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중용도 힘들고 사후관리는 더 힘드네

2010.08.17 09:35:00 호수 0호

친박 유정복 장관직 고사에 임태희 대통령실장 삼고초려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 후 트위터에 “아이고 내 팔자야”



여의도에 8·8 개각 뒷얘기들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이번 개각은 지난 6월 지방선거 패배 후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인들과 인적개편을 논의하며 “40대 젊은 총리를 기용하면 어떻겠느냐”는 말을 했을 때 이미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혔다는 것.

이러한 구상은 이 대통령의 여름휴가 기간 동안 마무리됐다. 그리고 개각 발표 이틀전 지난 6일 ‘김태호 총리 카드’를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태호 내정자는 임태희 대통령실장으로부터 메시지를 전달받았으며 이후 이 대통령과 조찬을 함께 하며 “정부가 추진하는 친서민 소통의 문제, 미래의 문제에 좀 더 역동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을 들었다. 또한 향후 국정을 논의키도 했다. 특히 함께 일할 내각 인선에 대해 이 대통령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김태오 내정자의 국무총리 발탁 배경에 대해 “대통령이 김 전 지사를 직접 만나 총리를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정확한 날짜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8·8개각의 히든카드인 김태호 내정자의 인선보다 힘들었던 것이 친박계 인사의 중용이었다. 친박계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내정자의 경우 당사자가 장관직을 몇 차례나 고사해 임태희 실장이 ‘출동’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임 실장이 직접 유 내정자를 설득해 수락 의사를 받아 낸 것.

하지만 박근혜 전 대표의 비서실장격인 유 내정자를 내각에 들이면서 박 전 대표에게 사전에 언질을 주거나 조율을 하지 않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유 내정자는 개각 발표 하루 전날인 7일 임 실장이 전화를 걸어와 장관직을 제안했으며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고 있는 나의 정치적 상황에서 부적절한 것 같다”며 고사했음에도 다음날 오전 임 실장이 다시 연락해 장관직을 수락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며 말에 뼈를 심었다.
 
그는 “발표날 아침 전화를 걸어와 오후에 개각을 한다고 하더라. 임 실장이 ‘소통과 화합을 위한 진정성을 봐 달라’면서 이 대통령의 메시지까지 전해와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개각 발표에 차질이 생길 것 같은 뉘앙스로 얘기했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입각 제안을 내 개인 문제로만 볼 수 없었다. 저쪽에선 계속 소통·화합을 말하는데, 내가 계속 거절한 사실이 알려지면 자칫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의 제안이나 개각을 비토한 것으로 오해될 수 있는 문제였다”고 했다. 박 전 대표를 ‘나쁜 결과 만드는 진원지’로 만들 수 없어 장관직을 수락했다는 것이다.

갑작스러운 인선은 또 있었다.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의 경우 7·28 재보선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한 지 11일 만에 특임장관에 내정됐다. 이 내정자의 인선도 개각 발표 하루 이틀 전에야 이 내정자의 최측근들도 눈치 채지 못하게 마무리된 것.

이 내정자는 9일 트위터를 통해 “젖 먹던 힘을 다해 선거했는데 또 특임을… 아이고 내 팔자야. 편할 날이 없네”라고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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