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흔들어대는 인면수심<현장>

2010.05.25 09:56:19 호수 0호

아빠도, 사촌오빠도, 외삼촌도 “짐승이었어요”

대한민국이 인면수심 범죄의 늪에 빠졌다. 하루가 멀다 하고 파렴치한의 소식에 국민들은 치를 떨고 있는 형국이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탓이다. 실제 한국성폭력상담소(이하 성폭력상담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진난 2009년 성폭력 상담건수 1338건 중 15.1%인 201건이 가정 내에서 발생했다.

이 중 친아버지에 의한 성폭력은 50건으로 친족 성폭력의 약 절반을 차지해 충격을 주고 있다. 문제는 친족 성폭력의 경우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몇 십 년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피해자의 정신적 육체적 충격은 상상 이상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패인이 되거나 목숨을 버리기도 한다. 만연된 인면수심의 현장을 고발한다.


아빠가 성폭행하고 임신시키고 살인도 자행
외사촌 오빠 야동보다가 이웃집 조카 덮쳐


자신을 낳아 준 아버지도 못 믿을 세상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조사결과에 따르면 친아버지에 의한 성폭력이 친족성폭력의 절반에 달할 정도다. 몇 년 전만 해도 ‘세상에 어떻게 그럴 수가…’하던 사건들이 이제는 ‘또 그런 사건이야’라며 터부시할 정도가 되어 있다. 그만큼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다.



“아빠가
무서워요”  

인면수심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은 성폭행에 목숨까지 앗는 경우다. 이는 반인륜적 사건으로 그 충격의 강도는 이루 말하지 못할 정도다. 피해자 가족들은 물론 사건을 접한 이들은 충격의 도가니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지난 4월27일 충북 제천 국민들은 경악했다. 오후 11시 30분쯤 장락동 3층 식당건물 계단에서 김모(45·여)씨와 딸 A(18)양이 주검으로 발견된 탓이다. 이후 이들 모녀의 사인에 대해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던 중 5월2일 궁금증이 풀리면서 또 한 번 시민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범인이 바로 김씨의 남편 이모(50)씨였던 것. 더욱이 김씨는 A양을 4차례 걸쳐 성추행한 사실까지 밝혀졌다. A양은 김씨가 데려온 입양한 딸이다. 김씨는 사건 당일 아내와 말다툼을 벌이다 아내와 싸움을 말리던 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그런 후 흉기를 상가 주변에 버리고 피묻은 자신의 옷과 부인의 지갑을 집에서 4㎞ 떨어진 송학면 야산에 묻었다.

범행 후 강도사건으로 위장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A양의 시신에 자신의 타액을 남김으로써 쇠고랑을 찼다. 그런가 하면 조모(17·서울 강북)양은 아버지 조모(37)씨로부터 끔직한 일을 당한 것도 모자라 임신까지 했다. 조양의 아버지는 뇌병변 3급의 지체장애인이다. 또한 어머니는 없다. 13년 전인 지난 1997년 전 조씨와 어머니 정모(37)씨가 갈라선 탓이다. 설상가상으로 이혼 후 아버지에게 뇌병변이 겹치면서 생활고에 시달렸다. 

조양이 생각하기도 싫은 일이 벌어진 것은 지난 2009년 4월. 당시 조씨는 조양을 남대문 근처 모텔로 끌고 가 성폭행을 자행했다. 이후에도 종로와 미아리를 전전하며 계속적으로 성폭행을 일삼았다. 결국 같은 해 9월 조양은 임신까지 했다. 인천에서도 아버지의 인면수심 행각이 세상에 알려졌다. 5년간이나 친딸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하는 등 성폭력을 휘두른 것.

김모(18)양의 악몽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13살이었던 김양은 아버지 김모(42ㆍ제조업)씨로부터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이후 5년간이나 아버지에게 짓밟혀왔다. 전남 광양에 사는 B(15)양은 아버지의 성폭력에 견디지 못해 집을 나갔다. B양은 10살이던 지난 2005년 7월 처음으로 아버지 B(52)씨한테 성추행을 당했다.
 
하지만 충격이 가시기도 전인 8월에 아버지는 자신을 성폭행했다. 이때부터 아버지가 무서웠다. 이런 사실을 안 B씨는 계속적으로 성폭행을 자행했다. B씨가 입양한 딸인 B양을 성폭행한 것은 부인이 잠자리를 거부했기 때문. 그러자 욕구 해소를 위해 B양에게 몹쓸 짓을 했으며 이로 인해 B양은 심신에 커다란 충격을 입고 가출한 것이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범죄라고 생각하는 사건들도 빈도수가 높아지고 있다. 그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의붓딸 성폭행.

