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호탁의 정석투자> 가치에 대하여

2015.05.27 10:22:40 호수 0호

누구나 저마다 ‘가치(value) 또는 쓸모’에 대한 기준이 있다. 누구는 돈 또는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다른 이는 돈과 시간을 들여 봉사를 하거나 명예를 구한다. ‘돈, 돈’ 하며 모질게 번 돈의 힘을 빌어 힘있는 자리를 탐하다 나락에 빠지는 사람도 있다.



인생에 무엇이 가장 가치 있는 것일까 하는 문제는 철학의 영역이긴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시간과 돈을 가장 소중한 자원과 추구 가치로 생각한다고 본다. 개인의 재능이 그의 시간에 녹아 나타난다고 보면 기업주는 돈을 주고 타인의 시간을 사는 사람으로서 이 둘의 관계는 일정 부분 교환 가치를 지닌다고 볼 수 있겠다.

투자도 또한 저마다의 가치 기준에 의한다.

흔히 가치투자 운운 하지만 가치기준이 다를 뿐 누구나 나름의 가치 기준으로 지불의사(willingness to pay)를 가지고 매매하므로 주가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투자는 가치 투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미인을 보는 기준이 ‘저마다의 안경’이라고는 해도 통용되는 객관적인 기준이 있듯이 투자에도 절대기준(valuation)이 있다.

설이 많지만 기업의 가치는 통상 돈을 벌어 이익을 남기는 힘(현금창출능력)이라 볼 수 있다. 기업의 가치를 학문적으로 계산한다면 그 기업이 향후 벌어들일 총 수익금을 현재가치로 환산하는 것인데 이를 정확하게 산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그래서 기준으로 삼기 위해 만든 지표가 대표적으로 PER(주가수익비율), ROE(자기자본이익률), EV/EBITDA, PBR(주가순자산비율) 등이다. 각 종목에 대한 이들 지표를 기준으로 그들 종목이 속한 산업군의 다른 종목과 비교해 저평가 종목을 찾을 수 있다.


이들 지표에 의해 대상 종목을 찾아 매수하고 주가가 상승해 더 이상 그 수치가 매력적이지 않을 때 매도하는 투자방식을 퀀트투자라 하고 향후의 자산, 성장성, 수익가치 등을 감안한 투자를 통상 가치투자라 하는데 이렇게 ‘미인주’를 가려 내기 위한 나름의 가치척도를 가지는 것이 투자의 성공요소인 것이다.

최근의 가짜 백수오 사건으로 큰 투자 손실을 입은 경우를 주위에서 볼 수 있었다. 이 회사는 매출 1000억 남짓, 영업익 250억 정도 그리고 특별한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를 갖지 못했는데도 시가총액이 무려 2조가 넘어 가는 기염을 토했지만 불과 한달 동안 폭락을 거듭해 10분의 1 토막이 나 있는 상태다. 작년 말 퇴직해 퇴직금으로 투자에 나선 지인은 용감하게 동 종목에 전액 투자해 큰 손실을 입고 망연자실한 상태에 있다.

이런 종목이 고점에서 폭락하기 직전에는 100% 확실하다고 포장된 정체불명의 정보가 회자되어 급등한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고 더 늦기 전에 상승열차에 동참해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이 들게 한다. 그리고 매수 후 머지 않아 줄 끊긴 엘리베이터에 동승했음을 알게 되고 장담하며 그 정보를 준 사람을 원망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달으며 분루를 삼키게 된다.

 

[황호탁은?]


▲공학박사, MBA
▲EU(유)인베스트먼트 대표
▲전 KT, 동원그룹 상무
▲전 성결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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