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러덩’ 도 넘은 발언 수위 ‘아슬아슬’

2010.07.27 10:13:40 호수 0호

정치인 성추문 역사 짚어보니



강용석 의원 여대생 성희롱으로 출당 조치 받아
여성계에 뺨 맞고 상대 당에 몰매 맞아 ‘아이쿠’

잊을만하면 불거지는 성추문에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의 여대생 성희롱 사건이 후폭풍을 몰고 오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7월 재보선으로의 파급을 우려, 강 의원의 출당 조치라는 고강도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문제가 될 만한 강 의원의 발언이 계속해서 전해지고 있는데다 한나라당의 성추문이 계속돼 왔었다는 점에서 파장의 영향권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한 정치권에서 계속돼왔던 성추문들도 이번 사건의 후폭풍에 휘말려 수면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정치권이 ‘또’ 성추문에 휩싸였다.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이 대학생 토론대회에 참석한 대학생들과 함께 한 술자리에서 성희롱과 특정 직업인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것.

강용석 의원은 장래희망으로 아나운서를 꿈꾸고 있는 한 여학생에게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고 물어 특정 직업인을 비하했다. 이어 특정 사립대학을 지칭하며 “○○여대 이상은 자존심 때문에 그렇게 못하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또 지난해 청와대를 방문한 적이 있는 한 여학생에게 “그때 대통령이 너만 쳐다보더라. 남자는 다 똑같다. 예쁜 여자만 좋아한다”면서 “옆에 사모님(김윤옥 여사)만 없었으면 네 (휴대전화) 번호도 따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자는 다 똑같아”

이러한 발언이 전해지자 강 의원은 안팎으로 위기에 몰렸다. 안에서는 한나라당이 출당 조치라는 고강도 징계를 꺼내 들었고 밖에서는 여성계와 야당의 공세가 매섭다. 야당은 날을 바짝 세우고 강 의원과 한나라당을 싸잡아 비판하고 있고 아나운서연합회는 지난 21일 강 의원의 처벌을 요구하는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정치권은 한나라당의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이 7월 재보선과 연관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이 “어렵다”고 우는 소리를 하고 있는 7월 재보선에 강 의원의 사건은 악재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둘러 강 의원과의 거리를 벌렸다는 것이다.

또한 역사(?)를 자랑하는 그간의 성추문들이 다시 들춰지는 데 대한 부담감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심심찮게 성희롱, 성추행 전력을 쌓아왔다. 지난 2003년 정두언 의원이 서울시 부시장 시절 일간지 여기자 성추행 논란에 휘말렸으며, 이경재 의원이 상임위 위원장석을 점거한 동료 국회의원을 향해 “남의 집 여자가 우리 집 안방에 와서 드러누워 있으면 주물러 달라는 얘기”라고 해 물의를 빚었다.

2004년에도 16대 총선 직전 정인봉 한나라당 인권위원장이 수백만원대 성접대 사건에 연루됐다. 2005년엔 정형근 의원의 묵주 사건이 있었고, 주성영 의원의 술집여주인에 대한 성적 비하 발언이 있었다. 임인배 의원은 국회의장실 여성 비서들에게 “뭐하는 년들이야. 싸가지 없는 년들”이라고 폭언을 퍼부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2006년의 시작은 충북도당의 여성 옷 벗기기 강요 사건으로 시작해 최연희 의원의 일간지 여기자 성추행 사건, 박계동 의원의 술집 종업원 성추행 사건으로 이어졌다. 최 의원은 여기자 성추행 사건과 관련, “식당 아주머니인줄 알았다”고 해명해서, 안상수 인천시장은 “친해지려 그랬을 것”이라고 최 의원을 감싸 질타를 받았다. 결국 최 의원은 한나라당을 탈당했고, 사건은 법정까지 갔다.

이 밖에도 이효선 광명시장이 여성 통장들을 모아놓고 “활발한 성생활을 위하여”라고 외쳤던 것과 정진섭 의원의 여성 성희롱 의혹 사건, 한나라당 경기도의원의 필리핀 외유와 룸살롱 성 매수 의혹 등이 있었다.

12월까지 사건은 끊이지 않았다. 이재웅 의원이 “여성 재소자들이 (가슴을 내밀고) 한번 줄까 한번 줄까” 하더라는 말로 여성재소자를 비하한 것과 안마시술소·노래방 도우미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김충환 의원은 “불법 마사지 등은 성행위가 아닌 짙은 안마”라고 해 질타를 받았고, 김용성 수원시장은 카타르 도하에서 성 추문 사건, 정석래 당원협의회장은 대학교 제자 강간 미수사건으로 한나라당에 다시 한번 ‘성희롱당’이라는 ‘낙인’을 깊게 새겼다.

2007년에는 황우여 사무총장과 강재섭 대표가 노골적인 성 표현으로 문제가 된 일간지 연재소설 ‘강안남자’와 관련해 물의를 빚었다.

대선 중이던 이명박 대선후보도 정우택 충북지사의 “예전 관찰사였다면 관기라도 하나 넣어드렸을 텐데”라는 말에 “어제 온 게 정 지사가 보낸 거 아니었냐?”고 답해 구설에 휘말렸다. 또한 이 후보는 “마사지걸들이 있는 곳을 갈 경우 얼굴이 덜 예쁜 여자를 고른다더라. 얼굴이 예쁜 여자는 이미 많은 남자들이…. 얼굴이 덜 예쁜 여자들은 서비스도 좋고…”라는 말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2008년엔 경기도 지방의원들이 미국 나이키 본사 방문에서 부적절한 행동으로 물의를 빚었으며 당 국책자문위원회 모 정책국장은 여원을 흉기로 위협한 후 성폭행한 사건으로 구속됐다. 정몽준 대표도 총선을 동행 취재한 방송국 기자의 뺨을 건드려 성추행 의혹의 중심에 섰다.


이처럼 성추문이 끊이지 않자 민주당은 아예 ‘한나라당 성추행 사건일지’를 만들어 매년 자료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하지만 성추행과 성희롱 발언은 한나라당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른 정당, 의원들도 수차례 성추문에 휩싸인 바 있다.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는 2007년 식당 종업원을 향해 “계속 술을 마시면 안아 줄거야”라고 말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재 묻은 개는 누구?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지난 지방선거 중 성희롱 전력이 알려져 민주당 공천에서 낙마했다. 그는 결국 민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최근에는 이강수 고창군수가 계약직 여성 공무원에게 수차례 누드사진을 찍자고 말한 것이 알려지며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여성 공무원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1월 초 사이에 이 군수로부터 “누드 사진을 찍을 생각이 있느냐. 지금 찍으면 예쁘겠다”는 등의 성희롱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하고 하고 있다.

이 같은 성추행·성희롱 추문에 대해 정가 안팎에서는 “여성에 대한 인식부터 새롭게 해야 한다”며 “지금 치켜들고 있는 회초리가 정치권의 나쁜 버릇을 고칠 ‘사랑의 매’가 되었으면 한다”는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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