외사촌도 고모부도
막가파적 ‘몹쓸 짓’

지난 1997년 전북 전주. 배모(당시 53)씨가 자신의 의붓딸 C양을 성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배씨는 C양을 이후 무려 13년간이나 상습적으로 성폭행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4일 오후11시쯤에는 전북 장수군 장수읍 자신의 사무실에서 C양을 협박해 성폭행하기도 했다. C양의 충격은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 같은 범행으로 정신적·육체적 충격을 받아 치유되기 어려울 정도의 상처를 입었다.

실제 그녀는 수차례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결국 이런 인면수심 범죄를 저지른 배씨는 지난달 29일 8년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에 거주하는 D(17)양 역시 3년6개월간 의붓아버지에게 몹쓸 짓을 당하다가 최근에야 자유의 몸이 됐다. D양은 13살이었던 지난 2006년 가을 자신의 안방에서 의붓아버지로부터 충격적인 성폭행을 당했다. 이후에도 성폭행은 수십차례 걸쳐 이뤄졌고 이를 견디지 못해 지난해 7월 이후 두 번의 가출을 실행에 옮겼다.

그리고 결국 피해사실을 경찰에 신고함으로써 자유를 얻었다. 친척들도 공포의 대상이다. 믿었던 친척들에게 지속적 반복적으로 성폭행 당하는 사건도 늘어나고 있는 탓이다. 이 같은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들은 충격과 공포 속에서 삶의 의지를 꺾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지난 2002년 서울 금천구. E양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부모의 이혼으로 홀로 남게 된 자신을 돌봐주던 고모부 박모(62)씨가 성추행을 했기 때문.

성폭행  몇 년간 수십차례 이어져
만신창이 피해자 가출에 자살 기도까지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E양으로서는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여고생으로 자란 E양은 8년간 계속적으로 성추행 속에서 살았다. 결국 성추행을 더 이상 못참겠다며 가출을 감행하면서 자신의 피해사실을 외부에 알렸다. 부산에 사는 이모(12)양도 5년 전인 2005년 7월 중순의 악몽을 지울 수 없다. 자신에게 겁을 주며 성폭행한 외사촌 오빠인 진모(18)군의 얼굴이 떠오르는 까닭이다.

당시 진군은 부산 북구 자신의 방에서 컴퓨터로 음란 동영상을 보다가 옆집에 거주하던 이양을 불러 성폭행했다. 하지만 성폭행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5년간 수십차례 걸쳐 짓밟힌 것이다. 이로 인해 이양은 몸에 상처를 입었고 이 상처를 발견한 이양의 어머니로 인해 범행이 밝혀졌다. 뿐만 아니다. 자신을 돌봐준 은인의 딸을 성폭행하는 파렴치한도 철창행에 몸을 실었다.

지난 17일, 충북지방경찰청에 40대의 남자가 잡혀왔다. 김모(48)씨가 그 주인공. 김씨는 10대 자매를 수십차례 성폭행한 혐의(13세미만 미성년자 강간 등)를 받았다. 그가 두 자매를 유린한 것은 1년6개월 동안 공부를 가르치겠다, 함께 놀아주겠다고 속이는 수법을 사용했다. 사실 이들 자매의 아버지 정모씨는 김씨의 은인이었다.

지난 2008년 2월 서울에서 사업하다가 부도가 나 수억원의 채무를 갚지 못한 채 빚쟁이들에게 쫓겨 다니던 김씨를 정모씨가 측은하게 여겨 자신의 집에서 생활하도록 한 것. 하지만 그 은덕을 김씨는 자매의 성폭행으로 갚았다. 경남 창원에 사는 여고생 F(19)양. F양은 믿고 의지했던 선생님으로부터 10여 차례 성폭행을 당한 후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F양은 지난 2008년 11월의 일을 후회하고 있다. 영남지역 모 고등학교의 합주부 음악강사로 일하면서 바이올린 개인지도를 맡았던 윤씨를 믿고 유학을 감행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게 그것. 당시 윤씨는 F양에게 자신의 지인이 많고 기숙사비가 저렴한 러시아로 함께 유학갈 것을 권유했고 F양은 이를 받아들여 따라 나섰다.

하지만 러시아에 도착한 윤씨는 짐승으로 돌변했다. F양이 러시아 현지에서 자신을 통하지 않고는 귀국하거나 유학수업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미끼로 협박했다. 이 같은 협박에 F양은 상습적 성폭행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했다.

믿었던 선생님도
알고 보니 ‘늑대’

인권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대한민국은 현재 끔찍한 인면수심 범행이 벌어지는 성폭력공화국과 다를 바가 없다”면서 “정부가 앞장서 친족 성폭력을 비롯한 성폭행 범죄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대책과 프로그램 개발, 처벌강화 등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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