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정계개편서 ‘대세론’ 잡는다!

2010.10.05 09:55:00 호수 0호

한나라당 잠룡 4인4색 차기 대권 프로젝트



박근혜·김문수·오세훈·정몽준 차기대권경쟁 본격화
수요일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 ‘모두 모여라’

대권을 노리는 한나라당 차기 주자들의 레이스가 한창이다. 2012년 대선에서 본선 진출 티켓을 쥘 ‘당 대표주자’ 자리를 두고 이미지 변신을 통한 외연 확대와 지지율 끌어올리기 등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썰렁 개그’로 높게 쌓인 벽을 치우고 있고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살아있는 권력’에 각을 세우면서 ‘차기’ 이미지를 굳히는 동시에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정몽준 전 대표도 독설로 정치 행보를 재개했다. 이들은 특히 수요일 열리는 당의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 참석, 경쟁구도를 본격화해나갈 전망이다.



한나라당 차기 대선주자들이 제각각 대권레이스를 시작했다. 이들은 정치 행보에 이전과는 분명한 차이를 두고 있어 ‘대권’을 향한 발걸음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풍기고 있다.

대권행보의 첫 번째는 이미지 변신이다. 박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동 후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친박계 수장이라는 자리에서 벗어나 친이계 의원들과의 잇단 회동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는 것.

박 전 대표는 지난달 27일 박준선·이범래·유정현·주광덕·조문환 의원 등 수도권 출신 친이계 인사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정중동 비튼 박근혜
친이계로 소통폭 늘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친이계 의원과도 만나고 싶었는데 지난 2년간 당내에 벽이 조금 있어 친이 의원들이 부담스러울까봐 만남을 청하지 못했다”면서 “이제 서로 부담을 덜 수 있는 시기가 된 것 같으니 현안에 대해서건,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서건 언제든지 서로 연락하시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당 대표 시절 국회의원이나 지구당위원장 공천 시 출신 등에 대한 구분을 가져본 적이 없다. 누구든 능력 있는 사람이면 중용해왔다”며 “대한민국의 발전과 이를 위한 당의 역할에 대한 가치를 공유하는 사이인 만큼 앞으로도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자”는 말로 그동안의 계파를 떠나 모두 ‘품’에 안을 수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에도 김재경·김정훈·김정권·권경석·신상진 의원 등 친이계 재선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 했으며 1일에는 한나라당 전체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청와대 만찬에 참석했다.

박 전 대표는 의원들과의 만남에서 썰렁 개그로 그간 의원들과의 사이에 높게 쌓여있었던 벽을 허물고 있다. 그리고 정치권은 이를 내년 초 대권 경쟁이 본격화될 것을 염두에 둔 발언과 행보로 풀이하고 있다.

친박계 인사들도 박 전 대표의 대권 행보가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친박계 현기환 의원은 지난달 29일 “2007년 경선 당시 캠프에서는 너무 늦게 (대권행보를) 시작했다는 반성이 있었다”면서 “박 전 대표가 내년 초부터 서서히 외부 활동을 넓혀나가고 그동안 공부했던 것들을 메시지로 던지는 과정을 거쳐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표와 친이계 의원들 간 잦은 회동에 대해 “세종시 문제 때문에 잠시 중단된 것이 그 사안이 일단락되면서 계속하는 것이고 6·2 지방선거의 교훈인 화합과 소통에 솔선수범해 앞장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권 한 인사는 이 같은 계파 허물기 행보와 관련, “정치라는 게 항상 세력의 이합집산이 있기 마련”이라면서 “내년이 되면 친이·친박계는 없어지고, 새로운 모임이 생겨나고 새롭게 이합집산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권 경쟁이 본격화되면 지난 대선에서 생긴 세력구도가 와해되고 차기 대선주자들을 중심으로 한 당내 세력개편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정치에선 권력다툼이 있기 마련이고, 도가 지나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며 “여권 내에서 권력문제에 대해 여러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는데 이를 항상 권력다툼이나 권력싸움으로 규정짓는 것도 문제다. (계파 문제를) 갈등과 불안요소가 아니라 긍정적인 경쟁구도로 끌고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소통행보가 겨냥하고 있는 것은 내년 초 정계 개편이나 다음 대선만은 아니다. 이 대통령과의 ‘8·21회동’ 이후 친이계 의원들과의 만남이 계속되면서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실시한 주간 정례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과의 회동이 있은 직후 26.9%의 지지율을 얻었으며 이후 친이계 오찬으로 27.4%, 대구 당정회의 참석 후 27.6%의 지지율을 보인데 이어 지난달 14일 여성의원 오찬 후 29.1%의 지지율을 기록, 최근 들어 가장 높은 지지율을 나타냈다. 특히 당내 여성의원들과의 오찬 다음날엔 일시적으로 30.6%까지 올라 4개월여 만에 30%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내년 초 한나라당 빅뱅
차기 중심으로 ‘모여라’


지지율의 상승 여력도 남아 있다. 박 전 대표의 지지율 상승은 특히 지역적으로는 대구·경북에서, 지지정당별로는 한나라당 지지층에서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큰 편이다. 세종시 정국 등을 거치며 박 전 대표에게서 멀어졌던 한나라당의 ‘집토끼’가 그에게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친이·친박계를 아우르는 소통행보를 통해 한나라당 지지층의 결집을 얻은 것. 이는 당장 지지율 상승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내년 초 정계개편에서도 적잖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정가 인사들의 전언이다.

