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권력축 ‘정·손·정’ 7월 전쟁 막전막후

2010.07.20 10:25:39 호수 0호

재보선서 염불 외고 전당대회 잿밥 군침 꿀꺽

민주당에 결전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7월 재보선과 8월경 치러질 것으로 알려진 전당대회를 두고 당안팎의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 전당대회에 연임을 노리는 정세균 대표와 비주류 진영의 전면에 나선 정동영 의원, 정계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손학규 전 대표까지 뛰어들 준비를 하면서 차기 당권은 물론 차기 대권까지 걸린 큰 승부가 준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번의 진검승부를 통해 제1야당인 민주당의 대표주자가 결정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차기 권력을 둔 셈법이 복잡하게 펼쳐지고 있다. 7월 재보선 승리를 일궈내고 자리 굳히기에 나선다는 계산과 당 쇄신과 계파 갈등에 대한 대안 제시 등에 대한 복안이 수면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민주당 지분 쥔 차기 대권주자 3인 차기 당권에 눈독
지방선거 승리에 7월 재보선 결과로 승부 건 정세균



민주당의 시선은 7월 재보선에 고정돼 있다. 8석의 의석이 걸린 미니총선급 재보선인데다 재보선 지역 중 상당수가 민주당의 지역구였던 곳이라 수성전이 한창이다. 또한 지방선거 승리를 기반으로 정권심판론의 불씨를 다시 한 번 살릴 수 있다는 것도 재보선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수면 아래서는 차기 당권을 둔 경쟁이 한창이다. 차기 당권 경쟁에 뛰어든 이들의 사정상 좀처럼 물러날 수 없는 승부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시선은 재보선에
마음은 전당대회에

정세균 대표는 전당대회를 통해 연임 도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대권에도 뜻을 보이고 있는 이상 차기 대권에서 정 대표가 승부수를 던지기 위해서는 연임 도전은 ‘필수조건’으로 꼽히고 있다.

정 대표는 민주당의 수장이 된 이후 ‘뉴민주당플랜’ ‘스타프로젝트’를 통해 차기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노려왔다. 하지만 연이은 선거 승리에도 불구, 차기 대선주자군에서 그의 지지율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또한 당내의 주류와 비주류의 갈등으로 리더십에 위기를 맞고 있다.


때문에 정 대표는 차기 당권과 관련, ‘지방선거 승리’라는 기반에 7월 재보선 승리로 쐐기를 박겠다는 계획이다.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며 차기 대권주자로 우뚝 선 박근혜 전 대표처럼 선거에서 승리를 일궈내는 것은 그의 정치력을 대내외에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반면 정동영 의원은 당 쇄신에 목소리를 싣고 있다. 정 의원은 복당 후 내내 로우키 행보를 보여 왔다. 빠른 속도로 한때 당내 최대기반으로 분류되는 지지기반을 복원해 나갔으나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다. 당내 정치문제와 관련, ‘불협화음’을 낼 수 있는 행동을 의식적으로 제어한 것.

하지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러한 움직임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전당대회와 관련, 말을 아껴오던 정 의원이 “당권 도전을 고민해 볼 것”이라고 한 것을 두고 출마로 무게추가 쏠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반 정세균 연합’으로 불리는 쇄신연대가 출범,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쇄신연대는 ‘수요모임’ ‘쇄신모임’으로 불리는 민주당 비주류 진영의 모임이 대대적인 연합체로 세를 확장한 것이다.

쇄신모임은 지난 4일 출범식을 갖고 “민주당은 국민에게, 당권을 당원에게 돌려주기 위한 쇄신운동에 착수해야 한다”며 당의 정체성 확립과 민생정책의 개발과 실천, 당내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전면적 시스템 개편을 강조했다.

이들은 상임고문단과 집행위원단, 대변인 등 사실상의 지도부 체제를 자체적으로 갖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주당 내 민주당’으로 불리고 있다. 또한 정 의원 외에도 천정배·추미애 의원, 박주선 최고위원 등 당의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이들이 이름을 올리며 당 주류를 바짝 긴장케 하고 있다.

손학규 전 대표도 칩거를 정리하고 있다. 지난 8일 전국 각지에서 모인 측근과 지지자 100여 명과 함께한 대룡산 산행에서 지지자들의 전당대회 출마 촉구에 “더는 방관자적 자세가 아니라 당원으로서의 도리를 다하겠다”며 “국민을 위해 할 일과 역할이 있다면 몸을 사리지 않겠다. 최선의 역할이 무엇인지 찾아 두려워하지 않고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 그 시작점이다.

비록 전당대회 출마에 대한 확답을 건네지 않았지만 춘천에서의 생활을 정리, 그간 선거를 앞두고 지원유세를 위해 여의도를 찾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으로 정가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있다. 손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 차기 당권을 겨냥키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는 것.

몸 푸는 후보들
재보선 찍고 당권?

