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봅시다>르포·세태 전문 <헤이맨뉴스> 구성모 대표

2010.07.20 11:01:06 호수 0호

“‘날것으로서의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

최근 소리 없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르포·세태 전문 뉴스 사이트가 있다. 현재 랭키닷컴의 정치 사회부문 1위 사이트인 <헤이맨뉴스(heymannews.com)>. 이곳에는 정치, 사회 이슈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은 물론 연예가와 밤문화까지 아우르는 풍성한 주제들이 네티즌들을 유혹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사의 형식들이 ‘르포’라는 점에서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고 ‘세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요소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 이제껏 수많은 인터넷 매체들이 창간되고 폐간되었지만 이렇게 ‘르포’를 전문적으로 하는 매체가 7년째 장수하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지난 2003년 미디어헤이를 창간한 후 현재까지 <헤이맨뉴스>를 이끌어 가며 총괄지휘하고 있는 이는 구성모 대표다. 구 대표를 만나 <헤이맨뉴스>를 끌어오면서 자신이 가져왔던 경험과 철학, 그리고 취재원들과의 교류를 통해 알게 된 우리사회 ‘이면의 모습들’에 대해 들어봤다.

주류 언론이 외면한 살아 펄떡이는 현실스토리 전달자
장르 예술성 르포사진전 열고 싶어…책 출간도 계획 중

 
우선 그의 이력 중에서 눈에 띄었던 것은 그가 국문학을 전공했다는 점이었다. ‘문학과 르포’ ‘문학과 세태’는 과연 <헤이맨뉴스>와 어떤 관련성이 있는 것일까. 구 대표에게 첫 번째 질문을 던졌다. 다음은 구 대표와의 일문일답.



- 국문학을 전공했다. <헤이맨뉴스>가 르포와 세태를 다루게 된 것과는 어떤 연관이 있는가.
▲ 중학교시절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책 중의 하나가 바로 김홍신의 ‘인간시장’이었다. 너무 ‘통속적인’ 책을 좋아한 건가? (웃음)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문학은 ‘작가의 머릿속에 있는 문학’이 아니었다. 현실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학을 압도하는 스토리텔링, 그리고 우리 시대의 서민과 주변인들이 만들어가는 삶의 모습들이 진짜 문학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 문학이 있고, 그것은 르포의 대상이며 그것들이 모여 하나의 세태를 이루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헤이맨뉴스>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사실 내가 대학 생활을 했던 시절에는 ‘거대담론’들이 유행이었다. 물론 그 시절의 거대담론도 충분히 유의미한 내용들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싫었던 것은 그런 거대담론들로 인해 개개인의 일상과 삶의 디테일한 모습들이 희생당한다는 사실이었다. 진짜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추상적인 이론이 아니라 펄떡거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아니겠나. 헤이맨뉴스는 바로 이런 것에서 출발했다. 바로 ‘개인의 눈으로 본 세상,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느끼는 리얼한 세계’를 담아보겠다는 것이었다.

-<헤이맨뉴스>가 기존의 주류언론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 주류언론, 기성언론들은 틀과 형식에 얽매여 있고 그것이 하나의 스테레오 타입(고정관념)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새로운 뉴스의 추구에 방해가 된다. 본질과 형식에 있어서 형식이 본질을 표현하기는 하지만 때로는 제약을 하는 역할도 하지 않는가. 그런 점에서 <헤이맨뉴스>는 ‘날 것으로서의 세상’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다. 판단하는 것은 결국 독자들의 문제다. 또한 <헤이맨뉴스>는 주류언론들이 다루지 않는 부분, 다룰 수 없는 부분까지 다뤄보고자 했다. 이는 앞으로도 변치 않을 <헤이맨뉴스>만의 모토가 될 것이다.