 최근 박 전 대표와 함께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주목받고 있다. 이 대통령과 각 세우기를 본격화하며 차기 입지를 굳히는 동시에 지지율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지사는 미국 방문 중이었던 지난달 28일에도 “CEO 리더십이라는 것만으로는 바로 국가를 운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CEO 리더십은 국가의 리더십이 아닌 기업의 리더십”이라는 말로 CEO 출신인 이 대통령의 리더십 한계를 겨냥했다.

그는 “기업의 리더십은 냉정할 정도로 글로벌한 경쟁 속에서 주어진 자원을 효율적으로 잘 이용해 이윤을 내는 리더십이지만 국가리더십은 좀 다르다”며 “국가는 효율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약자를 보호하거나 강대국이 옆에 있을 경우 국방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등 다른 부분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런 면에서 퍼블릭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는 통일도 안 된 상태로 ‘네이션빌딩’(nation building)이 진행 중이며 국가를 굳건히 세우기 위해 국가의식, 국가목표, 국가전략, 국가리더십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MB 겨냥 ‘독설’ 김문수
국내·외서 ‘광폭행보’

그러나 그는 자신의 발언이 이 대통령을 겨냥한다는 정치적 해석을 우려, “내 말의 취지는 CEO 리더십이라는 게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효율성만이 아닌 공의 덕목을 담은 플러스 알파가 리더십에 필요하다는 얘기”라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의 정책부터 리더십까지 조목조목 비판하는 동안 그의 지지율은 급상승했다. 리얼미터가 9월 셋째 주 실시한 주간 정례 여론조사 결과, 김 지사의 지지율은 박 전 대표(29.1%)와 유시민 전 장관(13.9%)에 이어 9.4%로 3위를 차지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비등한 지지율을 보여 왔으나 이제 한명숙 전 총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 5위는 오세훈 시장(7.9%), 6위는 손학규 전 지사(7.1%), 7위는 정몽준 전 대표(5.5%), 8위는 이회창 대표(3.7%) 순이었다.

김 지사는 특히 9월 첫째주 보수계 유력주자군 선호도 조사에서 11.6%로 2위, 둘째 주 여론조사에서는 12.1%로 2위, 셋째 주 여론조사에서는 11.2%로 2위를 차지했다. 1위인 박 전 대표를 제치지는 못했지만 3위를 차지한 오 시장과는 첫째 주에는 1.4%, 둘째 주에는 2.6%, 셋째 주에는 2.7%의 지지율 격차를 보이며 앞서 나가고 있다.


정몽준 전 대표도 ‘독설’까지는 아니지만 아픈 곳을 정확히 꼬집는 ‘소신발언’으로 차근차근 대권을 향한 공든탑을 쌓아 올리고 있다. 또한 바쁜 일정 속에서도 지역구를 방문, 지역민과의 접촉면을 늘리는데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각각 대선레이스에 집중하고 있는 차기 주자들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이 지난달 27일 시도지사 중앙당 회의를 통해 ‘당 소속 시도지사는 최고위원회의 요청에 의하여 당의 주요회의에 출석해 발언할 수 있다’는 당헌 개정안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수요일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당내에서는 박 전 대표와 정 전 대표, 이재오 특임장관 등이, 당외에서는 오 시장과 김 지사 등 당의 차기주자로 분류되는 이들이 모두 참석대상이라는 이유에서다.

오 시장과 김 지사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오 시장은 “당과 지자체 간 정책 협의는 상당히 필요하다”고 했고, 김 지사도 6월 지방선거 직후 “당이 바닥 민심을 너무나 모른다”며 “미국의 경우 주지사가 당 대표를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도 시·도지사가 당무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던 것.

수요회의가 한나라당의 ‘차기 대선주자 육성 프로젝트’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당 안팎의 차기 주자들이 모두 참석 가능해 회의를 통해 대권 경쟁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당이 대선주자 선출을 앞두고 토론회 등을 통해 각 후보들의 역량을 검증하는 것처럼 수요회의가 당의 차기 주자들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는 동시에 후보들의 내공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당 밖 오세훈·김문수
수요회의 통해 ‘대권수업’

이에 대해 한나라당 한 관계자도 “차기 주자는 다양화될수록 좋다”면서 “지자체장들의 수요회의 참석은 이들을 차기 대권주자로 키워내는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자유로운 경쟁이 이뤄지는 사이에 당은 좀 더 경쟁력 있는 후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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