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 전위대 새울림 실체 해부

2015.12.28 11:30:55 호수 0호

총선 앞두고 탈당 "믿는 구석 있었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늦어도 내년 2월 초까지는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공언했다. 남은 시간은 고작 50일가량. 안 의원이 고작 50일 안에 신당 창당을 완료하겠다고 호언장담함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준비해온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주목받고 있는 조직이 바로 ‘새울림’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 구상을 발표했다. 안 의원은 이날 늦어도 내년 2월 초까지는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공언했다. 남은 시간은 고작 50일 가량이다.

안 의원이 창당을 서두르는 이유는 2월 초 설날 민심을 잡아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설날 여론은 민심의 바로미터다. 전국에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만큼 이 기간에 어떤 여론이 형성되느냐에 따라 다가오는 4월 총선의 판세까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은 설날 민심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고작 50일안에 신당 창당을 완료하겠다는 안 의원의 호언장담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이 이미 오래 전부터 신당 창당을 준비해온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주목받고 있는 조직이 바로 ‘새울림’이다. 새울림이 사실상 안철수 신당 창당의 전위대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신당 전위대?
실체는?

‘새울림’은 표면적으로 지난 대선에서 나타난 ‘안철수 현상’을 재구성하고 새로운 개혁정치의 길을 열어가려는 정치 활동가들의 단합을 위한 네트워크 조직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새울림이 사실상 안 의원의 신당 창당 준비 조직이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새울림에는 안 의원의 최측근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새울림은 새정치추진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이었던 이계안 전 의원이 서울지부 대표를 맡고 있으며 경기지부 대표는 안 의원의 싱크탱크인 네트워크 내일의 기획위원이었던 오창훈 변호사가 맡고 있다.

새울림의 대변인도 겸하고 있는 오 변호사는 과거 본지와의 통화를 통해 “새울림의 명시적인 목적이 창당은 아니지만 참여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당 창당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한 바 있다.

새울림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직후 발족해 꾸준히 정례모임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보도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안 의원의 측근들이 당 밖에서 신당 추진 모임을 가지고 있다면 언론의 관심이 집중될 만도 한데 이상하게도 그동안 별다른 보도가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조심스럽게 움직였다는 것이다.
 

이 전 의원은 아직 새정치연합에서 탈당 선언도 하지 않았다. 당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안 의원의 최측근이 외곽에서 사실상 창당 작업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이 전 의원과 안 의원을 싸잡아 성토하는 분위기였다.

신당 설계사 이계안 전 의원이 주도
각 지부 설립, 창당 기초공사 끝내

이 전 의원 외에도 새울림에 참여하고 있는 인사들 중 상당수는 아직 새정치연합의 당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울림은 창립 후 초기에는 보도자료를 내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을 홍보하기도 했지만 당내 시선들을 의식해서인지 어느 시점 이후로는 활동을 전혀 외부에 알리지 않고 물밑에서 조용히 움직여 왔다.

새울림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 이 전 의원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이 전 의원은 현대자동차 사장과 현대카드 회장을 지낸 전문경영인 출신 정치인이다. 이 전 의원은 전문경영인 출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14년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추진할 때 주도적으로 안철수 신당의 밑그림을 그렸던 인사였다. 그런 이 전 의원이 새울림을 운영해왔으니 새울림을 통해 신당의 밑그림을 어느 정도 완성해놓지 않았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의원과 새울림 회원들은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선언한 후 이미 신당 창당 작업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울림이 구축해놓은 지역 기반은 그대로 안철수 신당에 흡수될 전망이다. 새울림 회원들 중 아직 새정치연합의 당적을 가진 이들은 현재 탈당 시기를 조율 중이다.

당내 비판 의식
물밑에서 움직였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안 의원이 새울림을 통해 외곽에서 은밀히 세력을 모으다가 당내 상황에 따라 신당 창당을 위한 조직으로 탈바꿈시킬 수도 있고, 당에 계속 남을 생각이라면 이들을 입당시켜 당내 조직화할 수도 있었다. 한 마디로 안 의원의 비밀 하부조직이었던 셈”이라고 평가했다.


새울림에 참여하고 있는 강동호 전 내일 기획위원, 오창훈 변호사, 강연재 전 부대변인은 지난 2월 새정치연합의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 대선비망록인 <안철수는 왜?>라는 책을 출간해 정치권을 뒤흔들기도 했다. 이 책에는 당시 당권 출사표를 던진 문재인 대표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내용들이 잔뜩 담겨져 있었다.

