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여야!

2010.06.22 09:10:09 호수 0호

손학규 차기 당권론 급부상 내막

민주당의 차기 당권을 쥘 인물은 누가 될까. 6·2 지방선거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정세균 대표의 연임 도전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상당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잘해서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것이 아니다’라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포스트 정세균’이 안개에 둘러싸이고 있다. 여기에 지방선거 전 당을 흔들었던 정세균 리더십에 대한 비주류의 반발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차기 당권을 둘러싼 정국의 변화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임시 정계 복귀했다 지방선거 후 차기 당대표로 떠
비주류 연합군에 둘러싸인 정세균 대신 당권 잡을까

민주당이 차기 당권경쟁에 돌입했다. 6·2 지방선거로 지방권력을 쥔데다 야권 단일화의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차기 당권을 쥘 인물에 대한 관심도 날로 커지고 있다.

전당대회는 8월 중순 경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7월 재보선이 마무리되는 대로 본격적인 전당대회 준비에 돌입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차기 당권을 둘러싼 경쟁은 벌써부터 치열해지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힘을 모아야 한다”며 낮은 포복을 취했던 비주류 진영이 들썩이고 있는 것.

비주류 모임인 ‘쇄신모임’은 지난 16일 ‘민주당 쇄신연대 결의문’을 통해 당 지도부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6·2 지방선거에서 국민은 승리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승리는 아니다. 민주당이 잘해서 찍었다는 국민은 고작 2.4%에 불과하다”면서 이를 “이명박 정권은 심판했으나 현재의 민주당이 대안은 아니라는 엄중한 민심”으로 표현했다.

이들은 ‘전면적 당 쇄신’을 주장하며 원내를 중심으로 진행하던 쇄신모임을 해소하고, 당원과 지지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가칭)민주당 쇄신연대’의 출범을 알렸다.


정세균 대 반정세균

비주류 진영에서는 또 지방선거 승리로 연임 도전이 확실시 되고 있는 정세균 대표에 맞서 김효석·박주선·천정배 의원이 당권 도전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전당대회가 주류 대 비주류의 대결양상으로 펼쳐지게 된 것이다.

전당대회의 승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선출 방식이다. 때문에 이를 둔 주류와 비주류의 갈등도 상당하다.
정 대표는 “야당은 힘이 분산되면 안된다”며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와 대의원 투표제 등을 주장했다. 반면 비주류에서는 당대표 경선과 최고위원 경선을 분리하지 않고 한번에 투표해 1등이 대표, 2등부터 최고위원이 되는 집단지도체제와 전 당원 투표제를 요구하고 있다.

당 주류와 비주류의 갈등이 격해지면서 당 일각에서는 대안으로 손학규 전 대표가 뜨고 있다. 주류와 비주류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누가 차기 당권을 잡게 된다고 해도 문제의 소지가 일어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전국 대의원과 기초 및 광역의회 당선자 등 3937명을 상대로 실시한 한국인텔리서치의 지난 12, 13일 조사에서 정 대표(28.0%)는 정동영 의원(20.6%), 박주선 최고위원(11.5%), 천정배 의원(7.9%)을 따돌렸다. 하지만 정 대표가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데다 비주류 진영의 ‘후보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불안한 선두’다.

이에 따라 주류와 비주류를 화합시킬 수 있는 검증받은 리더십에 눈길을 돌리게 된 것. 정가 한 인사는 “지난 대선과 총선 패배를 겪은 민주당이 수많은 내분에도 배를 침몰시키지 않았던 데는 손 전 대표의 리더십이 주효했다”며 “양쪽의 의견을 포용해 나갈 수 있는 중립적인 인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전 대표의 경우 ‘대의원 투표제’나 ‘전 당원 투표제’가 치러져도 선출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손학규 대안론’을 키우고 있다. 일부 언론이 민주당 249명의 전국 지역위원장을 분류한 결과 친 손학규계와 친 정동영계의 비중이 30% 내외, 정 대표와 그의 지지세력인 친노386그룹이 20%를 차지했으며 10%가 중도표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손 전 대표나 정동영 의원이 당권 경쟁에 뛰어들 경우 판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꼽은 민주당의 차기 당대표에서도 손 전 대표의 기세가 남다르다.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7일과 8일 양일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손 전 대표의 ‘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 적합도’가 22.6%로 가장 높았다. 정 대표(18.1%)가 뒤를 이었으며 정 의원(12.5%)과 김근태 상임고문(8.3%), 추미애(5.4%) 천정배(2.8%) 박주선(1.9) 의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만을 놓고 봤을 때도 손 전 대표(21.9%)는 지방선거 승리로 ‘현역 프리미엄’이 극대화된 정 대표(27.3%)를 바짝 따라잡았다. 정 의원은 18.1%로 그 뒤를 이었다.

아직까지 민주당 빅3로 불리는 정 대표와 손 전 대표, 정 의원 모두 전당대회 출마 의지를 밝히지 않았다. 정 대표는 7월 재보선에서 다시 한 번 승리를 일궈내며 연임 도전 의사를 드러낼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며 손 전 대표는 “2012년 집권을 위해 당의 체질을 개선하고 외연을 넓히기 위한 길이 무엇인지 고민 중”이다.

정 의원 측도 “준비돼 있고 자질 있는 사람이 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손 전 대표는 지방선거 지원을 위해 ‘임시 정계복귀’를 한 이래 계속해서 정치권 안팎을 오가고 있다. 선거가 끝났지만 칩거했던 춘천으로 돌아가지 않고 서울 종로구 자택에 머물고 있는 것. 게다가 지방선거 당시 도움을 줬던 이들과의 만남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어 그 의중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손학규 대안론 뜰까

정가 관계자들은 손학규 전 대표와 정동영·정세균 의원이 당권 도전에 대한 뚜렷한 입장 표명을 하고 있지 않지만 누군가 당권 경쟁에 뛰어드는 순간, 연쇄작용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가 한 인사는 “이들이 모두 전당대회에 나선다면 민주당은 차기 당권은 물론 차기 대권에 대한 질문까지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