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김한길, 소설가 출신 맞는가!

2016.01.07 15:18:14 호수 0호

지난 2013년 민주통합당(이하 새정치민주연합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민주당으로 칭함) 5.4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당시의 일이다. 김상현 전 의원이 모 방송에 출연하여 차기 당 대표로 누가 선출되었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개인적 차원임을 전제로 김한길 후보가 되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였다.



그 사유를 묻자 “김 후보가 소설가 출신이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 없고 아울러 곤경에 처한 민주당의 단합을 도모하여 잘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 답변했다.

당시 필자 역시 김 전 의원의 혜안에 조용히 찬사를 보냈었다. 소설가는 항상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고 그러기에 여하한 경우라도 불가능이 있을 수 없다는 필자의 지론과 괘를 함께하기 때문이었다.

또한 소설가, 소설가라는 미명하에 글 장난하는 글쟁이가 아닌 자신만의 철학과 사상을 겸비하고 있어야 하는 문학인으로서 소설가는 세상에 그 어느 것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지저분하게 세상 살지 않아도 되는 특권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연유로 필자도 김 후보가 제1야당의 대표가 되어 낙후된 이 나라의 정치를 업그레이드 시켜주기를 고대했다. 그런데 민주당 대표로 당선된 김한길 의원이 의외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불가능한 일이 없어야 하건만 당내 강성 세력,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맹신하는 세력들에게 발목이 잡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현상이 이어졌다. 시선을 국민에게 주어야 하건만,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그저 자기 보신에만 오로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문학인이라면 자신의 철학과 양심에 따라 죽음을 불사할 정도로 당당할 수 있는 특권을 지니고 있어야 하는데, 필자의 시선에는 그저 무뢰배 정도로 보이는 인간들이 두려워 제 갈 길을 등한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학인의 입장을 떠나 정치 역학상으로 살펴보아도 김 의원은 엄연히 전당대회를 통해, 즉 당원들에 의해 당당하게 대표로 당선된 만큼 유사시 한방 내지를 수 있는 여건을 겸비하고 있었다.

김 의원 정도의 정치 역정을 지니고 있다면, 그를 잘 이용하여 대권까지 바라볼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절호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위기로 만들어 갔다.

그리고 장고 끝에 악수 둔다고, 가뜩이나 열악한 정치판에 분탕질로 일관하는 안철수와 덜컥 손을 잡는 그야말로 악수 중에 악수를 두게 된다. 또한 안철수가 민주당을 탈당하자 그 뒤를 이어 탈당하고 결국 안철수와 동반자 관계를 구축했다.

소설가로서, 아니 문학인을 자처하는 필자로서 김 의원의 행태는 이해하기 힘들다. 누누이 이야기하지만 안철수는 패거리를 근간으로 하는 정치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고 그래서 인간적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김 의원이 그를 모를 리 없지만 부연한다. 안철수가 우리 정치판에서 내세울 수 있는 경쟁력은 오로지 돈이다. 780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돈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 외에 정치판에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

혹자는 국민들이 품고 있는 썩어문드러진 현실 정치에 대한 반감이 안철수의 몫이라 강변할 수 있다. 결코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보인 안철수는 국민들의 염원을 감당할 수 있는 철학은 고사하고 그가 주장하는 제거 대상으로 급격하게 전락했다.

한 가지만 예로 들자. 안철수의 후안무치에 대해서다. 민주당 혹은 민주당 출신 인사들은 민주당에 대해 험담할 수 있다. 그러나 안철수는 안 된다. 왜냐, 말장난만 쳐대던 안철수에게 국회의원 배지를 달아준 당사자가 민주당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준 그 당에 대해 독설을 마다하지 않는 안철수에 대해 필자는 <일요시사> 지면을 통해 그의 가정교육에 문제가 있음을 언뜻 내비친 바 있다. 결국 김 의원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고 이미 희망이 아닌 절망의 아이콘으로 전락한 안철수와 미래를 그리겠다고 나섰다.

김 의원의 작금의 행동은 소설가다운 처사가 결코 아니다. 모두에서 말했지만 소설가는 소설가가 지닌 특권을 활용하여, 자신을 희생하여서라도 이 사회에 희망을 주어야한다. 그런 측면에서 작금에 보인 그의 처사는 실로 이해하기 힘들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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