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우울증’주의보…주부 건강이 가정 건강!

2010.06.08 10:00:57 호수 0호

우울증 만성화될수록 집안일에 대한 기능상실, 가족불화 심화될 수 있어

최모(50·남)씨는 “아내가 우울증이 있는 것을 알았으면 진작 병원에 데려왔을 텐데… 아내의 평소 모습과 너무 달랐다”며 “퇴근 후에 집에 들어가보면 엉망이었고 아내는 소파에 무기력하게 누워있다가 놀래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았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최씨는 “집안은 어수선하게 어질러있고 싱크대에 설거지는 아침에 먹은 것 그대로, 빨랫감도 수북하게 쌓여있을 때가 많아서 퇴근 후에 집에 와서 아내와 싸움이 잦아지기 일쑤였다”고 토로했다.

최씨의 아내처럼 주부들 가운데 주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이들은 우울증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악화되거나 잠을 못 잘 정도로 극심한 우울감에 시달리는 이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중에는 자신이 우울증인 줄 알지 못한 채 오래기간 동안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우울증에 방치되는 안타까운 케이스 또한 많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의욕도 별로 없고 우울감이 지속된다면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거나 정신건강센터의 전화상담을 이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았다.



주부 우울증, 왜 위험한가?

WHO의 발표에 따르면 2020년이 되면 우울증이 세계질병 부담율 2위를 차지하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우울증에 대한 심사결정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우울증 진료인원이 50만8000명으로 연평균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즉 우울장애는 의욕저하와 우울감을 주 증상으로 하며 다양한 인지 및 정신 신체적 증상을 일으켜 일상 기능의 저하를 가져온다.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과 전덕인 교수는 “주부 우울증은 크게 흥분을 잘 하고 예민해지는 우울증과 무기력해져서 늘어지는 우울증이 있다”며 “문제는 우울증이 만성화되고 반복해서 재발함으로써 집안 살림을 하지 못할 정도로 제 기능을 못하고 가족 간의 잦은 충돌 등 가정 불화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울증은 평생 유병율이 15%, 특히 여성에게서 25% 정도에 이르는데 감정, 생각, 신체 상태, 그리고 행동 등에 변화를 일으키며 한 개인의 전반적인 삶에 영향을 주는 심각한 질환이다. 연령별로는 40세 이상에서,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약 2.2배 가량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법무병원(옛 공주치료감호소) 정신과 최상섭 병원장은 “생물학적으로 여성에게 폐경이 오면 호르몬 변화로 갱년기 우울증이 오게 되는데 남편은 사회생활로 바쁘고 자식은 군대, 유학, 시집 등으로 집에 없어 혼자 집을 지키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40~50대에 우울증이 많이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병원장은 “또 젊은 30대 여성의 경우 산후 우울증으로 병원에 온다”며 “약물치료하면 우울증 증상이 상당히 호전되기 때문에 우울증을 조기발견해서 하루 빨리 치료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주부 우울증은 크게 약물치료법과 상담치료로 나뉜다.

연대 세브란스정신건강병원 정신과 안석균 교수는 “항우울제를 쓰면 2주 지나 증상이 괜찮아지고 4주가 지나면 우울증 증상의 60%가 호전된다”며 “4주가 지났는데도 환자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약을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부 우울증 극복법은?

증상이 좋아진 후 약물 유지 요법이 재발 방지를 위해 중요하다. 최소 6개월 이상의 유지요법이 권장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약물 용량을 늘리거나 약물 교체 등으로 인하여 호전 시까지의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이어 전덕인 교수는 “약물치료와 함께 면담하는 정신치료를 하게 되는데 이는 심각하기보다는 이지적인 정신치료로 환자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환자를 이해하고 격려하는 상담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우울증을 예방하는 방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스트레스 조절, 위기의 시간에 친한 사람과의 교제, 사회적 지지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전문의들은 “술이나 불법적 약물은 우울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피하는 게 좋다”며 “걷기, 조깅, 수영 등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운동을 권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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