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김무성의 전쟁

2015.10.06 10:39:09 호수 0호

김무성 씨가 새누리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지금까지 보인 행적을 살피면 그야말로 가관이다. 딴에는 뭔가 거창한 일, 본인이 부르짖는 혁신을 하겠다는 듯 말하지만 필자의 시선에는 그저 제 욕심 차리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그가 주장한 ‘다가오는 제 20대 총선은 새누리당 주도로 치르겠다’는 발언에 대해 살펴보자. 물론 그의 발상은 옳고 당연히 그렇게 진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정치현실에서 과연 그렇게 일이 이루어질까. 천만에다. 즉 상기의 사고는 더도 덜도 아닌 딱 경상도식 발상에 불과하다.

경상도 지역이야 새누리당의 철옹성으로 당 공천 획득 과정이 곧 본선이니 당 주도로 선거를 치른다는 이야기가 성립된다. 그러나 경상도를 제외한 지역 특히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서도 당 주도로 선거를 치룰 수 있을까. 필자의 짧지 않은 경험으로 살필 때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이야기다.

총선에서 수도권 특히 서울에서 당락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청와대 즉 정권의 성패에 달려 있다. 물론 소속 정당과 인물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비중에 있어서 정권의 성패가 압도적이라는 이야기다.

굳이 그 사유를 나열하지 않아도 지난 번 즉 이명박 정권 말기에 실시되었던 제 19대 총선 결과만 살펴보아도 바로 답이 나온다. 당시 동 선거에서 서울에서는 새누리당이 전멸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비록 서울이 야당 성향이 강한 지역이라고 하나 결정적 패인은 이명박 정권의 실정 때문이었음은 불문가지다.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론이 그대로 표로 연결되었음을 살필 수 있다.


이는 비단 19대 총선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고 지방선거 등 모든 선거에 그대로 재현된다. 하여 수도권에 출마하는 인사들은 선거기간 내내 현 정권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 그러니 당 주도로 총선에 임하겠다는 말은 그저 허장성세에 불과하다. 안타깝지만 이게 우리 정치 현실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제 김무성 씨가 정치생명을 걸겠다며 추진하고 있는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해 살펴보자. 이를 주장하면서 김무성 대표는 자신이 대표로 재직하는 동안에는 절대로 ‘전략공천’은 없다고 강조한다.

오픈 프라이머리와 전략공천 배제가 별개의 사안으로 비칠 수 있다. 그러나 김무성 대표가 지향하는 바로는 둘은 별개가 아닌 철저한 하나로 귀결된다. 그를 위해 먼저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살펴보자.

오픈 프라이머리의 최대 단점은 이미 누차 밝혔지만, 역 선택의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 역 선택의 차이가 지역에 따라 현저하게 다르게 나타난다. 새누리당의 아성인 경상도 지역에서는 지극히 미미하나 역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서는 치명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경기도 의정부 을 지역구에서 당선되었던 홍문종 의원을 예로 들어보자. 당시 홍문종 후보는 동 선거에서 49%, 야당 단일 후보로 나선 인물은 45%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 상태에서 새누리당에서 홍문종과 다른 인물을 두고 지역구 주민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해보자. 사실 해볼 것도 없다. 홍문종의 무조건 패다. 야당을 지지하는 인사들이 상대적으로 약체로 평가되는 다른 인물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이제 오픈프라이머리를 내세우며 부르짖는 전략공천 배제와 관련해서다. 전략공천 배제라. 그저 헛웃음만 나온다. 다시 부연하여, 절대 다수가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경상도에서 전략 공천을 하지 않고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한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너무나 당연하게 현역 의원들이 다시 공천을 받게 된다는 사실은 불은 보듯 뻔하다.

이러한 과정을 상세히 들여다보면 김무성의 속셈은 백일하에 드러난다. 자신의 지지기반인 경상도는 현상을 유지하고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물갈이하겠다는 의지 말이다. 그래서 전쟁이라 표현한 게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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