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Vs 박근혜 ‘7월 대전쟁’ 시나리오

2010.07.06 09:15:03 호수 0호

나홀로 탈당이냐? 우루루 분당이냐?



한나라당의 내분이 날로 격화되고 있다.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세종시 수정안의 부결은 점쳐졌지만,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 파장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와 정면 대립하는 여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다. 여당 내에서도 집권 여당의 강한 힘을 끌어내지 못하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볼멘소리도 나온다. MB 탈당 시나리오다. 하지만, 친박계가 박근혜 전 대표라는 구심점이 있는 반면 친이계는 없다는 것이 MB의 고민이다. 전면에 나서고 있는 박 전 대표의 대항마로 이재오를 선택했지만, 재보선 승리는 미지수다. 한나라호에 누가 남고 누가 떠나느냐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 시작됐다.

박근혜, 본회의 반대 토론 MB 정면 승부 
MB, 여당 결집 실패…탈당 시나리오 솔솔



한나라당은 현재 내부 분열을 애써 감추는 기색이다. 세종시 수정안 부결 시 박근혜 전 대표의 깜짝 발언의 충격이 큰 상태에서 제2의 논란을 막자는 의미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전당대회가 끝날 때까지 플러스알파(+α) 문제 등을 비롯해서 세종시를 일절 언급하지 않는 것이 당 화합을 위해서 좋을 것 같다”며 “당을 위한다는 생각이 있다면 언론과의 인터뷰, 토론 등을 일절 삼가 주실 것을 부탁 드린다”고 집안 단속에 들어갔다.

하지만, 세종시 수정안 부결과 관련해 친이계와 청와대, 친박계 간의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여당 의원이 대통령 의지를 꺾은 사례”라고 지적했다. 친이계의 한 의원도 “이렇게 큰 의제에서조차 합의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당내 화합이 과연 가능할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친박계의 한 의원은 “여야가 국회에서 합의하고 국민과 약속한 사안을 정권 잡았다고 뒤집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치계에서도 ‘세종시 원안+α’를 고수해왔던 박근혜 전 대표의 정치적 승리로 평가하고 있다.

박근혜, 정치적 승리
구원투수 역할론 대두

사실 박 전 대표의 본회의 반대 토론은 친이계나 친박계 의원들 대부분이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여권 내부의 시각도 첨예하다. 청와대는 박 전 대표의 반대토론을 계기로 한나라당 내부의 계파 갈등이 다시 가열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대표가 2012년 정권 창출을 위해 한나라당이 위기를 맞고 있는 시점에서 움직임을 시작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우선 세종시 수정안 부결을 자신의 공으로 만들려는 생각이 있었을 것”이라며 “수정안을 추진한 이 대통령을 겨냥해 공식적인 자리에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명박 대통령 집권 이후 탄압(?)을 받았던 친박계를 대표해 정면 승부를 펼쳤다는 것.

친박계 내부에서는 박 전 대표가 이번 반대토론을 계기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은 “국회의원 자격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이용해 ‘박근혜 정치’가 어떻다는 것을 능동적으로 보여줄 것”이라며 “이번 토론을 그런 변화의 시작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표의 당내 역할론이 거듭 강조되고 있다.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이성헌 의원은 최근 BBS라디오 <전경윤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가 당을 위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는 말에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아직도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청와대나 당의 일부 지도부들이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박근혜 대표야말로 우리 국민들 내부에서 가장 신망이 두터운 정치지도자인데 그러면 바로 그런 분이 당의 중심에 서서 일하는 게 필요하다”며 “또 그를 통해 다시 정권을 재창출하는 것도 가장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리원칙을 고수하는 소신있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굳히면서 위기의 한나라호 구원투수로 박 전 대표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MB 탈당
박근혜 당권 장악

박 전 대표의 국회 본회의 반대 토론은 친박계의 표심 이탈을 방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본회의 반대표 164명은 친박계 의원 50여 명과 야당 의원 117명을 더한 것과 거의 일치한다.

이에 대해 김문수 경기지사쪽 인사인 차명진 의원은 “이탈자에 대한 경고”라고 봤다. 한 의원은 “친박계 균열에 대한 위기의식의 발로”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또 2012년 정권 창출 위한 대선 전략 시 친이계와 함께 안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친박계 의원들의 경우 한나라당에 대한 소속감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이다. 실례로 2008년 총선 공천에서 친박계는 큰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친박무소속연대, 친박연대 등을 결성하고 총선에서 살아남았다. 한나라당 소속보다는 박 전 대표가 생존능력에 더 큰 영향을 주었다. 이로써 한나라당 내에는 친이계와 친박계의 구조가 정착됐다.  

친이계와 MB의 고민은 이렇게 강해진 친박계가 여당의 사활 사업을 무산시키고도 탈당이나 분당이 거론되지 않을 정도로 영향력이 커진 점이다. 오히려 MB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는 점을 새삼 확인한 셈이다.

따라서 친박계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한 새로운 일을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국정운영 구상에도 변화가 불가피한 시점이다.


이 가운데 중립 성향인 권영세 의원은 지난달 28일 “세종시 수정안의 본회의 부의는 계파 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요소로 궁극적으로 분당 가능성도 완전히 부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통령의 탈당이 화합을 도울 수 있는 경우라면 그런 수를 써서라도 분당을 막아야 한다고 덧붙여 노태우 김영삼 대통령의 ‘탈당’ 시나리오를 MB도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박 전 대표 지지모임인 박사모의 정광용 회장도 박사모 홈피에 올린 글을 통해 “지금 한나라당은 절대절명의 위기로 이 대통령이 당에 남아 있을 명분은 없다”며 “한나라당의 정권재창출을 위해 탈당하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권론 막아라
보수대연합론 솔솔
 
친박계 의원들의 전당대회 출마선언에도 박 전 대표의 이름은 어김없이 등장한다. 서병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박 전 대표가 ‘서 의원이 친박 대표 주자로 전대에 나가주고 역할을 해 달라’고 분명히 말했다”며 박심(朴心)이 자신에게 있음을 부각시키려 했다. 한선교 의원도 박 전 대표가 2006년 발표한 ‘대국민 약속 실천백서’를 거론하면서 전대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반해 청와대와 친이계는 박 전 대표의 ‘대세론’ 견제에 주력하는 형국이다. 이재오의 여의도 입성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민심이 여권에 등을 돌린 후이고 야권의 후보단일화가 어떤 식으로든 이루어진다면 승리를 점치기는 쉽지 않다.

또 다른 박 전 대표의 견제는 ‘보수대연합론’이다. 이회창 대표가 이끄는 자유선진당과의 합당이다.

친이계 핵심이자 전당대회에 출마한 정두언 의원은 지난달 30일 라디오에 출연해 “궁극적으로 (선진당과)합당이 좋을 것이며, 여러 형태로 논의,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도 7월1일 모 신문과의 통화에서 “보수대연합은 오래 전부터 해온 얘기”라고 전제하고 “정체성이 같은 세력끼리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선진당의 이 대표가 세종시 본회의 표결 이후 했던 발언도 그것이며, 당내에서도 보수대연합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대표가 한나라당을 탈당해 선진당을 만드는 등 보수분열을 초래한 점을 들어 못마땅해 하는 의원들도 상당하다. 친박계는 보수대연합 자체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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