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모임의 상관관계

2010.06.01 08:52:21 호수 0호

금배지 모임에 ‘표’ 있다?

여의도에 권력 교체기가 찾아들면서 ‘출마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18대 국회 후반기 권력구도 중 여야 원내대표만이 자리를 잡았을 뿐 국회의장단과 당대표 등은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노리는 이들은 지방선거 등으로 바쁜 와중에도 부지런히 동료 의원들과의 교류에 힘쓰고 있다. 특히 의원모임에 참여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요건’으로 꼽히고 있다. 

국회 권력 노리고 있는 이들, 의원모임에도 한자리
의원모임서 공부하고 친분 쌓고 정치까지 ‘일석삼조’


국회의장단과 당대표 등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치러지는 선거가 다가오면서 동료 의원들의 한표를 끌어내기 위한 출마자들의 움직임이 부산하다. 특히 공부를 하거나 정책을 생산하기 위한 곳 외에도 계파색을 띠거나 친분 도모, 여야간 교류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국회의원들의 모임이 주목받고 있다.

같은 모임에서 활동한다는 것은 정치적 인식을 같이 하거나 비슷한 처지에 놓이는 등 이미 일정부분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선거 앞에 일대일 포섭작전을 펼치는 것보다는 의원모임 등을 통해 다수의 의원을 겨냥하는 쪽이 빠르다는 것도 ‘출마자’들이 의원모임을 주목하는 이유다.

국회의원 모임 시선 집중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직을 노리고 있는 안상수 의원은 94명의 의원이 참여하고 있는 국회 최대 의원모임 ‘국민통합포럼’의 창립회장이다. 또한 당내 최대 친이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도 이끌고 있다.

이중 ‘국민통합포럼’은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소속 의원 30여 명이 참여한 일본 대마도 역사 탐방에서는 6월 지방선거와 당 안팎의 현안들이 논의됐다. 지난 4월에는 ‘서울시장 후보자 초청 간담회’를 개최키도 했다.

이 밖에도 안 의원은 ‘목욕당’을 열기도 했다. 지난해 초 국회 의원회관 지하에 있는 건강관리실 사우나를 애용하는 의원 50여 명이 친목모임인 ‘목욕당’을 결성한 것. 당시 안 의원은 “목욕탕을 이용하는 의원들이 여야간 물밑대화의 창구 역할을 맡으면서 정치를 부드럽게 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위원장이 출마를 결심할 경우 ‘함께 내일로’가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함께 내일로’는 지난 17대 국회 때 이 위원장이 중추가 돼 움직였던 ‘국가발전연구회’에 참여했던 심재철·공성진·진수희 의원들이 주도적으로 만든 모임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함께 내일로’는 창립 당시 이 위원장의 차기 행보를 위한 당내 기반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차기 당권에는 박근혜 전 대표의 이름도 빠지지 않는다. 특히 정광용 박사모 회장이 최근 “박 전 대표는 지방선거 후 실시되는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복귀할 계획”이라며 “물론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과의 대결이 예상되지만 승리를 자신한다. 박 전 대표가 당대표로 선출되면 자연스럽게 미래연합은 한나라당과 합당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나선다면 그의 ‘표밭’이 될 의원모임은 무엇일까. 정치권은 친박계 인사들이 주도하고 있는 ‘선진사회연구포럼’과 ‘여의포럼’을 꼽는다.

‘선진사회연구포럼’은 친이계의 ‘함께 내일로’ 창립에 허태열 최고위원이 “(계파 모임을 만든 것은) 대통령을 위해서도, 당을 위해서도 하는 것 같지 않다.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자제를 촉구했지만 그들은 모임 결성을 강행했다고 하면 친박들도 다시 모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 뒤 출범했으며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인 유정복 의원이 주도하고 있다.

김무성·유기준·최구식·이진복·유재중 의원 등 친박 무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친박무소속·친박연대 의원들이 ‘단일대오’를 위해 만들었던 ‘여의포럼’은 친박 무소속 연대의 복당 후 친박연대 출신 등 친박 성향 인사들은 물론 중도 성향의 김세연·장제원·이한성 의원 등까지 받아들이며 20여 명의 의원들이 참여하는 공부모임으로 확대된 상태다. 

  민주당의 경우 의원모임의 역할이 상당하다. ‘국민모임’ ‘신송회’ ‘다시 민주주의’ 등은 당내 현안 등에서 캐스팅보트가 돼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야당 몫 후반기 국회부의장 선출에서 다시 한번 의원모임의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

후반기 국회부의장 선출과 관련, 옛 민주계 출신 의원 모임인 ‘신송회’에서는 박상천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데 이어 ‘쇄신모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영진 의원도 도전장을 내민 상황이기 때문이다. 비당권파 모임인 ‘쇄신모임’은 지난 민주당 원내대표에 도전했던 의원 5명 중 4명이 참여할 만큼 많은 의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캐스팅보트 할 모임은?

박 의원과 김 의원은 민주당 원내 60세 이상 의원들로 이뤄진 ‘민주시니어’의 멤버이기도 하다. 60세가 넘은 의원들의 경험과 경륜, 전문성에서 우러나오는 의견들을 모아 국민을 위한 민생현안해결에 앞장서는 한편 민주당의 지지도를 제고하고 당 발전에 기여하고자 만들어진 ‘민주시니어’에는 이들을 비롯해 문희상·김진표·홍재형·신낙균·김충조·강봉균·최인기·서종표·이성남·이시종·김희철·김성순·박지원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정가 한 인사는 “선거가 가까워지면 친목 등을 이유로 모임이 생겼다 사라지기도 한다”며 “이러한 모임들은 선거로 한시가 바쁜 상황에 유권자가 된 동료 의원들을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는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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