책에는 안 의원이 “다시 2012년으로 돌아가면 문재인 의원과 단일화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거나 “나를 지지한 사람들이 문재인을 지지할 수 있도록 명분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문재인 측에서는 이것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없다”는 등의 내용이 실렸다.
 

심지어 저자들은 책에서 “민주당에서 처음에는 ‘안철수가 사퇴할 거다’라는 설을 퍼뜨리더니 안 먹히니까 ‘현실 대통령은 문재인, 미래 대통령은 안철수’라는 설을 퍼뜨렸다”며 일종의 민주당 대선 공작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안 의원은 자신과 논의하고 출간한 책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지금도 안철수 신당 창당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새울림 멤버들이 안 의원의 동의 없이 이 같은 책을 출간할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다. 안 의원이 이 같은 내용의 책을 출간하라고 직접 지시했는지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최소한 암묵적인 동의는 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 당시부터 안 의원이 문 대표 흔들기에 나섰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해당 책 출간에 참여했으며 새울림 집행위원을 맡고 있는 강동호 전 내일 기획위원은 안 의원의 탈당 직후 새정치연합 권리당원 2000여명과 동반 탈당해 안철수 신당에 합류했다.

신당 준비 끝?
준비된 탈당?

새울림 운영에 안 의원의 입김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정황은 또 있다. 안 의원의 또 다른 측근들이 만든 신당창당 준비조직인 ‘신당 추진을 위한 원탁회의(이하 원탁회의)’에 참여했던 인사들이 갑자기 대거 새울림으로 옮겨온 것이다.

새정치추진위원회 윤석규 전 전략기획팀장이 주도하고 있는 원탁회의는 당시 17개 시·도 권역별 지역 모임을 구성하는 등 구체적인 신당 창당 준비를 상당부분 진행해놓은 상태였다. 그런데 원탁회의에서 집행위원을 맡고 있던 강연재 전 새정치연합 부대변인과 강동호 전 정책네트워크 내일 기획위원 등이 원탁회의와 결별하고 새울림에 참여했다.

그들이 원탁회의와 결별한 이유는 원탁회의가 안 의원과 거리를 두려 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탁회의가 한때 안 의원과 한배를 탔었지만 안 의원에게 실망하고 안 의원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저버린 사람들의 모임이라면, 새울림은 한때 안 의원과 한배를 탔었고 여전히 안 의원을 지지하며 외곽에서 안 의원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선 친안계(친안철수)가 원탁회의와 새울림으로 나뉜 것에 대해 내부 알력다툼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관계없다더니…안철수 신당 참여
당원 배지 달고 남몰래 신당 추진?

또 새울림은 전국 조직화와 함께 천정배 의원, 박영선 의원, 김부겸 전 의원, 오거돈 전 장관 등과 강연 초청 형식으로 접촉하며 교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정치권에서 탈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이라 눈길을 끈다. 오거돈 전 장관은 부산시장 선거 당시 무소속을 고집했고 박영선 의원은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날 때 직접적으로 탈당가능성을 거론했다.
 

새울림의 한 지부 발족식에 참여한 천 의원은 ‘개혁정치의 미래’라 는 내용으로 강연을 하면서 “최근 정치권 안팎에 나라 걱정하는 분들이 새로운 비전을 갖춘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고 어쩌면 국민과 역사에 대한 의무”라며 “야권의 재구성이 필요하다”는 의미심장을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들이 그저 안 의원의 이름을 팔아 외부에서 세력화하려는 것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강연재 전 부대변인은 한 언론인터뷰에서 “안 의원도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내부의 자극을 위해서라도 그런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했다”며 “(안 의원도 새울림의) 움직임을 다 알고 있고 향후 워크샵도 함께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뭉치는 안 사람들
신당 속도 붙나?

안 의원이 새울림을 통해 오래 전부터 신당 창당 작업을 진행한 것이 사실이라면 도덕적으로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안 의원이 문 대표에게 제안한 혁신 전당대회도 결국 탈당 명분을 쌓기 위한 요식행위가 아니었냐는 비판도 가능해진다.

새울림 경기지부 대표이자 대변인격인 오창훈 변호사는 “새울림이 신당 창당을 준비했던 것은 맞지만 안 의원의 신당 창당 전위대라는 평가는 과하다”며 “우리는 안 의원과 관계없이 밖에서 따로 조직을 꾸려나가다가 안 의원이 탈당하게 되면서 안 의원 측에 합류하게 된 것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과연 새울림은 안 의원의 신당 창당 전위대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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