그러나 손 전 대표가 우선적으로 시선을 두는 곳은 7월 재보선이다. 칩거 중에서 재보선과 지방선거에서 지원군으로 등장, 혁혁한 공을 세웠던 만큼 정계 복귀를 위한 무대를 선거 지원으로 마련키로 한 것.


손 전 대표는 7월 재보선 선거대책위 특별유세지원단 중 상임고문반에 포함, 장소를 가리지 않는 지원에 나섰다.

 이제까지 그의 지원은 수도권 특히 그의 지지기반이 있는 경기도지역에 국한됐던 면이 있지만 지난 지방선거와 이번 재보선을 통해 수도권은 물론 충청도와 강원도로까지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그는 경기도지사 후보단일화의 총대를 멨고 송영길 인천시장의 출마를 적극 권유했다. 이시종 충북도지사도 손 전 대표의 권유에 출마를 결심했으며 그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았다. 손 전 대표는 춘천 칩거 중에도 충북 충주에 거처를 마련해 활동하며 충청지역에 발자취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도 이광재 강원도지사에 대한 지방선거 지원을 계기로 그의 수비범위 안에 들어왔다. 적지 않은 기간의 춘천 칩거와 지방선거로 강원도를 품에 안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던 것.

손 전 대표는 당장 지난 12일 강원도 태백·영월·평창·정선 재보선에 출마한 최종원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찾아 “강원도의 자존심을 다시 한 번 살리자”며 지지를 호소했다.

7월 재보선 결과를 중요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정 대표와 정 의원도 마찬가지다. 정 대표는 다시 한 번 필승을 다짐하고 전국으로 지원유세를 나섰고 정 의원도 7월 재보선 선거대책위 특별유세지원단 중 상임고문반에 속해 지원유세에 나섰다.

정 의원은 또한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재보궐 선거의 핵심은 ‘4대강 사업 저지’와 ‘시민권 되찾기’”라며 “앞으로 2012년 4월 총선까지 약 20개월 간 전국차원의 선거가 없다. 이번 7·28 선거는 이명박 정권의 독선적 강압통치를 막을 수 있는 심판의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투표로 만들어진 정권이 투표의 결과에 순응하지 못하면 더 큰 심판을 받게 될 것임을 이번 선거를 통해 똑똑히 보여주어야 한다”면서 “이에 민주당이 그 선두에 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정권 심판을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야권연대의 가능성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강조, 후보단일화 등 야권연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처럼 전당대회가 재보선 후로 일정이 잡힘에 따라 7월 재보선은 차기 당권과 대권에서의 영향력을 살필 예비전 성격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농후해지고 있다.

당권에 대권까지?
표심 쥔 이들은 갈대

하지만 전당대회와 관련, 재보선 결과 뿐 아니라 본선에서도 여러 가지 변수가 존재한다. 우선 대의원들의 표심이다. 차기 당권 뿐 아니라 차기 대권주자까지 뽑아야 하는 상황이 오면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기관 한국인텔리서치가 지난 3일 하루 동안 민주당 대의원 32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당대표 지지도 조사에서는 손 전 대표가 25.3%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정 대표는 23.5%, 정 의원은 19.7%의 지지를 얻었으며 그 뒤를 박주선 의원(10.7%)과 천정배 의원 (5.9%)이 따랐다.

정세균-손학규-정동영, 3자 구도에서는 손 전 대표가 30.6%, 정 대표가 25.1%, 정 의원이 24.6%의 지지를 얻어 격차를 더 벌렸다.

차기 대선주자와 관련한 조사에서도 손 전 대표가 32.8%로 선두를 차지했고, 정 의원(18.8%)과 정 대표(13.8%)가 뒤를 이었다.

지난 13일 발표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차기 대권주자 관련 조사에서는 정세균-손학규-정동영 3인 중 손 전 대표(7.0%)만이 순위권에 포함됐다.

당내 지지기반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의원이 안상수 의원에게 대표최고위원 자리를 내주며 “역시 바람은 조직을 이기지 못한다”고 말한 것도 당내 지지기반을 통한 세력 경쟁과 무관하지 않다.
이와 관련, 전당대회가 가까워질수록 차기 당권을 노리는 이들 사이에 합종연횡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 대표와 손 전 대표는 지지기반이 일부 겹치며, 비주류 진영에서도 정 의원 외에도 천 의원과 박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결국 정세균-손학규-정동영의 삼자구도로 굳어질 경우 정 의원이 의외의 소득을 얻을 수 있으나 다수 경쟁체계로 가게 되면 주류건 비주류건 ‘표 나눠먹기’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손 전 대표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천 의원, 박 최고위원 등 비주류 주자들과 잇따라 만난 것을 두고 연대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손 전 대표에 대한 여론이 좋기는 하지만 적지 않은 기간 동안 여의도를 떠나 있으면서 붕괴된 지지기반과 관련, 비주류와 손을 잡으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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