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전당대회 ‘배수의 진’ 친 까닭

2010.09.07 09:21:49 호수 0호

한 자릿수 대권주자 지지율, 19대 총선 현지역구 불출마
돌파구는 연임 뿐?…업적·정통성 강조하며 당권 정조준



정세균 전 대표가 10월 전당대회에 올인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권은 물론 차기 대권 경쟁까지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행보는 경쟁을 펼치고 있는 당내 빅3 중에서도 가장 다급하다. 19대 총선에서 현지역구 불출마 선언을 한데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은 여전히 바닥을 맴돌고 있어 ‘벼랑 끝’에 선 장수의 심정이 된 것. 당대표 연임이라는 승부수가 통하지 않을 경우 그의 정치인생도 중대한 기로에 설 수 있어 각오가 남다르다.

정세균 전 대표가 도전장을 들고 돌아왔다. 7월 재보선 패배 후 당대표직에서 물러났던 정 전 대표는 지난달 22일 “민주당의 큰 변화, 그 선두에 서겠다”며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정 전 대표는 지난 2008년 당대표가 된 후 두 번의 재보선과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연승을 거두며 당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7월 재보선 패배와 당내 주류·비주류 갈등 등으로 당대표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한달여 만에 연임 도전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당대표 연임 승부수

정 전 대표의 연임 도전은 ‘벼랑 끝 전술’이기도 하다. 그가 당대표로 있는 2년 동안 민주당의 지지율은 한자리 수에서 30%대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은 1~2%대에 머물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8월 넷째 주 정례 여론조사에서 정 전 대표는 ‘차기 여야 대권주자군’에 포함되지 못했다. 진보계 유력주자군에서의 지지율도 유시민(17.2%), 손학규(14.8%), 한명숙(13.0%), 정동영(8.6%), 추미애(3.9%), 노회찬(3.1%) 등에 밀린 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대표’로는 인정받았을지언정 정치인으로서 더 큰 그림을 그리는 데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

게다가 지난해 4월 19대 총선에서 현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부담이다. 정 전 대표는 기득권 포기 의지를 “나의 진정성을 만분지일이라도 표현하고자 19대 총선에서 현재 제 지역구인 진안·무주·장수·임실 지역구에서 출마하지 않겠다는 것을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약속한다”는 말로 강조했다.

그가 19대 총선에 출마할 경우 당의 빅3로 꼽히는 거물급 인사라는 점에서 ‘접전지역’에 전략공천돼 쉽지 않은 승부를 펼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정치인으로서의 생명력도 더 높은 곳을 향한 비상도 지금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가시밭길을 가게 된다는 것. 때문에 이번 전당대회에 대한 그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정 전 대표는 자신이 당 대표로 있던 지난 2년간의 업적을 강조,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이를 평가받겠다는 계산이다.

그는 지난달 22일 ‘당원동지들께 드리는 글’에서 이 같은 의중을 드러냈다. 정 전 대표는 “2년 1개월, 죽을 힘을 다했다. 앞만 보고 달려왔다. 하루하루가 쉽지 않았다”면서도 “지난 2년 민주당에는 소중한 변화가 있었다.

분열했던 당이 통합됐다. 패배를 딛고 승리하고 있다. 10%대의 지지율이 30%대로 올랐다. 무대의 중심에 섰다. 2년 전 촛불집회에서 야유를 받던 우리가, 이제는 민주진영의 중심이 됐다. 나보다 당을 앞세우는 선당후사의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이제 ‘한번 해볼 만하다’는 기초체력이 생겼다”는 말로 자신의 ‘업적’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 2년을 “당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점진적 변화를 통해 기초체력을 회복한 시기”라고 평가하는 한편 “이제 거대한 보수세력에 맞서 이기기 위해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전 대표가 주장하는 ‘큰변화’의 목표는 ‘수권정당 건설’이다. 그는 “2012년 총선과 대선승리를 위해 전력질주 하겠다”면서 과감한 인재 영입, 젊은 패기, 통 큰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정 전 대표는 이 같은 ‘업적’과 ‘구상’을 전하기 위해 지난달 27일부터 대구·광주·대전·강원도 등을 찾아 간담회를 갖고 있다.

또한 간담회를 통해 “민주당은 민주당의 정통세력이 계승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세력의 힘을 통합해서 2012년 정권교체를 이룩할 수 있는 정통 민주세력이 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경쟁 상대인 정동영 의원과 손학규 전 대표를 겨냥하고 나선 것. 그는 “통합과정에서 486, 친노 배제를 주장한 사람이 있다. 같이 하면 당 못한다고 하던 사람들이 있다. 기회주의, 차별화 정치로 아픔을 준 사람들이 있다”는 말로 정 의원을 정조준했으며,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에서 단 한 번도 한눈팔지 않고, 외길을 지켜온 사람”이라는 ‘민주개혁세력의 정통성’을 강조, 손 전 대표와 차별화했다.

반DY 연대?

그는 특히 “통합을 위해 헌신해온 사람들, 개혁에 매진해온 사람들, 당의 젊은 역량들이 저와 함께 하고 있다”면서 자신과 함께 당을 이끌어 온 친노·486 인사들의 지원을 강조했다.

정치권은 정 전 대표가 손 전 대표와 지지기반이 일부 겹치는 데다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권은 물론 대권에 대한 논의까지 이뤄지게 될 것임을 감안, 정세균-손학규 연대 가능성을 높이 보고 있다. 또 다른 유력 당권주자인 정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 전 대표는 ‘정-손 연대설’을 일축하고 있다. 그는 연대설에 대해 “너무 정치공학적이며 생소한 말”이라며 “연대설은 신문에서만 봤다. 연대 이야기 이상하지 않나. 생소한 말이다. 누가 후보가 될지 모르는데 무슨 연대를 말하나. 내가 부탁을 하거나 협의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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