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부르는 화려한‘봄의 합창’…제목은 ‘우리가 남이가?’

2010.08.17 09:35:00 호수 0호

용꿈 꾸는 YS계 부활 플랜 막전막후



YS 현실정치 막후 영향력 행사, 정치시계 ‘째깍째깍’
당·정·청 포진한 신YS계 국정하반기 주력부대 합류


‘영남의 맹주’가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 출범 후 든든한 후원자를 자처해온 김영삼 전 대통령이 최근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사후 현실정치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정치원로라는 입지를 굳힌 그는 이를 토대로 각종 사안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에 그를 통해 정계에 입문하거나 정치적인 성장을 한 YS계가 적지 않아 파급력도 상당하다. 정가 인사들은 김 전 대통령의 정치행보가 계속될 경우 그가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막후 영향력을 떨치는 한편 차남인 현철씨의 정계 복귀가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측근들의 기세가 남다르다. 이명박 정권의 지원군으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국정하반기를 주도할 내부 권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YS계가 정치적 위치를 옮기는 데는 세종시 정국이 주효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세종시 수정안 처리를 위해 정치원로인 김 전 대통령에게 도움을 청했다. 세종시 정부안 발표 이틀 전인 지난 2월9일 김 전 대통령과 시내 호텔에서 만나고 같은 달 24일에도 만찬회동을 가지며 세종시 수정 지원을 요청한 것.



김 전 대통령은 세종시 수정을 적극 지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 추진 결심을 “대단한 용기이자 결단”이라고 치켜세우고 “진정한 지도자란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국가공동체가 안은 치명적인 위험이나 장애를 해결해놓고 가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정국 계기로
MB 후원자 자리매김

세종시 수정 논란이 확산되자 “국회가 국민의 뜻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직접 국민의 뜻을 물어보는 방법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국민투표’까지 제안했다.

세종시 수정안 처리를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가장 큰 산도 김 전 대통령이 맡았다. 김무성·이성헌 의원 등 구민주계 출신 친박계 의원들을 상도동으로 불러 “대통령이 (후임) 대통령을 만들기는 어렵지만, 대통령이 안 되게는 할 수 있다. 현직 대통령이 누구를 안 되게 하는 건 너무나 쉬운 일”이라며 박근혜 전 대표를 설득할 것을 권한 것.
이로 인해 김 전 대통령이 연초부터 만나 설득했던 김무성 의원은 세종시 수정안을 두고 박 전 대표와 갈등을 빚으면서 사이가 멀어지는 일이 벌어졌을 정도다.

이 밖에도 김 전 대통령은 천안함 사태에 대한 대처나 남북관계 등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한 ‘훈수정치’를 멈추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명박 정권이 집권 중반기를 넘기면서 김 전 대통령의 영향력은 더 커지고 있다.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의 연이은 서거로 현실정치에 영향력을 줄 만한 정치원로가 손에 꼽을 정도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을 도왔던 정치원로 중 김종필 전 총리가 건강상의 이유로 대외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것도 김 전 대통령의 독무대를 만들어줬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의 ‘훈수정치’를 가능하게 한 것은 YS계의 존재 때문이다. 당·정·청 곳곳에 녹아든 YS계로 인해 현실정치에 대한 김 전 대통령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

당·정·청 위치한 YS계
집권하반기 중심부 위치

YS계는 지난 6월18일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기록전시관 개관식을 계기로 세간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개관식에는 김 전 대통령과 이 대통령 외에도 박희태 국회의장과 정의화·홍재형 국회부의장, 김수한 전 국회의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김덕룡 대통령국민통합특보,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 최형우 전 의원이 참석했다.

한나라당에서도 김무성 원내대표와 안상수 전 원내대표, 안경률 전 사무총장, 홍사덕·이경재·박진·정병국·이성헌·이병석·김기현·나경원·진수희·이은재·정옥임 의원 등 친이·친박계를 망라한 현역 의원들과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개관식을 찾았다.

야권에서는 동교동계 한광옥 민주당 상임고문과 남궁진 전 문화관광부 장관, 이인제 의원, 김두관 경남도지사 등이 참석,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을 짐작케 했다.

이들 중에는 김 전 대통령을 통해 정계에 진출했거나 정치적 성장을 한 인사들이 적지 않았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현역으로 뛰고 있는 정치인 중 대표적인 YS계 인사다. 김영삼 대통령 후보 시절 보좌역으로 정치에 발을 들인 김 전 대통령의 정치 문하생으로 대통령 비서관, 내무부 차관을 지냈다. 친박계 좌장으로 불렸으나 박 전 대표와 멀어진 후 집권여당 원내사령탑을 맡아 여야의 조율을 맡고 있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화해를 선언한 상도동계와 동교동계 만남에서 상도동계의 대표격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 “YS로부터 정치를 배웠다”고 말하며 최근에도 “김 전 대통령과는 13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았다 반납했을 때와 이회창 총재의 비서실장을 맡았을 때 등 두 번 틀어졌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은 내가 이 자리에 오도록 해준 큰 은인으로 완전한 신뢰관계가 형성돼있다”고 말했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안경률 전 사무총장은 김 전 대통령의 오른팔인 최형우 전 의원을 통해 정계에 입문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김영삼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지냈으며 지난 10월 재보선에서는 김 전 대통령이 측면지원을 하기도 했다.

이병석 의원도 친이계로 분류되지만 김영삼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 교육문화·정무비서관을 지낸 바 있다. 이번 8·8 개각의 일환으로 청와대에서 물러난 박형준 전 수석은 김영삼 정부 시절 최연소 대통령 자문정책기획위원으로 발탁됐다.

YS 2012년 역할론?
박근혜 막고 현철 띄우고

김 전 대통령은 ‘영남의 맹주’라 불릴 정도로 정치적 기반을 영남에 두고 있다 보니 YS계에 속해있지 않다 하더라도 영남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정치인들은 김 전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되는 경우가 많다.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의 경우가 그렇다. 김 내정자는 김 원내대표 등 YS계와 폭넓은 교류를 하고 있다. 박희태 국회의장 등 경남 출신 의원들과도 두루 친분을 유지하고 있으며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와는 형·동생하는 사이다.

김 내정자에 대한 김 전 대통령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김 전 대통령은 8·8 개각에 대해 “이 대통령이 큰 바둑을 뒀고,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김 내정자의 기용에 대해서도 “잘 된 인사로 국민의 기대가 클 것으로 본다”고 긍정 평가했다.

정치권은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2012년 총선과 대선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정치시계가 멈추지 않고 있기도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박근혜 전 대표를 견제하려는 이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의 뜻이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 것 때문이다.

김 전 대통령은 김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것으로 박 전 대표를 우회적으로 조준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나는 쿠데타 세력이 제일 나쁘고 박 전 대통령이 제일 나쁘다고 생각한다”면서 “최근 국민들이 박 전 대통령이 긴급조치로 국민들을 괴롭혔던 것을 다 잊어버린 것 같은데, 어떻게 잊어버릴 수 있느냐”고 날을 세웠다.

이를 두고 정가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영남의 맹주’인 김 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고 김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표를 견제하는 것으로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행보가 2012년을 겨냥하는 데는 차남인 현철씨의 정계 복귀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으로 활동중인 현철씨는 2012년 총선에서 거제에 출마하는 방안을 심사숙고하고 있다.

그는 지난 총선이후 이 같은 구상을 굳혀왔으며 지난 3월에도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정치”라며 “거제에 출마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