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가 신종업소 유통기한 얼마나 되나

2010.10.12 09:15:22 호수 0호

고객 ‘사정’ 안 봐주면 그 길로 끝!

유리방·프리허그방·야설방 사실상 1년 못가 폐업
호기심에 찾던 손님도 ‘마무리’ 없으면 발길 끊어



신종업소가 끊임없이 문을 열고 닫는 강남 유흥가에는 묘한 법칙이 있다. 결국은 고객의 ‘사정(射精)’을 봐줘야만 장수할 수 있다는 것. 업소를 찾는 남성 대부분이 ‘마무리’를 해야만 만족감을 느끼는 이유에서다. 유사성행위 없이 지금까지 살아남은 업체는 2008년 국내 첫 선을 보인 ‘키스방’이 유일하다. 하지만 일부 키스방의 경우, 유사성행위는 물론 성매매까지 제공해 단속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후 키스방의 아성을 이어받아 유사성행위 불가능을 전제로 나름 건전함을 콘셉트로 한 유리방·프리허그방·야설방 등이 생겨났지만 대부분 1년을 넘기지 못하고 폐업하고 말았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대한민국 남성들이 룸살롱을 비롯한 밤문화를 즐기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그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소위 말하는 ‘2차’ 때문이다.

성매매 특별단속이 시작되기 전에는 어느 지역에서든지 집창촌을 흔히 볼 수 있었지만 단속이 시작되면서 집창촌은 와해됐다. 이후 풀살롱, 구미식, 북창동식 등 2차를 해결할 수 있는 룸살롱 시스템이 속속 등장했고, 대딸방, 입싸방, 안마시술소, 휴게텔, 인형방, 페티시 클럽 등 유사성행위 업소가 경쟁적으로 생겨났다. 시스템은 저마다 달랐지만 결국 직접적인 성관계 없이 남성의 사정을 돕는다는 부분에서는 일맥상통하는 업소들이다.

건전한 밤문화는 없다

유사성행위 업소는 그야말로 승승장구 했다. 직접적인 성관계에 길들어 있던 남성들은 누군가가 대신 자위행위를 해주는 듯한 유사성행위 업소의 매력에 푹 빠졌다. 게다가 성적 소수자라고만 생각했던 페티시 클럽이 대중화 되면서 펨돔, 펨섭 등 SM 플레이를 통해 새로운 성적 판타지를 경험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사성행위조차 경찰의 단속대상에 오르자 사람이 아닌 인형을 대상으로 한 ‘인형방’이 문을 열었다. 남성들의 ‘사정’ 욕구를 채울 수 있는 탈출구는 어떻게든 생겨나고 있었던 것. 하지만 대화나 교감을 나눌 수 없다는 인형방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유사성행위를 하지 않으면서 인간적인 교감을 느낄 수 있는 업체. 2008년 키스방은 그렇게 국내에 들어왔다. 일본에서 유입된 키스방은 오픈 초기 대단한 성업을 이뤘고, 그 명성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애인모드로 일관하며 탈의를 하지 않은 채 키스와 스킨십은 허용한다. 하지만 유사성행위는 물론 2차는 절대 금물이다.

‘사정’에 약한 우리나라 남성들에게 과연 인기를 끌 수 있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지만 키스방을 찾는 남성들은 지금도 여전히 많다. 키스방이 인기를 끌면서 일부 키스방에서는 유사성행위는 물론, 성매매까지 나가기도 했지만 결국 살아남은 키스방은 초반에 정립한 나름의 룰을 제대로 지킨 키스방 들이었다.

대한민국 밤문화를 책임지는 업소 가운데 유사성행위를 하지 않고도 유일하게 살아남은 업소가 ‘키스방’인 것. 키스방의 성공에 힌트를 얻은 업주들은 키스방을 능가할 만한 아이템 찾기에 몰두했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유리방과 프리허그방·야설방 등이다.

유리방은 유리를 사이에 둔 남녀가 서로의 몸을 보여주면서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운영됐고, 프리허그방은 키스방 시스템에서 ‘키스’만을 뺐다. 야설방은 사방이 거울로 둘러싸인 방안에 남녀가 음담패설을 나누는 시스템이다.

운영 초반에는 호기심에 찾는 남성들이 제법 됐다. 유리방은 남녀 사이가 유리로 가로막혀 있어 서로를 훤히 볼 수 있으면서도 직접적인 스킨십은 장소를 옮겨야 했고, 프리허그방은 ‘키스’조차 허락하지 않는 강경함으로 남성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야설방은 사방이 거울로 되어 있어 남성의 요구에 따라 여성이 조금만 자세를 바꿔도 여러 각도에서 여성을 볼 수 있다는 점이 통했다.

하지만 이들 ‘방’들은 오래가지 못했다. 초반에는 호기심으로 업소를 찾는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남성들은 결국 ‘본전’ 생각이 간절했다. 비슷한 돈을 주고 업소를 찾았을 때 보고만 마는 혹은 얘기만 하고 마는 업소들은 특별한 메리트가 없었다. 남성 욕구의 기본인 ‘사정’의 본능을 채울 수 없었던 것.

결국 이들 ‘방’들은 점점 고객들이 원하는 쪽의 서비스를 시작했고, ‘자플’로 시작한 마무리는 추가요금을 더 낼 경우에 한해 ‘핸플’까지 이어졌다. 키스방의 아성을 무너뜨리고자 나름 건전한 콘셉트를 밀고 나가려던 유리방과 프리허그방이 오히려 키스방에서는 하지 않는 서비스로 밤문화 업소의 경계를 무너뜨린 것.

이렇게 되면서 오히려 대딸방, 휴게텔 등의 유사성행위업소와 차별성을 잃게 됐고, 그 이름은 유명무실해졌다. 야설방의 경우, 아직 폐업선언을 한 것은 아니지만 상황은 비슷하다.

야설방 역시 오픈 초기 상당한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식상함을 느낀 남성들의 발걸음은 점점 줄었고, 업주 입장에서 손님을 끌기 위해서는 다른 업소와 같은 서비스를 하지 않으면 안됐다. 결국 ‘자플’ ‘핸플’ ‘펨돔’ 서비스까지 시작하게 됐고, 다른 업소와 다르지 않은 서비스가 진행되자 여성 매니저들이 이를 문제 삼기 시작했다.


건전함을 방패삼아 업소에 출근하던 여성 매니저들이 서비스가 격해지자 출근을 꺼리게 된 것. 실제 현존하는 야설방은 여성 매니저가 한 명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야설방 업주는 “문 닫을 날만 기다리는 상황이다. 초반에는 장사가 잘 됐지만 고객들의 요구사항에 맞추다보니 매니저가 부족한 상태에 이르렀다. 결국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업소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은 남성만족이 최고

수많은 업소가 문을 열고 닫지만 결국 살아남는 업소는 ‘2차’ 혹은 ‘유사성행위’가 가능한 업소이기 때문에 좀 더 어두운 곳에서 좀 더 자극적인 서비스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대부분 유흥 관계자들은 “선보일 만한 업소는 거의 다 나왔다”고 말한다. 룸살롱의 경우 ‘초이스의 변화’가, 유사성행위 업소의 경우 ‘서비스의 변화’가 남성 발걸음을 좌지우지 하는데 더 이상 변화시킬 만한 아이템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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