-<헤이맨뉴스>에서 제일 재미있는 분야는 역시나 우리 시대의 어두운 밤문화를 다루고 있는 분야가 아닐까 싶다. 유흥문화를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 사실 우리 사회에서 유흥문화는 상당히 묘하게 포지셔닝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문제가 된 ‘스폰서 검사’ 사건이다. 검사는 우리 사회의 권력의 상징이자 정의를 수호하는 대표자이다. 그런데 그 검사들을 스폰서 한 사람이 주로 접대장소로 이용한 곳이 부산의 한 룸살롱이었다. 참으로 상투적이란 점에서 의미심장하지 않은가. 권력과 재력 혹은 소위 인기로 먹고사는 연예인들이 두루두루 교류하는 장소로 유흥문화 혹은 밤문화가 연결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3김이라 대표할 수 있는 과거의 정치인들은 그들대로 요정을 드나들며 정치를 했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고, 재벌들도, 재벌 2세들도 속칭 ‘텐프로’라고 불리는 고급 룸살롱과 회원들만이 이용할 수 있는 그들만의 새로운 아지트를 만들어놓고 드나들고 있다. 이는 곧 밤문화, 유흥문화라는 것이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또 다른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낮의 정치경제학’ ‘낮의 권력학’이 있다면 ‘밤의 정치경제학’과 ‘밤의 권력학’이 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우리 사회를 바라볼 수 있는 균형적인 시각을 제시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균형적인 시각’이라는 것이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 평면적으로 바라본 우리 사회의 모습, 기존의 주류 언론에서만 나타나는 우리 사회의 모습만 가지고는 다 설명하기가 힘든 것이 사회라는 유기체이다. 그렇다면 그 반대의 모습도 함께 감안해야 한다. 룸살롱 문화, 우리 사회의 불법적인 성매매의 현실, 또는 변태적인 신종 업소의 등장이라는 것을 모두 감안해 총체적으로 봐야 우리 사회에 대한 정확하고 균형잡힌 설명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유흥문화라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지 않은가.
▲ 맞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애써 그러한 이분법을 만들어 냈고 그것을 끊임없이 재반복함으로써 그 이중적인 구조를 더욱 심화시켜왔다. 그러다 보니 유흥문화라는 것, 밤문화라는 것이 이제는 아예 비속어처럼 굳어져 버렸다. 유흥이나 성인이란 단어자체가 전혀 나쁜 의미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더러운 19금이란 낙인으로 찍혀, 밤문화라는 단어자체가 기피시되고 있다. 
 
-‘어두운 곳을 양성화시킨다’는 것이 쉬워 보이지 않는데 어떤가. 
▲ 하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내가 명명해서 다른 업체와 론칭했던 ‘김동이의 레드모델바’를 들 수 있다. 과거에는 일부 여성들만이 주로 이용하는 불법퇴폐 주류문화의 하나로 호스트바, 즉 호빠가 여성향락산업의 대표주자로 여겨져 왔다. 나는 이 부분을 양성화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결국 성매매를 의미하는 ‘2차와 룸’을 없애고 팁 문화도 없애버린 ‘모델바’라는 콘셉트를 잡았다. 현재 이 업소는 큰 성공을 거둬 전국에 20개의 체인점까지 냈을 정도다. 이 일을 하면서 ‘컨설턴트’라는 직함도 얻게 됐지만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흥미와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유흥문화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야 할 부분도 있을 것 같다.
▲ 물론이다. 가장 먼저 중요한 것은 ‘생산적인 유흥문화’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 한국 사회의 유흥문화는 지나치게 비생산적이다. 밤의 즐거움이 낮의 효율성을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전날 지나치게 술을 먹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든지, 혹은 음주운전 등으로 인해 너무 많은 사회적인 비용이 지출되고 있다. 이 부분이 바뀐다면 우리 사회는 지금보다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헤이맨뉴스>가 가지고 있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 것인가.
▲ <헤이맨뉴스>가 가지고 있는 르포라는 장르를 더욱 대중적으로 확산시켜내는 것과 세태를 통해서 이 사회를 진단해보는 것이다. 르포는 여전히 살아있고,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더 발전할 것이라고 본다. 사람들이 표피적인 것에 관심을 쏟을 때, 역으로 심층적이고 깊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르포의 필요성이 부각될 것으로 본다. 또한 이제까지 고발성 있는 사진들을 많이 찍어놓았다. 아직 본격적인 예술이라고 하기에는 힘들지만 사진장르의 하나로서 조만간에 르포사진전을 개최하고 싶다. 여기에 그간 취재해온 세태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를 진단하는 르포집을 준비중이다. 우리 사회의 뒷모습들이 보여주는 모습들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한국사회의 발전과 어떻게 그 궤를 같이 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책이 될 것이다.

<헤이맨뉴스> 구성모 대표와의 인터뷰는 어느덧 3시간을 훌쩍 넘어섰다. 그가 가지고 있는 르포에 대한 철학, 사회를 바라보는 참신한 시각 등은 분명 기존의 여타 뉴스 사이트와는 차별화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그것이 오늘 ‘정치 사회부문 1위 뉴스 사이트, <헤이맨뉴스>’를 만든 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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