는 신학용 의원이 국감스타로 떠올라 박지원 원내대표로부터 “금메달감”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국감 활약 ‘남다르네’

국회 국방위 소속인 신 의원은 지난 4일 국감에서 천안함 사건 당일 군이 북한의 이상 동향을 파악하고도 적절히 대응하지 않았다는 점을 폭로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역시 국정감사는 ‘민주당 국정감사’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어제 대한민국 국회의 국정감사 금메달은 신 의원”이라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것.

남은 국감에는 국감철에 특히 빛을 발하는 이들이 가세할 것으로 보여 10월 국감장의 열기는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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