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엔 ‘486’ 한나라당엔 ‘7인회’?

2010.06.29 09:28:02 호수 0호

한나라당 新파워그룹 밀착해부

한나라당이 지방선거 패배와 7월 전당대회 사이에서 길을 잃었다. 지방선거 이후 당 쇄신 방안에 대한 각각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당은 친이·친박계만으로 계파를 나누는 게 힘들어졌다. 친이계 중에서도 직계와 초선그룹, 범친이계 등이 다른 주장을 하고 있고 친박계와 중립성향 의원들도 건재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세대교체론과 함께 ‘7인회’가 주목받고 있다. 집권 초 당의 쇄신을 주도했던 이들이 전당대회를 발판으로 당 주도세력으로 거듭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나라당 쇄신 주도했던 ‘7인회’ 당 주도세력으로 부상
권영세·나경원·정두언·정태근 전당대회 사정권에 포착

한나라당 안팎을 휩쓸고 있는 세대교체론이 ‘7인회’를 수면 위로 끌어 올리고 있다. 남경필·권영세·정두언·정진석·나경원·정태근·김기현 의원 등 당의 차기 혹은 차차기 그룹에 속하는 이들이 속해 있어 당내 파워그룹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

7인회는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의 모임이다. 원조 소장파로 꼽히는 남경필 의원과 친이 직계인 정두언 의원이 주도해 만들었다. 이후 권영세·정진석·나경원·정태근·김기현 의원이 참여, 중도실용과 정치개혁을 집중 논의해왔다.

역량 갖춘 40대 기수들

이들이 본격적으로 정치 현실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시작한 것은 지난 4월 재보선 패배 이후다. 당시 이들은 당 지도부의 용퇴와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했다. 국정 쇄신을 위해서는 당 쇄신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때문에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뽑아야 한다고 나선 것.

7인회의 행보는 지방선거 패배 후 친이계 초선 그룹의 그것과 궤적을 같이한다. 하지만 전당대회를 통해 한 단계 성장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4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까지인 이들은 상당수가 ‘40대 기수론’을 들고 당 지도부로 편입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기 때문이다.


남경필·권영세 의원은 이미 소장파에서 벗어나 정치 보폭을 키워왔으며 정두언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 선거기획위원을 맡는 등 당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당 대변인으로 내공을 쌓은 나경원 의원은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 오세훈 서울시장과 승부를 벌인 바 있다.

친이 직계인 정태근 의원은 지방선거 이후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당 쇄신을 추구하는 ‘초선 쇄신모임’을 주도, 초선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고 있는 것.

7인회에 속한 이들은 14일 치러질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자천타천 이름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남경필·정두언 의원은 출마선언을 하고 전당대회에 뛰어들었다.

남 의원은 지난 6월20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며 당의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위기라는 사실을 깨닫고 행동하지 않으면 남는 것은 공멸 뿐”이라며 “변하지 않으면 다 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당의 근본적 변화가 불가피하고 저 낮은 곳으로부터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민심과 진솔하게 소통하는 당으로 변화시킬 의무가 있다”며 “그 무거운 책임감으로 이번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또한 남 의원은 “집권여당 대표는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튼튼히 뒷받침해야 하지만 국민의 뜻과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면 대통령에게도 ‘No’라고 해야 한다”며 “당이 청와대의 단순 집행기관이 돼서는 안 되고 할 말을 하는 ’용기‘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당을 지배하고 있는 분열적 요소들을 밀어내고 당의 역량을 한 데 모아내면 분명히 가능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재정립’과 ‘정권 재창출’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위해 기꺼이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두언 의원은 출마선언을 이번 지방선거에 나타난 한나라당의 문제를 ‘낡은 이미지’와 ‘기득권 이미지’라고 지적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보니 지난 대선 때 표를 주었던 중도세력과 젊은 층들이 등을 돌려버린 것”이라며 “그래서 한나라당의 변화의 방향은 마땅히 ‘세대교체’와 ‘보수혁신’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대교체는 단순히 연령의 교체가 아닐 것”이라며 “시대의 흐름에 맞는 사고를 하는 것이 세대교체요, 젊은 층과도 소통이 되는 것이 세대교체”라고 강조했다.


나경원 의원은 친이계의 여성 최고위원 몫으로 거론되고 있다. 당초 출마 예상 후보군에 올랐던 권영세 의원은 불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친이계이면서 ‘자기 정치’를 하려 한다는 것이다.

정태근 의원은 “한나라당이 지방선거 과정에서 국민과 소통하지 못했고 민심을 반영하지 못했다”면서 ‘세대교체론’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번 기회에 당이 역동적으로 미래를 보면서 모든 국민과 소통할 수 있도록 변화하자는 취지가 세대교체론으로 표현된 것”이라며 “능력있고 분명한 비전을 갖고 있는 40∼50대 정치인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두언 의원은 ‘자기 정치’와 관련, 적극적인 의사를 드러내고 있다. 정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 이유에 대해 “정부는 임기가 한 번이고 나는 계속 정치를 해야 하는데 나는 이번 기회에 내 정치를 하겠다, 홀로서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정치그룹 될까

정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 측근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그런 이가 당에 가서 당을 맡으면 결국 청와대와 당의 관계가 대등한 관계가 되기 어렵지 않느냐는 지적들을 한다”는 세간의 우려를 전하면서도 “나는 할 말을 하는 정치를 해왔고, 어쨌든 당·정·청 관계가 중요한데 앞으로 임기 후반기에는 당이 정부를 이끌어야 한다. 왜냐하면 정권 재창출은 정부가 하는 것이 아니라 당이 하는 거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정두언 정치를 이야기하고 싶다”고 역설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7인회에 대해 “친이 직계는 물론 범친이계나 중립성향으로 분류되는 이들까지 고루 포진하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당내 차기그룹으로 떠오르고 있는 초·재선 인사들”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이어 “이번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부는 ‘4050’ 바람이 성과를 거둘 경우 민주당 ‘세대교체론’을 주도하는 ‘486’인사들에 비견될 만한 정치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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